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놀자②]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를 가다

지난해 처음 운영되기 시작해 올해 더욱 확대된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는 야외 공원에 팝업 형태로 마련되는 키즈카페다. / 시사위크

아이들에게 어디 놀러가고 싶은 곳이 있는지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답이 ‘키즈카페’다. 썩 달갑지 않은 대답이기도 하다.

삐걱삐걱 쇳소리 나는 모래놀이터에서 놀거나 동네 골목길에서 공을 차는 게 대부분이었기 때문일까.

키즈카페는 왠지 모르게 유난스럽고 호사스럽게 느껴진다. 아이들을 너무 온실 속에서 놀게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 ‘꼰대’ 같은 생각일까. 혹은 삐딱한 질투일까. 한편으론 민망하고 찔린다. 아이들과 키즈카페에 가면 무척 부럽기도 한 게 사실이다. 안전하고, 쾌적하며, 놀잇감이 다양하다. 오로지 놀이를 위한 공간이고, 마음껏 놀기 위해 가는 곳이니 아이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화려한 시설을 갖춘 대형 키즈카페는 아이들의 모험심을 채워주기 충분하고, 부쩍 많아진 대관 키즈카페는 일행끼리만 오붓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 내가 어렸을 때도 이런 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우리 아이들처럼 말이다.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 문제가 아닐까 싶다. 주말 기준으로 세 아이와 키즈카페에 가려면 10만원은 우습게 든다. 심지어 고작 2시간 정도 노는데 드는 비용이다.

키즈카페 가자는 아이들의 아우성에 그러자는 대답이 선뜻 나오기 어렵다. 이럴 때면 아이를 셋이나 낳은 걸 괜히 자책하게 된다.

육아가정에게 큰 도움이 되는 서울형 키즈카페. 첫째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무척 낯선 존재였는데 이제는 그 숫자가 제법 많이 늘어났다. 시설 또한 꽤 훌륭하다. / 스마트서울맵

그런데 세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눈에 띄게 개선된 육아환경이 바로 이 키즈카페이기도 하다. 첫째가 태어난 무렵만 해도 극히 드물었던 공공형 키즈카페가 수년 새 제법 많이 늘었다.

우리가 사는 곳 주변 가까운 곳엔 없어 아쉽지만, 육아가정에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고, 시설도 꽤 훌륭하다.

지난해부턴 아예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공원 등을 활용해 팝업 형태로 놀이공간을 마련한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다. 2년 전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한 심층기획을 진행하면서 나름 생각해본 아이디어였는데 곧장 구현된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는 지난해 호응을 바탕으로 올해 더욱 크게 확대됐고, 집 주변에도 두 곳이나 운영됐다.

심지어 다자녀 가정은 무료 혜택까지 주어졌다. 찾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가뿐히 예약에 성공해 지난 5월의 어느 주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다.

집 근처 한 공원에 마련된 서울형 여기저기 키즈카페.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저마다 마음에 드는 놀이공간으로 뛰어들었다. / 시사위크

“오늘은 키즈카페 가자!”

주말 아침, 아빠가 먼저 키즈카페에 가자고 말하니 아이들은 신이 났다. 공원에 만들어둔 야외 키즈카페라고 설명을 보태자 첫째는 살짝 아쉬워하고, 못미더워 하기도 한다.

공원에 도착해 걸어들어 가니 멀리서 들리는 동요가 먼저 반겨줬고 이내 알록달록한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둘째와 막내 ‘아들팀’은 이때부터 흥분모드다.

예약 확인을 거쳐 입장하니 다양한 놀이공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먼저 하고 싶은 걸 향해 뛰어갔다.

요즘 들어 공놀이를 부쩍 좋아하는 둘째는 줄에 매달아둔 커다란 풍선공으로 향했고, 막내는 볼풀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조금 쭈뼛거리던 첫째도 냄비 등을 두드려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놀잇감에 가장 먼저 흥미를 보였다.

그밖에도 이곳엔 점핑 및 시소 에어바운스와 밧줄 놀이터 및 그네, 레고 풀장, 윷놀이 등 전통놀이, 그리고 짚라인 타기까지 다양한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특히 분필을 채에 갈아 점토에 섞어 색을 입히며 놀 수 있는 소꿉장난과 도르래 줄 2개로 공을 움직여 구멍에 넣는 놀이기구를 아이들이 무척 재밌어했다. 시소 에어바운스도 타는 내내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는 다양한 놀잇감을 갖추고 있다. 특히 보통의 키즈카페 등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놀잇감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시사위크

무엇보다 좋은 건 회차별로 이용 가능한 인원이 정해져있어 붐비지 않고, 진행요원들도 충분하다는 점이었다.

또 5월임에도 다소 덥고 햇볕이 뜨거웠는데, 천막과 그늘막이 잘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시원한 물이 분무되는 스프링클러도 한쪽에 설치돼 있어 세심함이 돋보였다. 놀이공간 바깥쪽엔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간단한 간식을 먹기 좋은 파라솔과 테이블, 의자 등도 설치돼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2시간을 꽉 채워 논 아이들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막내는 집에 가기 싫다며 울기도 했다. 시시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첫째도 다음엔 자기 친구들과 같이 또 오고 싶단다.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는 현재 30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오감놀이터 △체험놀이터 △모험놀이터 △성장놀이터 등 4가지 테마로 나뉜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하는 놀이가 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찾아보니 일부는 단체 줄넘기, 어린이 댄스 챌린지, 노래 맞추기 퀴즈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다른 테마, 특히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도 방문해봐야겠다.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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