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산에가면 볼 수 있는 야생화 모음

봄을 촘촘하게 느끼려면, 봄꽃을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삶에서 봄은 3월, 4월처럼 숫자나 입학식 같은 행사로 기억되겠지만, 봄꽃을 알면 다양한 봄을 느낄 수 있어요. 복수초가 피는 봄, 매화가 피는 봄, 개나리가 피고 목련이 피는 봄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죠. 알림장을 통해 올해는 보다 촘촘한 봄을 느끼시길 바라요!

우리에게는 아직 겨울 같은 입춘이지만, 산과 들에서는 분명 봄이 찾아오고 있어요. 이 작은 봄의 신호탄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들은 단연 야생화 동호회 사람들이 아닐까 싶어요. 1월 말이 되면 네이버 밴드와 페이스북, 네이처링 등의 사이트에서 복수초, 바람꽃 같은 봄꽃 사진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사이트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서 ‘나도 어서 봄의 전령을 영접해야하는데!’ 하면서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하죠. 대체 야생화에게 어떤 매력이 있어서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요? 봄꽃을 직접 보면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거라고 생각해요. 봄꽃들은 대부분 땅속에서 나오자마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워요. 그래서 상상이상으로 작고 앙증맞답니다. 무채색의 산에서 노란색, 보라색, 하얀색 꽃이 고고하게 피어있는 그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어요. 직접 본 사람들만이 빠질 수 있는 매력이랍니다. 단원님도 그 매력을 느끼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무튼 알림장으로나마 봄을 느끼시길 바라며, 귀여운 봄꽃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복수초

첫 번째 소개할 꽃은 복수초예요. 황금색 컵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답니다. ‘원수에게 복수하겠어!’라는 복수(revenge)의 뜻이 아니라 복 복(福)에 목숨 수(壽)를 써서 장수와 행복을 바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새해에 복수초가 그려진 카드를 선물한대요. 우리나라에서 복수초는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식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우리말로 ‘얼음새꽃’, ‘눈색이꽃’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려요. 어떻게 눈 속에서 얼지 않고 꽃이 피는지 궁금하다고요? 복수초는 특이하게도 작년에 모은 에너지를 열로 발산할 수 있어요. 그래서 눈을 녹이고 꽃을 피울 수 있죠. 그리고 겨울잠에서 일찍 깨어난 곤충들은 따뜻한 복수초의 열기에 하나 둘 모인다고 해요. 그래서 추운 겨울에도 복수초는 무사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답니다.


꿩의바람꽃

아름다운 시의 제목같은 바람꽃은, 잎과 꽃이 매우 얇은 식물이에요. 그래서 가벼운 바람에도 살랑거리기 때문에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접두어인 꿩은 잎과 꽃받침의 모양이 꿩의 발을 닮았다는 뜻에서 붙여졌어요. 흰 꽃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식물이에요. 꿩의 바람꽃 외에도 바람꽃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바람꽃 등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바람꽃 종류는 20종이 넘는다고 해요. 엄청나죠? 바람꽃은 대부분 anemone 속의 식물인데요, 이 속명 역시 그리스어 anemos(바람)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봄바람과 함께 피는 바람꽃이라고 기억하면 좋을 것 같아요.


깽깽이풀

이름이 독특한 깽깽이풀은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에요. 깽깽이풀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인데요, 약으로 쓰는 땅속줄기가 너무 써서 소리가 절로 난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농번기에 한가롭게 꽃을 피운다고 해서 깽깽이(악기 해금을 뜻하는 말)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어요. 깽깽이풀 역시 꽃이 먼저 피고, 잎이 자라는 식물이에요. 꽃은 아름다운 연보라색인데, 뒤이어 자라는 어린 잎과 줄기도 자주색을 띈답니다. 깽깽이풀은 전국에 분포하는 식물이지만, 자생지 훼손이나 불법 채취로 인해서 군락지 수가 줄고 있다고 해요. 오래오래 귀한 식물과 함께하기 위해 의식있는 식물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노루귀

식물이 노루를 닮을 수 있나? 궁금하겠지만, 노루귀라는 이름은 어린 잎이 펼쳐지기 전 모습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어요. 잎 뒷면에는 보송보송한 흰 털이 있어서 정말 노루 귀처럼 생겼답니다. 옛 사람들은 노루귀의 어린 잎을 나물로 먹기도 했데요. 노루귀는 다른 봄꽃처럼 꽃이 먼저 피고 잎이 자라는 식물인데요, 흰색, 보라색, 청색, 분홍색의 꽃이 피고, 그 이후에 3갈래로 갈라진 잎이 자란답니다. 영어 이름은 liverleaf인데, 우리는 잎이 노루귀를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서양 사람들은 인간의 간(liver)과 닮았다고 생각했나봐요.

오늘 소개한 봄꽃은 사계절 내내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에요. 모두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초여름에 열매를 맺고 나서 한여름부터 자취를 감춰요. 빠르게 선수를 치고 이른 잠에 빠져들죠. 다른 식물들이 깨지 않을 때 먼저 꽃과 열매를 맺고, 쉴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식물이랍니다. 혹시 식물원이나 산에 가서 이 식물들을 만난다면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