
매일 밤 열한 시만 되면 윗집에서 둔탁하게 의자를 끄는 듯한 소리가 천장을 타고 또렷하게 들려왔다.
며칠 동안 계속된 소음에 잠을 설친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따지려 위층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화가 잔뜩 난 상태로 현관 벨을 누르자 낡은 문이 천천히 열리며 쪼그라든 체구의 윗집 할머니가 나를 맞이했다.

나는 매일 밤 의자 끄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내 쏘아붙이는 말에 할머니는 당황한 기색으로 손을 떨며 자신은 의자를 끈 적이 없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할머니의 거실을 힐끗 들여다보았지만 집 안 어디에도 소음을 낼 만한 의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는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한 뒤 구석에 놓인 낡은 보행 보조기를 가리켰다.
다리가 불편해 밤마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몸을 의지하며 기구를 밀다 보니 소리가 났다고 털어놓았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홀로 참아내며 밤마다 겨우 걸음을 옮겼다는 말에 내 마음은 무겁게 내려앉았다.

나는 무작정 화부터 냈던 나 자신의 섣부른 태도가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내려온 나는 창고에 보관해 두었던 소음 방지용 양말 패드를 들고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보행기 바닥에 패드를 하나씩 정성껏 씌워드리자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으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어두운 계단을 내려오는 내내 죄송함과 안도감이 뒤섞여 가슴 한구석이 깊게 묵직해졌다.
그날 이후 매일 밤 천장에서 들려오던 쿵쿵거리던 소음은 거짓말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나는 여전히 조용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홀로 외롭게 밤을 견딜 할머니의 평안한 수면을 조용히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