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포켓몬고의 선한 영향력, 지역 상권 살렸다
나이언틱 '포켓몬고'는 한국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다. 공원을 산책하거나 포켓몬 팝업스토어를 방문할 때 가족, 연인, 친구들과 포켓몬고를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포켓몬고가 처음 출시된 2016년에는 강원도 강릉과 속초 부근에서만 즐길 수 있었다. 한정된 지역에서만 포켓몬이 등장한 탓에 수많은 게이머가 강원도로 향했다. 당시 관광 비수기라서 속초, 강릉 경제는 다소 위축돼 있었다. 포켓몬고가 성수기만 바라봐야 했던 지역 상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수많은 사람이 방문하자 지역 상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모객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관광지의 편의점과 음식점 등에는 '포켓몬 다수 출몰' 등의 안내 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역 상인 조사에 따르면 가시적인 매출 상승 효과를 얻는 곳도 상당수였다.
당시 인터뷰에서 속초 소재 편의점 관계자는 "주말에 찾아온 손님 대부분이 포켓몬고 이용자들이었다. 덕분에 매출이 평소 주말보다 배로 늘었고 특히 비가 오는 바람에 우비와 우산이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 27~29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포켓몬고 글로벌 라이브 이벤트 '포켓몬고 사파리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까?
수많은 국내외 포켓몬고 이용자가 송도를 뒤덮었던 만큼 지역 경제에 분명 영향을 미쳤다. 역시나 꽤 많은 상인이 포켓몬고의 수혜를 입었다. 덕분에 게임을 전혀 모르는 상인들,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상인들의 인식도 개선됐다. 송도에서 호호화덕생선구이를 운영하는 홍윤정 대표와 인터뷰를 나눠봤다.
Q.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송도에서 호호화덕생선구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홍윤정입니다. 냉동 생선 유통사업을 하면서 생선구이집도 함께 운영을 시작해 1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Q. 평소 인근 분위기는 어떤가요?
상가를 보러 다닐 때 신도시들을 많이 찾아다녔고 송도와 센트럴파크에 많은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결정을 했는데 막상 장사를 시작하니 생각보다 주변에 빈 상가들이 있기도 하고 기대보다는 아쉬웠습니다.
Q. 혹시 포켓몬고를 알고 계신가요?
직접 게임을 해보진 않았습니다만 제 아이들이 성장할 때 포켓몬이 제일 유행하던 시대여서 알고 있어요. 속초에서 플레이 할 수 있었던 때와 한국에 출시되면서 일어난 붐과 움직여야 하는 게임이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왜 포켓몬고를 모르냐고 아들에게 한 소리 들었어요.
Q. 27~29일 동안 포켓몬고 게임 이벤트가 센트럴파크에서 진행됐어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셨나요?
변화를 크게 느꼈고 평소와 많이 달랐습니다. 뭔가 이벤트를 한다라는 소리를 들었고 이벤트 전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손님들의 활기찬 분위기와 게임 때문에 흥분하고 있고, 들떠서 게임 얘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평소와 다르게 아이들과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정말 많이 방문했어요. 저희 가게가 화덕으로 생선을 구운 만큼 건강하고, 가족들이 먹기에 좋은 음식이라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습니다. 덕분에 상호명처럼 '좋은 집'이 되어 서로 생선을 발라주고 기분 좋게 식사하고 가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포켓몬고 덕분에 방문객이 늘어났다고 봐도 될까요?
방문객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요즘 같은 계절에는 송도 거주민들이 나들이를 위해 외부 지역으로 많이 나가곤 합니다. 적어도 오신 손님의 50%는 평소와는 다르게 첫 방문 고객들이었어요.
대부분 가족 단위였고 방문객들이 포켓몬 선캡을 쓰고 오셨으니까 센트럴파크를 방문하고 들리셨다고 짐작할 수 있었죠. 새로운 손님들이 기분 좋은 얼굴로 맛있게 좋게 드시고 가셔서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곳에 자리를 얻었던 이유는 센트럴파크 공원에 오는 관광객들 때문이기도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이에요.
먼 삼척에서도, 연세가 많으신 분도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오셨다는 분도 있었는데 강릉에서의 음식보다 더 맛있다며 이 곳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다고 얘기해 주셨던 분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큰 광고 효과를 본 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어요.
Q. 포켓몬고 게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체감하시나요?
지금은 나들이 성수기라서 지역 주민에게 기대는 저희 같은 가게는 매출이 떨어지는 기간이에요. 그 공백을 신규 고객들이 채워졌어요. 새로운 방문객들이 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대략적으로 50~60% 이상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신규 고객들이 방문함에 따라 광고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인천이나 송도에 사시는데도 여기를 처음 알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오시는 분들께서 다행히도 다 맛있었다고 얘기해주고 가셨어요. 새로운 분들 덕분에 이 기간에 굉장히 바빴던 것 같아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Q. 이 게임에서 포켓스톱으로 지정 된다면 지역상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포켓몬고 이야기를 하다가 이 주제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특정 장소에 유저들이 방문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면, 상인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도 방문객들이 이곳에 와서 게임도 하고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실현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았죠. 특히 평소보다 더 젊은 친구들이 와서 이 장소를 알게 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1만 원이 나중에는 100만 원, 1000만 원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런 홍보 효과들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Q. 이번 기회를 계기로 게임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솔직히 게임은 전혀 모르는 세대고,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이벤트를 보며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고, 부모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부모님이랑 아이들이 같이 뛰고 놀았던 것 같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이렇게 가족이 다 같이 게임을 하니까 참 재미있겠구나" 느꼈고, 같이 대화 나누면서 끈끈해지는 것도 좋아 보여서 게임을 마냥 나쁘게만 봐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가족끼리 몸으로 직접 뛰고 걷는 게임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요.
Q. 포켓몬고를 개발하는 나이언틱이나 이곳을 방문하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포켓몬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에게나, 포켓몬고를 즐기는 사람에게나 모두에게 정신 건강에 좋은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게임으로 인해서 스트레스 받거나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는 게 아니라, 아이와 아빠의 공감이 형성되거나 서로 이야깃거리가 생겨서 토론을 하는 모습은 옆에서 보니까 너무 좋았어요. 이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그런 건강함을 지향하고 만든 게임이라면, 앞으로도 그 뜻이 계속 유지되길 바랍니다.
포켓몬은 지금까지처럼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포켓몬고도 가족, 친구, 연인 간의 유대와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게임이 되길 바라요.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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