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노동자 때문에”…현대차 노조 파업에 외신이 주목하는 이유 [잇슈 머니]

KBS 2026. 7. 1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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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월급 안 받는 신입사원'입니다.

현대차 노조가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을 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파업을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했다고요.

단순한 임금 파업이 아니라는 겁니까?

[답변]

네, 한마디로 이번 파업은 임금 파업이 아니라 사실상 세계 첫 '로봇 파업'이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15일자 보도에서 현대차 파업을 임금과 AI,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장 투입 전망이 맞물린 파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자동화 시대 노동시장이 어디로 가는지 보여주는 첫 시험대라는 겁니다.

그런데 노조 요구안을 보면 이 파업의 본질이 보입니다.

첫째, 노조는 아틀라스의 생산라인 투입과 관련해 "노조와 합의 없이는 생산라인 배치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AI 관련 고용·노동조건 보장을 요구안에 담았습니다.

둘째, 로봇 투입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도 임금이 깎이지 않도록 시급제를 '완전 월급제'로 바꾸자는 것인데, 노사가 이미 공동 연구 용역까지 합의했습니다.

셋째,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연장하라는 요구입니다.

전부 로봇 시대에 사람의 자리를 보장하라는 한 방향입니다.

"월급 올려달라"를 넘어 "로봇 들어올 때 우리 동의를 받아라", 이게 이번 파업의 핵심입니다.

[앵커]

현대차 노조원 4만 명이 긴장할 정도면, 이 아틀라스라는 로봇이 도대체 얼마나 뛰어난 건가요?

사람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이력서를 놓고 사람과 비교해 보면, 왜 노동계가 긴장하고 있는지 이해가 됩니다.

세 가지 항목입니다.

첫째, 체력입니다.

올해 1월 CES에서 공개된 차세대 아틀라스는 관절 56개로 360도로 움직이고, 50kg의 무거운 부품도 거뜬히 들어 올립니다.

움직임이 너무 자연스러워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올 정도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 축구 스타들의 퍼포먼스를 따라 하며 더 진화된 기술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8시간 일하면 퇴근하고 휴가도 필요하지만, 로봇은 야간 수당도 특근수당도 없이 교대만 하면 계속 돌아갑니다.

둘째, 몸값입니다.

여기가 노조를 가장 긴장시킨 대목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틀라스 한 대 가격은 약 13만 달러(약 1억 9,200만 원)로,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2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합니다.

더 무서운 건 이 몸값이 계속 떨어진다는 겁니다.

증권업계는 양산 초기 원가를 대당 13만~14만 달러로 보지만, 5만 대 생산 단계에 이르면 3만 달러(약 4,500만 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합니다.

사람 연봉은 매년 오르는데, 로봇 몸값은 4분의 1로 떨어지는 겁니다.

셋째, 학습력입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과의 결정적 차이인데요.

용접 로봇은 한 가지 일만 하지만, 아틀라스는 사람 몸에 맞게 설계된 작업 공간에서 움직이며, AI 학습으로 새로운 직무에 스스로 적응합니다.

실제 계획을 보면 2028년 부품 분류 작업으로 시작해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업무까지 범위를 넓힙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오늘 부품 나르던 로봇이 2년 뒤엔 내 조립 라인에 선다는 얘기입니다.

정리하면, 50kg을 번쩍 들고 밤새워 일하는데 몸값은 갈수록 싸지고 매일 더 똑똑해지는 신입사원, 이게 아틀라스입니다.

[앵커]

그럼, 이 로봇, 도대체 언제 우리 일터에 들어오는 건가요?

지금 일하고 계신 분들, 내 일자리는 괜찮은 겁니까?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일하시는 분들보다 자녀 세대의 일자리가 진짜 승부처입니다.

시간표를 보시죠.

로봇의 입사 시간표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에서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현대차·기아 공장에만 2만 5,000대 이상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시작은 2028년 미국 조지아 공장의 부품 분류이고, 2030년부터 조립까지 확대한 뒤, 인도 푸네 공장과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등으로 관련 기술 적용을 넓힌다는 구상입니다.

즉 국내 상륙 시점은 아직 못 박히지 않았지만, 울산도 이미 지도 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 업계 판단입니다.

그래서 지금 일하는 장년층한테는 시간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먼저 1~2년 검증을 거치는 데다, 국내는 노조가 요구하는 노사 합의 절차가 버티고 있어서 당장 사람을 밀어내는 그림은 아닙니다.

전문가들도 로봇이 반복·고위험 작업을 맡으면 사람의 역할은 설비 관리, 품질, AI 운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로봇에게 뺏기는 게 아니라, 로봇을 관리하는 자리로 옮겨가는 과도기라는 겁니다.

진짜 문제는 자녀 세대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로봇 도입의 가장 부드러운 방법은 지금 계신 분들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정년퇴직으로 빈자리를 사람 대신 로봇으로 채우는 겁니다.

신규 채용의 문이 좁아진다는 뜻이죠.

즉 이번 현대차 협상은 지금 세대의 월급 협상이면서, 동시에 우리 아들딸이 로봇과 일자리를 놓고 벌일 경쟁의 첫 규칙을 정하는 협상입니다.

그 규칙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계속 지켜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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