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북송금 핵심 증인 안부수, 경기도 관여 "모른다"더니… 딸 오피스텔 받고 "이화영 요구" 진술 번복

이유지 2025. 12.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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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쌍방울 측 유리한 증언으로 바꿔
딸 주거비, 생활비 등 1억780만 원 제공
쌍방울 측 "도의적으로 도와준 것일 뿐"
검찰, 말 맞춘 정황 포착… 구속 기로에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딸이 거주할 오피스텔과 생활비 등을 쌍방울그룹 측에서 받은 뒤 재판 핵심 증언을 번복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대북송금 관련 경기도 측과 논의된 내용을 "모른다"고 증언했던 안 회장이 그 대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부탁에 따른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검찰은 안 회장이 쌍방울 측에서 1억여 원 상당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9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안 회장과 쌍방울 측 방용철 전 부회장 및 박모 전 이사를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검찰은 안 회장이 주요 공범인 김성태 전 회장, 방 전 부회장 등이 본인 진술에 영향을 받는 사건 관련자란 점을 이용,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로 계획했다고 본다. 이에 방 전 부회장 등이 안 회장과 그의 딸에게 총 1억780만 원을 주면서 쌍방울 측 입장에 부합하게끔 증언을 바꿨단 것이다.

안 회장은 2023년 1월 31일 이 전 부지사와 방 전 부회장의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사건 공판에서 "대북 스마트팜 지원에 관한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의 논의 내용을 알지 못한다" 등 경기도와의 연관성을 모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18일 재판에서는 "이 전 부지사 요구에 따라 협의하에 김 전 회장이 2018년 이 전 부지사가 북측에 약속한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대납해준 것"이란 취지로 증언을 번복했다.

김성태(왼쪽 사진)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은 안 회장의 증언 번복과 쌍방울 측의 금전 지원 시기 연관성에 주목한다. 같은 해 2월 안 회장은 수원지검에 함께 소환된 방 전 부회장에게 "딸이 거주할 수 있도록 주거지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쌍방울 계열사를 동원해 안 회장 딸에게 서울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3월부터 2년 8개월간 임대차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65만 원씩 총 7,280만 원의 회삿돈이 빠져나갔다.

안 회장 딸 생활비로도 방 전 부회장 등은 매달 생활비를 200만 원씩 주기로 했는데, 2023년 6월부터는 금액을 올려 월 30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검찰은 쌍방울 측에서 제때 생활비를 주지 않자 안 회장이 방 전 부회장에게 편지를 보내 독촉한 정황도 파악했다. 이에 쌍방울 측은 같은 해 7월 안 회장 딸을 계열사에 직원으로 거짓 등재해 허위 급여를 지급하게 했다. 이렇게 안 회장 딸에게 나간 급여는 300만 원씩 9개월치 총 2,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안 회장과 김 전 회장, 방 전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뒤 아태평화교류협회 사무실을 관청에 신고한 장소가 아닌 쌍방울 건물에 무상임대할 수 있게 해주고 지속 접촉한 정황도 영장에 적시됐다. 당시 보석 조건은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이었다. 안 회장과 김 전 회장은 오피스텔 비용 대납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결국 김 전 회장은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안 회장은 이를 계기로 올해 4월부턴 쌍방울 법인 차량(G80)을 받아 탔다. 렌트비로 산정하면 총 800만 원 상당이다.

쌍방울 측은 "안 회장의 하소연에 따라 도의적으로 도와준 것일 뿐"이라며 "증언 번복과 관련한 대가성 금전 지급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도 이날 자신의 뇌물공여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회장의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회장 딸에게 오피스텔을 제공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사내이사였던 안 회장이(대북송금 관련 수사로) 구속돼 그때 회사가 제공하던 사택을 빼버렸다. 인간적으로 해준 것이다"라고 대가성 의혹에 선을 그었다.

반면 검찰은 이들이 대체로 범행을 부인하는 점과 그간 말을 맞춘 정황 등을 고려해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안 회장과 방 전 부회장, 박 전 이사의 각 횡령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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