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를 '여기에' 올렸더니.. 인테리어 대박났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3년 차 신혼부부이자, 연애 기간 포함 무려 5년! 만에 합가를 하게 된 루루스 부부입니다 :-)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울-수도권을 오가며 데이트를 했는데, 중간에 지방 발령도 다녀오느라 주말에만 만나는 생활을 참 오래 했네요. 이제는 둘 다 서울에서 근무를 하고, 서울에서 출퇴근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답니다. 간절히 바랐던 신혼집인 만큼 우리 부부 생활 동선에 최적화된 아늑한 집을 만들기 위해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합가 전 주말을 같이 보냈던 첫 번째 신혼집은 신도시의 호수가 보이는 아파트였어요.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 보니, 숲과 산에 둘러싸인 집에서도 살아보고 싶어졌어요. 이런 니즈에 부합하면서도 직주근접, 주변 상권, 예산 등등을 고려하다 보니 선택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여러 아파트들을 구경 다니면서 딱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나지 못하여 매입을 늦추려던 찰나, 이 집을 만나고는 바로 계약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운명처럼 다가온 저희 부부의 신혼집. 입주 한 달이 지난 지금, 예상만큼이나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져 너무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도면
저희 집은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로, 계단식 3bay 구조에요. 안방을 제외한 나머지 발코니는 이미 확장되어 있었어요.
인테리어 업체와 5번의 미팅을 거쳐 완성한 레이아웃이에요. 확장된 구축 타워형 구조로 불필요한 공간, 좁은 부엌과 현관, 분절된 거실 등 단점이 참 많았어요.
이런 단점들을 최소화하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네요. 현관 중문을 없애고, 가벽을 세우며 주방을 늘리고, 히든 도어를 배치하여 넓어 보이도록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답니다. 다만 로망이었던 대면형 주방을 포기하게 된 것이 조금 아쉬워요.
현관 Before
좁은 현관에 두꺼운 중문까지 있어서 답답해 보이는 공간이었어요. 다행히 앞 공간은 여유가 있는 편이라 이곳을 좀 더 활용해 볼 계획이에요.
내력벽에 추가로 가벽을 세워서 수납장을 넣고, 유리 파티션으로 개방감을 주는 안으로 최종 확정했어요. 그리고 각진 모서리 공간에는 라운드 선반을 제작하여 부드러운 첫인상을 만들어주기로 했죠.
현관 After
다행히 현관 방화문을 열었을 때, ㄱ자로 꺾여있는 구조라 중문이 없어도 큰 불편함이 없었어요. 중문을 삭제하고 현관 바닥 타일로 발 디딤석까지 시공하니 한결 쾌적한 현관이 되었네요. 그리고 베이지 톤의 페인팅 질감 벽체와 같은 필름으로 마감된 라운드 선반이 저희 집의 포인트 공간이 되었답니다. 선반 상부에는 매립 핀 조명도 시공을 했어요.
흔치 않은 베이지 필름과 어울릴 우드 필름 고르는 것은 꽤 어려웠어요. 실물 샘플을 넓게 펼쳐서 몇 번이나 대조해 봤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포근한 우드 색상에 나무 질감이 느껴지는 제품으로 선택했고, 시공 후 모습도 참 만족스러워요. 그리고 전신거울은 우드 벽면 사이에 홈을 만들어 돌출되지 않게 매립할 수 있었습니다.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올 때, 복도를 지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가벽 덕분에 복도가 생겼고, 수납장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현관에서 집 안 전체가 보이지 않는 것도 장점이 되었네요.
기존에는 저 공간에 물건을 놓을 수도, 식탁을 놓기도 애매했답니다. 그리고 화장실과 안방 문은 무문선 도어로 완성했어요. 히든 도어와는 다르게 상단에 인방이 있고, 한 스텝 들어간 디자인 특징이 있어요. 벽면과 같은 필름으로 마감하기 위해 목공사는 필수에요.
가벽 사이에는 ㄱ자 유리 파티션이에요. 작은 포인트지만 개방감을 주면서, 자동차 키나 지갑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으로도 활용해요.
작은 수납장이라도 곳곳에 있으니 자주 사용하는 집기들을 숨겨두기에 참 편리해요. 물건들을 밖에 두지 않으니 깨끗한 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바로 앞이 공용 화장실이다 보니, 화장실 용품도 많이 들어가 있네요. ^_^;
거실 Before
기존 거실의 모습은 확장된 내력벽 날개와 방문들 때문에 들쑥날쑥이 참 많았어요. 저 면을 매끄럽게 표현하고 이어지게 만들고 싶었답니다. 완전한 일자로 만들기엔 포기해야 되는 면적이 많아서 집이 좁아질 것 같았어요.
가구 도어로 문들을 숨기며 주방이 더 길어 보이도록, TV 벽면 쪽 방문은 히든 도어로 벽면과 일체감을 주는 안으로 진행했어요. 공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들쑥날쑥하지 않은 정돈된 모습을 원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용도실로 가는 문까지 총 3개의 히든 도어가 설치되었네요.
거실 After
거실을 바라볼 때 좌측 소파 면은 베이지 톤, 우측 TV 면은 우드톤이 보여요.
천장 벽지는 그레이지 색상인데 베이지 톤에 더 가까워서 이질감이 없네요. 그레이 톤으로 집을 꾸밀 때는 색상 선택이 참 쉬웠는데, 베이지 톤으로 맞추려니 하나하나 고르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소파는 패브릭 소재의 베이지 색상이에요. 큰 쿠션은 브라운 계열로 포인트를 주었고요. 기성품 소파 중 저희 집에 딱 맞는 색상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필름지를 들고 오프라인 발품을 팔아서 패브릭을 먼저 찾은 후, 원하는 소파 디자인에 적용하여 제작을 했답니다. 이 과정도 쉬운 여정은 아니었지만.. 집안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는 소파로 거실을 완성한 것 같아서 참 다행이에요.
무채색 인테리어에 톡톡 튀는 색상은 최대한 자재하며 톤 앤 매너를 맞추었어요. TV와 스피커가 블랙이다 보니, 식탁등은 블랙 실린더 펜던트로, 식탁 다리와 체어도 블랙이 되었죠. 그렇게 채워 넣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인트 컬러는 블랙이 되었네요.
거실 및 주방 공용부에는 모두 스테인리스 소재의 융 스위치로 시공했어요. 흰색, 아이보리 색상의 융 스위치도 고민했지만 과감하게 스테인리스로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아요.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아서 편안한 공간을 완성시켜준 느낌이에요.
우퍼 스피커 뒷면에는 스테인리스 융스위치 2구를 시공했어요. 스피커에 가려져서 잘 보이진 않지만, 일반 흰색 콘센트로 시공했다며 엄청 눈에 띄었을 거예요. 식탁과도 가까우니 전기 그릴 사용할 때면 남은 1구를 활용할 수 있겠네요.
안방 Before
안방의 한쪽 벽면은 전체가 붙박이장으로 되어 있었고, 작은 화장실도 있어요. 큰 창은 베란다로 통하는 창문이에요.
사용하던 침대 매트리스는 가로 193 x 세로 203의 이스턴 킹사이즈였어요. 이 큰 침대와 큰 창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숙제였지요. 기성품 가구로는 대안이 안 나와서 침대 프레임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안방 After
평상 마루에 매트리스를 얹은 듯한 침대 프레임이에요. 하부에는 간접조명을 넣었고요. 침대 헤드 겸 가벽 파티션에서 스위치를 매립해서 간접조명을 온 오프할 수 있도록 했어요. 양쪽으로 스위치 일체형 독서등도 매립을 해두어 자기 전, 자유롭게 조도 조절이 가능해서 편리해요. 가벽 위쪽으로 통유리를 시공해서 화장실과 완전히 분리를 했어요.
이전 침실에서 쭉 사용하던 초단초점 시네빔과 프레임 스크린을 그대로 활용했어요. 공간이 부족하면 포기하려 했었는데, 매트리스 앞 쪽에 공간이 확보되면서 빔프로젝터를 계속 쓸 수 있게 되었네요. 매트리스가 크다 보니 시네빔 공간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는데 운이 좋았어요.
유리 뒤편에서 영상을 바라보니 새로운 느낌이 드네요.
TV와 다르게 빔프로젝터 영상은 부드러운 면이 있어서, 잠들기 전 어두운 화면으로 설정해서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꽤 힐링이 되어요.
침대 옆 큰 창이지만 커튼 대신, 25mm 그레이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베란다가 있기 때문에 웃풍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세탁실
주방 다용도실은 실측 방문했을 때, 충격과 공포였어요. 곰팡이도 많고, 어두침침해서 발도 들이기 힘든 지경이었거든요.. 전반적으로 철거를 하고 타일과 탄성을 다시 시공하니 다행히도 깔끔한 상태가 되어 줬어요. 이전 거주자께서는 냉장고를 놓고, 창고 용도로 사용하셨던데 저희는 세탁실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드레스룸과 세탁실이 이어져서 세탁물 동선이 간편해졌어요. 이전 상태를 봐둔 덕분에, 이쪽은 특별 관리 대상으로 주 3회 환기 들어갑니다!
마치며
저희 부부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끝까지 봐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주말부부였지만 앞서 살던 집에서 둘의 생활 패턴과 동선을 미리 경험해 본 덕에 남편과 편리함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볼 수 있었어요. 지금 이 집에 살게 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요. 작은 짐들은 안으로 들어가고, 자주 청소할 수 있는 동선과 장비를 구비해 두어서 다행히도(?) 깨끗한 집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미적인 부분과, 실용성, 내구성까지 최대한 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너무 만족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답니다. 턴키 업체를 통한 인테리어였지만, 업체 대표님께서 소통을 잘 해주신 덕에 모든 부분에 저희 부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 더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단순히 위임하지 않고 낱낱이 신경 쓴 만큼 애정도 많이 갑니다.
서비스 면적이 거의 없는 국민 평형 구축 아파트여서 더 과감한 디자인을 넣지 못한 아쉬움도 있어요. 다음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면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멋진 집을 완성해서 다시 만나 뵙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