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GTC 2025’에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표준 '소캠(SOCAMM)' 등 차세대 기술을 처음 선보인다.
특히 GTC 2025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과 '블랙웰 울트라'가 함께 공개돼 향후 AI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독점 공급사로서 하이닉스의 지위가 유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하이닉스는 21일(현지시간)까지 미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GTC 2025에 참가해 '메모리가 불러올 AI의 내일'을 주제로 HBM을 포함한 AI 데이터센터, 온디바이스, 오토모티브(차량) 분야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전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하이닉스는 '소캠'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소캠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서버용 메모리 표준이다. HBM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 등은 떨어지지만 저전력 디램(LPDDR)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전력 효율성이 더 높다는 게 장점이다. 향후 인공지능 서버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올초 CES 2025에서 공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에 SK하이닉스의 신제품이 탑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주력 제품인 HBM3E(5세대) 12단 제품과 함께 개발중인 맞춤형 제품 HBM4 12단 모형도 전시될 예정이다.
HBM4는 현재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력인 HBM3E의 뒤를 잇는 차세대 제품으로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이 만드는 게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다이 생산을 TSMC에 맡길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HBM3E 16단을, 하반기에는 HBM4 12단 제품 양산 준비를 끝낸 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맞춰 공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행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김주선 AI 인프라 사장, 이상락 글로벌 S&M(세일즈&마케팅) 담당 부사장 등 회사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들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산업 리더들과 만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번 GTC에서 AI 시대의 선도 제품을 선보여 뜻깊게 생각한다"며 "차별화된 AI 메모리 경쟁력을 통해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전방위 AI 메모리 공급자)'로서의 미래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자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한 ‘베라 루빈’을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한다고 18일 밝혔다. 베라 루빈은 '베라'로 불리는 맞춤형 CPU와 '루빈'으로 불리는 새로운 GPU가 결합해 AI 가속 칩과 함께 CPU 설계에도 변화를 줬다.
또 현재 최첨단 GPU 제품인 블랙웰의 차세대 제품인 ‘블랙웰 울트라’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울트라를 활용하면 시간에 민감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햔 고급 AI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2023년에 출하된 호퍼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최대 50배 매출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