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나왔던 ENA 채널 운영 방송사 노조 만든 이유는

금준경 기자 2023. 6. 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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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드라마 선택권도 없어요. 제작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 사다 쓰니 입사한 PD들도 떠나가요."

2일 김영성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TV(skyTV)지부장의 말이다.

김영성 지부장은 "신입 제작 인력을 많이 뽑았다. 그런데 자체 제작을 하지 않고, 외부 유명 PD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일이 주어지지 않으니 경력을 쌓을 수 없어 1~2년 만에 떠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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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스카이TV지부 설립, 구성원 80% 가입
"노조 필요성 느껴온 상황, 사측 일방적 모습 트리거 됐다"
"일방적 방영권 판매와 막대한 비용지급 문제, 인력 양성 어려워 "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2일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영성 언론노조 스카이TV지부장. 사진=언론노조

“우리는 드라마 선택권도 없어요. 제작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 사다 쓰니 입사한 PD들도 떠나가요.”

2일 김영성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TV(skyTV)지부장의 말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이자 ENA 채널을 운영하는 복수방송채널사업자(MPP, 복수의 방송채널을 소유한 사업자) 스카이TV가 지난 25일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노조 설립 추진 38일 만에 스카이TV 구성원의 80%가 가입할 정도로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영성 지부장은 “이번에 미디어지니와 합병을 하면서 임금 체계를 맞추기 위해 조정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합리적이지 않았다”며 “사측이 일방적 모습이 많이 보였다. 한 마디로 '그냥 주는 대로 받아라'라는 느낌이었다. 기존에도 노조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컸던 차에 임금 개편 과정에서 사측의 무성의한 태도가 트리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스카이TV의 모회사는 스카이라이프이고, 스카이라이프의 모회사는 KT다. KT가 경쟁 유료방송 플랫폼인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한 상황에서 최근 스카이라이프와 겹치는 사업 분야 정비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미디어지니와 스카이라이프TV의 합병 법인이 출범했다.

▲ 스카이TV 소속 채널

김영성 지부장은 “지금 구조를 보면 KT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다고 봐야 한다”며 “현재 우리는 스튜디오지니로부터 드라마 방영권을 사서 트는 구조인데 선택권이 없다. 주면 알아서 틀고, 막대한 방영비를 줘야 한다”고 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채널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김영성 지부장은 “저희가 투자한 만큼은 벌지 못했다고 내부적으로 알려져 있다”며 “(회사는) 우영우를 통해 무형의 홍보 효과는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스카이TV는 PD를 채용하고 있지만 제작 업무가 주어지지 않는 문제도 있다. 김영성 지부장은 “신입 제작 인력을 많이 뽑았다. 그런데 자체 제작을 하지 않고, 외부 유명 PD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일이 주어지지 않으니 경력을 쌓을 수 없어 1~2년 만에 떠난다”고 했다.

김영성 지부장은 “기본적으로 주주사에서 오는 임원의 성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와서 누릴 건 다 누리고 가시는 것 같다. 여기는 휴양소가 아닌, 우리에겐 생존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성 지부장은 2일 출범사를 통해 △경영진의 투명한 경영 계획 △ 경영진의 합리적인 소통 △ 주주사에서 임명되는 임원들의 책임 경영 △자체 제작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을 요구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2일 출범식 축사를 통해 “사용자와의 단체협약 체결로 내부의 불합리를 바꿀 제도를 만들고, 나아가 노동법, 방송법 등에 어떤 제약적 요소들이 있는지 살피고 함께 바꿔내는 공동의 작업을 통해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산별노조의 역할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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