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느낌 물씬 나는 해외 간편식 5

안녕, 해외여행 안 간 지 3년이 넘은 예화림 에디터다.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2019년도 2월에 다녀온 보라카이가 마지막 해외여행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다고 해서 아쉽거나 답답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보라카이 여행을 떠올려봤다. 두꺼운 패딩은 인천공항에 보관하고 필리핀 서부에 있는 칼리보 공항으로 날아갔다. 보라카이 섬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했다. 공항에서 항구까지 1시간 30분을 이동하고, 항구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섬 입구에서 호텔까지 또 택시를 탔다. 해외여행에 큰 뜻이 없는 사람은 공감할 거다. 아무리 여행이 즐거워도 이동 시간에 할애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지난한 이동 시간을 견디는 건 힘들었지만, 해외여행 중 먹었던 음식은 그립다. 그래서 코로나 시대의 내가 선택한 방법은 세계 음식을 파는 식당을 방문하거나 외국 식자재를 구입하는 거다. 동남아 여행에서만 먹을 수 있던 망고를 배달해서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제는 집 안에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많아졌다. 모두 마켓컬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다(마켓컬리 광고는 아니다).


[1]
캐나다
[메이플조] 메이플시럽

단풍국 캐나다로 떠나보자. 국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캐나다에는 단풍나무가 많다. 단풍나무에서 추출한 수액을 졸이면 메이플 시럽이 되는데, 수액을 추출하는 방식은 고로쇠 물 추출과 비슷하다. 고로쇠나무 역시 단풍나무의 일종인데, 수액을 추출해서 바로 먹느냐, 끓여서 메이플 시럽으로 만들어 먹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된다.

프렌치토스트나 팬케이크 위에 뿌려지는 흔히 알고 있는 맛. 어떤 첨가물도 없이 단풍나무 수액을 끓이기만 했는데 어쩜 이렇게 달콤할까 싶다. 꿀이나 물엿보다 묽고, 설탕물보다는 점성이 있다. 알고 있는 맛이지만 맥주잔 정도 되는 작은 크기라 집에 구비해 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와플이나 팬케이크 위에 뿌려 먹는 건 다들 알고 있을 테고, 아이스커피나 미숫가루에 꿀 대신 넣으면 희석이 잘되니 추천한다. 가격은 5,980원. 링크는 [여기](https://bit.ly/3KaEC6V).


[2]
프랑스
[라메르풀라르] 프랑스 전통쿠키

프랑스가 미식의 나라인 건 알지만, 프랑스 대표 음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참 고민했다. 일본은 카레가 떠오르고, 홍콩은 딤섬이 떠오르는 것처럼 하나의 음식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디저트 하면 프랑스가 떠오른다. 디저트라는 단어 자체가 ‘치우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유래됐다. 메인 메뉴를 다 먹으면 식탁을 깨끗하게 치운 뒤 먹는 것을 디저트라 불렀다.

파리에서 400km 떨어진 곳에 몽생미셸섬이 있다. 썰물일 때는 육지가 되고 밀물일 때는 섬이 된다. 마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성처럼 보인다. <라푼젤>, <반지의 제왕> 등 여러 작품의 모티브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몽생미셸섬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쿠키가 있다. 바로 1888년에 오픈한 레스토랑 라메르 풀라르의 쿠키다. 과자 패키지를 살펴보자. 중앙에 있는 그림이 바로 몽생미셸섬이다.

맛은 총 다섯 가지로 샤브레 초코칩, 애플 카라멜, 샤브레, 팔렛, 샤브레 카라멜 쿠키가 있다. 쿠키는 두 개씩 개별포장 되어있고, 틴케이스에 담긴 패키지도 있어서 선물용으로 좋다. 가격은 4,000원부터.

쿠키가 맛있어봤자 얼마나 맛있겠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금세 한 봉지를 먹어 치웠지만, 지인에게 선물할 만큼 감동적인 맛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 봉지가 아닌 한 통을 먹어 치운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계속해서 손이 간다. 해태제과의 사브레도 맛있지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맛이다. 애플 카라멜 맛을 구매했는데 콕콕 박힌 사과 맛 카라멜이 이에 달라붙지 않고 쫀득한 식감을 더한다. 촉촉한 초코칩보다는 딱딱하고 칙촉보다는 부드러워서 호불호가 없을 식감과 맛이다. 엄청난 기대를 한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한 봉지를 넘어 두 봉지를 자연스럽게 뜯게 될 맛. 링크는 [여기](https://bit.ly/3T3KLWJ).


[3]
뉴질랜드
[Dad’s Pies] 뉴질랜드 미트파이

뉴질랜드를 떠올리면 넓은 초록색 들판에 양이나 소가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려진다. 목축업이 발달된 나라인 만큼 육류가 저렴하고, 1인당 육류소비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훈제나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이 존재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음식이 미트파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미트파이란 한국 사람들에게 핫도그만큼이나 대중적인 음식이다.

Dad’s Pies 미트파이는 뉴질랜드 유학생들에게 고향의 맛이라는 평이 많았다. 뉴질랜드에서 10년 넘게 살다 온 사람의 후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뉴질랜드에서 사 먹던 미트파이와 똑같아서 향수를 부르는 맛이라고 하더라.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미트파이를 판매하는 곳이 하나둘 생기고 있는데 본토의 맛과 똑같다는 평을 들으니 더욱 궁금했다.

크기는 손바닥 정도.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라면 간단하게 허기를 달래기 좋다. 냉동상태로 오기 때문에 속까지 따뜻하게 데우려면 10분 이상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에 조리해야 한다. 한 번은 속이 데워지지 않아 차가운 미트파이를 맛보았기 때문에 해동을 신신당부한다. 파이 크러스트 안에 다진 소고기가 들어있는 미트파이의 맛을 예상하며 먹었지만, 생각보다 이국적이다.

따뜻한 샌드위치라 설명하기도 애매하고, 고기가 많이 들어간 파니니도 애매하다. 큼직하게 씹히는 고기에서 향신료 맛이 느껴져 새롭다. 향신료가 과한 건 아니다. ‘스테이크&치즈’ 맛과 ‘앵거스 칠리 비프&치즈’ 두 가지 맛이 있는데, 앵거스 칠리 비프 맛은 매콤해서 오히려 한국인에게 익숙하겠다. 진한 소고기 풍미가 담긴 정통 미트파이를 맛보고 싶다면 스테이크&치즈 맛을 추천한다. 가격은 3,980원. 링크는 [여기](https://bit.ly/3QLOK8O).


[4]
인도네시아
[인도미] 미고랭 오리지널 라면

이번엔 인도네시아로 가보자. 한때, 세계 라면 판매 1위라고 화제가 된 미고랭 라면이다. 미고랭의 미는 ‘국수’, 고랭은 ‘볶다’를 뜻하는데, 간장 베이스의 볶음면이라 생각하면 된다. 지금은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지만, 5년 전쯤 동남아 여행을 가면 미고랭 라면을 사 오는 게 필수였다. 짜파게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미고랭은 인도네시아의 필수 조미료인 케찹 마니스가 베이스다. 토마토 케찹을 생각하면 안 되고, 달달한 간장에 가깝다. 봉지 크기가 작은 만큼 면도 작은데 소스는 네 개나 들어있다. 동봉된 케찹 마니스와 시즈닝 파우더, 칠리 파우더, 시즈닝 오일을 익힌 면에 비비면 된다.

가격은 다섯 봉지가 들어있는 한 묶음에 2,500원. 저렴한 만큼 양도 적어서 두세 젓가락이면 없어진다.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거나, 각종 야채와 계란, 새우 등을 넣고 함께 조리하는 걸 추천한다. 간장 베이스에 약간의 향신료 향이 나는데, 향신료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도 무난하게 먹을 정도다. 냉장고에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야채를 볶은 뒤, 미고랭 라면을 함께 볶아 먹어도 괜찮겠다. 링크는 [여기](https://bit.ly/3wjOEwY).


[5]
일본&스리랑카
[하치] 일본식 / 스리랑카식 카레

카레를 좋아한다. 한 음식에 꽂히면 일주일 내내 똑같은 음식만 먹는 버릇이 있는데, 카레는 세 달에 한 번 주기로 돌아온다. 개인적으로 당근과 감자가 큼직하게 들어있는 한국식 카레보다 고동색에 가까운 걸쭉한 일본식 카레를 선호한다. 오늘 소개할 하치 브랜드는 1905년부터 카레가루를 제조했다. 엄밀히 말하면 향신료 전문 기업으로, 향신료를 배합하여 일본식 카레, 스리랑카식 카레를 만들었다.

일본식 카레를 먼저 먹어봤다. 소고기나 닭고기 같은 육류가 들어가지 않고, 야채와 사과, 바나나 페이스트 등 과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비건 카레다. 감자와 당근이 꽤 크게 씹힌다. 중간 매운맛을 먹었는데, 매움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보통맛 카레 정도다. 맛없는 건 아니지만,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본의 골든 카레만큼 진하거나 특색있는 건 아니다. 레토로트 특유의 향이 은근슬쩍 나서 구매를 부추기진 못하겠다. 한 번 먹어본 걸로 만족한다.

대망의 스리랑카 카레를 소개하겠다. 지금까지 리뷰를 하면서 처음으로 한 입 먹고 음식을 거부했다. 카레 봉지를 뜯으면 고추기름 같은 새빨간 기름이 둥둥 떠다닌다. 우선 너무 묽다. 밥을 비벼서 떠먹었는데 이국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큐민 가루, 가람 마살라 등의 향신료와 코코넛 밀크, 닭고기가 들어갔다. 닭고기의 누린내와 향신료로 인해 식욕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향신료를 잘 먹는 편도, 못 먹는 편도 아닌데 한 입 밖에 못 먹었다는 건 대중적인 맛은 아니라는 거다. 스리랑카의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할 때 먹어보시길. 가격은 2,900원. 링크는 [여기](https://bit.ly/3ADzt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