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4대 종교 뭉친 만남중창단 "우리 목표 BTS 이은 유엔 공연"
기사내용 요약
불교 성진 스님, 개신교 김진 목사
천주교 하성용 신부, 원불교 박세웅 교무 뭉쳐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우리들의 목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유엔에서 공연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종교 분쟁 지역에서 평화의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최종 목표는 노벨평화상 수상입니다."
불교 성진 스님, 개신교 김진 목사, 천주교 하성용 신부, 원불교 박세웅 교무가 '만남 중창단'을 결성, 종교 대화합의 장을 열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원불교원남교당에서 만난 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있다며 한창 노래 연습중이었다.
박세웅 교무는 "혹 주위에서는 우리 목표를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못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우리 지향점이 평화라서 노벨평화상 수상을 최종 목표로 삼고 나아가고 있다"고 포부를 보였다.
'만남중창단' 가수 노사연의 대표곡 '만남'에 영감을 받았다. 결성 당시부터 노래 가사처럼 우연이 아닌 그들의 바람이 있었다.
2021년 12월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다수의 수다'에 출연했던 4대 종교 성직자들은 지난해 의기투합해 남성중창단을 만들었다. 이후 노래를 통해 세상, 사회, 대중을 만나 소통하며 깨달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
tvN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의 '님과 함께 시즌2'를 비롯해, KBS 1TV 시사교양 '아침마당', KBS 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MBC TV 예 '일타강사',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종교에 대한 이해와 화합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종교에 대한 이해와 삶의 지혜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함께 노래하고, 대화하는 토크 콘서트와 공연도 하고 있다.
김진 목사는 "개인적으로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종교 간 만남이나 대화의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며 "종교 간 대화를 위한 정부 기관들이 있지만 그 기관들이 종교 지도자간 모임이다 보니 정부 관계자들이 종교계 어르신들과 인사하고 그분들을 대접하고 끝난다"며 현재 종교 간 만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노래를 매개로 한 이 종교 간 모임은 각 종교의 가치에도 도움이 된다"며 "각 종교가 서로 성숙하고 성장하는데 좋은 기폭제와 자극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에도 종교 간 갈등이 조금씩 보인다"며 "더 큰 종교 간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종교적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드러내고 싶다. 말이나 이론이 아닌 실제 활동을 통해, 노래 모임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래서 선곡도 노사연의 '만남', 그룹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선우정아의 '도망가자' 등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가요다.
박세웅 교무는 "철저히 종교 노래를 배제한 대중가요를 선곡한다"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이면서도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한다. 물론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노래여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지만 간혹 벗어날 때가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를 연습하고 공연한 적이 있는데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우리 모두 먼저 도망가고 싶었던 심정이었다"며 "격주로 연습하다 보니 함께 연습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해서 결국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고 전해드릴 때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최근에는 유엔과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Heel the world)'와 아일랜드 R&B 가수 브라이언 케네디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도 선곡 명단에 추가됐다.
하성용 신부는 두 노래를 불러본 소감에 대해 "두 노래 모두 좋았지만 특히 이번에 알게 된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 가사가 지닌 의미가 좋아 '힐 더 월드'가 더 좋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만남중창단의 공연과 활동에 대한 종교별 반응도 좋다. 성진 스님는 "좋아해 주고 응원도 해준다"며 "특히 청년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박세웅 교무는 "원불교에 있는 분 모두 의미 있는 활동이라 생각하며 좋아하고 격려해 준다"며 "다만 명색이 종교중창단인데 노래는 좀 더 노력하라는 조언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도 다르지 않다. 만남중창단을 맡은 홍민영 지휘자는 "첫 만남에서 이분들이 무슨 생각으로 중창을 한다고 했나 내심 충격을 받았지만,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일이 점점 가능으로 바뀌면서 희망을 전하는 분들이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고 느꼈고 노래를 통해 전달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실력을 떠나 이분들만의 특별한 영향력이 있다는 점도 느꼈다"고 말했다.
만남중창단은 현재의 노래 실력과 상관없이 3월부터 5월까지 중증장애인 시설 공연, 노숙자 배식 봉사, 청년 대상 토크콘서트. 대학생 대상 토크콘서트, 도서관 토크콘서트 등 공연과 tvN 예능 '어쩌다 어른', MBN 예능 '속풀이쇼 동치미' 등 방송 출연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할 예정이다.
그래서인지 성진 스님, 김진 목사, 하성용 신부, 박세웅 교무 모두 노래 말고 같이하고픈 활동으로 성지순례를 꼽았다.
김진 목사는 "각 종교의 성지를 함께 순례를 했으면 한다"며 "전 세계 순례자들을 만나 노래하고 대화하고 세계 평화, 종교 평화의 메시지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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