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AI 챗봇에 대한민국 대통령 물으니…“윤석열입니다”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Q. "대한민국 대통령이 누구야."
A. "대한민국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님이에요."
Q. "그러면 이재명은 누구야."
A. "이재명은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최근에는 여러 논란과 법적 이슈로도 주목 받았어요."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입한 인공지능(AI) 챗봇 '러부리'가 현직 대통령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지목하는 등 기본적인 정치 현안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 '2026WIN.kr'을 개설하며 AI 기능을 적극 도입했다. 해당 홈페이지는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공약 요약·분석은 물론 성격·성향·MBTI 예측 등 다양한 정보를 AI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러부리는 홈페이지 접속 직후 팝업 형태로 자동 노출되는 기능인 만큼, 유권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서비스 중 하나다. 민주당 역시 "러부리가 함께 대화해드릴게요" 등의 문구를 통해 챗봇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거대 집권여당이 유권자들을 위해 공개한 AI 서비스지만, 그 능력은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시하거나 민주당의 주된 기류와 엇갈리는 답변을 내놓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러부리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누구야"라고 묻자 "대한민국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님이에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그러면 이재명은 누구야"라고 재차 질문하자 러부리는 "이재명은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냈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도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AI 모델과 달리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AI 모델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이른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규모언어모델(LLM) 도입 초기에는 학습 데이터와 최신 정보 반영의 한계로 인해 정보가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잘못 답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2023년 오픈AI의 챗GPT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개발을 위해 애플 맥북 프로를 사용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아 AI 할루시네이션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회자된 바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러부리가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을 설명하는 방식의 차이다. 러부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단순히 대통령이라고만 답한 반면, 이 대통령에 대해선 "최근에는 여러 논란과 법적 이슈로도 주목 받았다"고 부연했다. 현직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도 각종 논란 이미지는 덧붙인 셈이다.

러부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정 대표에 대해선 "소통에 능하고 발언력이 강해 당의 목소리를 힘있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며 "직설적인 표현으로 논란을 빚을 때도 있지만 그 에너지로 분위기를 빵빵하게 살리는 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 대통령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은 민생·복지 중심 정책을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직설적 소통으로 지지층을 빵빵하게 부풀리는 분"이라면서도 "다만 논란과 법적 이슈로 비판도 받고 호불호가 갈리곤 한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질문에는 비교적 명확한 답변을 냈다. 러부리는 "서울시장으로 누구를 투표할지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특정 후보 추천은 도와드리기 어렵다"며 공약 비교나 정책 확인 등을 권하는 방식으로 답변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민주당 디지털전략실 관계자는 "해당 오류는 구글 제미나이(Gemini) 모델이 2025년 1월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한 데 따른 기술적 한계(할루시네이션)에서 비롯됐다"며 "정권 교체와 현직 대통령 취임 등 이후 발생한 최신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초 정책 제안 요약용으로 개발한 AI에 이용자 흥미를 고려해 일상대화형 챗봇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민감 질문에 대한 예외 테스트를 실무 선에서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21일 오후 해당 챗봇 서비스를 즉시 중단·폐기 조치했으며, 향후 AI 도입시 검증 절차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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