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가에 갔더니 상차림이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반찬 가짓수는 그대로인데 양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니다.입맛이 없으신가 싶어 여쭈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에 저녁 내내 말수가 줄었습니다.

작아진 접시
어머니께서는 늘 넉넉하게 차리시는 분이었습니다. 남으면 싸 주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접시마다 조금씩만 담겨 있었습니다. 젓가락 몇 번이면 바닥이 보일 정도였습니다. 어디 편찮으신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
여러 번 여쭙고 나서야 대답을 들었습니다. 요즘 남는 음식을 버리는 일이 마음에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자식들이 다 먹고 가서 남을 일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오는 사람도 적고 먹는 양도 줄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조금만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줄어든 것은 양이 아니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상차림의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줄어든 것은 반찬이 아니라 식탁에 앉는 사람 수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 변화에 조용히 맞추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는 다음에 올 때는 미리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제야 웃으셨습니다.

부모님의 살림은 자식이 오는 빈도에 따라 조용히 달라집니다. 상 위의 양이 관계의 온도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다음에 본가에 가실 때 미리 연락을 드려 보시면 어떨까요. 그 한 통에 접시 크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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