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시집보낼 때만 해도 사위는 그저 남의 집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명절 한 번 지나고 나면 마음이 슬그머니 달라지는 순간이 있으시죠.
말수 적고 무뚝뚝해 보이던 사람이 사실은 다 챙기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는 겁니다. 장인 장모가 사위에게 뭉클해지는 순간 세 가지를 순서대로 말씀드립니다.

1. 말없이 현관에 놓고 가는 것들을 봤을 때
생색을 내며 건네는 선물보다 마음이 오래 남는 건 말없이 놓고 간 것들입니다. 쌀 한 포대, 약봉지, 손질해 둔 과일 한 상자 같은 것들이죠.노년학 연구에서는 부모 세대가 가장 감동하는 지원의 형태로 생색 없는 실질적 도움을 꼽습니다. 사위가 이런 사람이라면, 받은 다음 날 짧게라도 고맙다는 연락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그 한 통이 다음 명절을 편하게 만듭니다.

2. 딸이 힘들 때 편을 들어주는 걸 확인했을 때
부모가 사위에게 바라는 건 사실 딱 하나입니다. 내 딸이 힘들 때 그 옆에 서 있어 주는 것입니다. 명절에 일이 몰릴 때 슬쩍 설거지를 맡거나, 며느리 노릇으로 지친 아내를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놓입니다.이럴 때는 사위 앞에서 딸을 나무라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부모가 딸 편을 들어주면 사위도 마음 놓고 딸 편을 들 수 있습니다.

3. 돌아가는 길에 다음을 약속할 때
명절이 끝나고 차에 오르면서 다음에 또 오겠다고 말하는 사위가 있습니다. 예의상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 말을 실제로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한 번이 두 번이 되면 관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다만 부모가 먼저 자주 오라고 재촉하면 부담이 됩니다. 오면 반갑게 맞고, 안 와도 서운한 티를 내지 않는 쪽이 결국 더 자주 오게 만듭니다.
그럼 사위와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요?
사위를 아들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손님으로 존중하되 편하게 대하는 정도가 가장 오래갑니다. 잘한 일은 그 자리에서 말로 표현하고, 서운한 일은 딸에게도 옮기지 않는 것만 지켜도 충분합니다.오늘은 딱 하나만 해보세요. 지난 명절에 사위가 했던 일 중 고마웠던 것 하나를 떠올려 문자로 보내보시는 겁니다.
오늘 보낸 문자 한 줄이, 몇 해 뒤 내 딸이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출처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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