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부가 거실에 ‘소파’를 이렇게 둔 이유는?! 생각도 못했네~
안녕하세요.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저희 부부의 첫 신혼집 집들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전부터 각종 소품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일까요? 신혼집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채우는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설렘과 행복의 연속이었습니다.
1. 도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첫 번째 공간인 만큼 저희에게 알맞은 집을 찾고자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실 제 마음속에는 언젠가 작은 마당이 딸린 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요.
때문에 평소에 집이란 공간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고, 꿈꿔왔던 다양한 공간이 아파트에서 실현 가능한 지에 대해 주로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지금의 저희 집이 되었답니다.
지어진지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라 전체적인 컨디션은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의 분위기 때문에 벽지만 밝은 흰색으로 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 거실 Before
진한 갈색의 월넛 디테일은 사실 요즘 선호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컬러감 있는 가구와 소품을 들여볼 계획이어서 집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훌륭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도 벽지 시공 말고는 들어간 비용이 없게 되어서 주어진 인테리어 예산 안에서 보다 가구에 비중을 둘 수 있었습니다.
거실 After
벽지 시공 이후, 처음 가구들을 받고 배치해 봤을 때의 사진입니다. 지금와서 보니 저때의 모습도 깔끔하고 미니멀한 매력이 있었네요. 신혼집 인테리어는 계획적인 컨셉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제가 마음에 드는 가구를 찾으면 그에 맞게 하나씩 이어붙여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정해진 스타일에 맞춰 통일성 있는 공간도 멋지지만 자칫 특정 이미지에 갇혀서 저의 취향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각 공간이 그래도 나름의 통일성을 가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희 집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서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처음 신혼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먼저 한 질문은 '우리에게 거실의 TV가 필요할까?'였습니다. 사실 둘 다 평소에 TV를 거의 보지 않아서 결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집에서 영화를 함께 보는 신혼부부 다운 로망이 있었달까요? 대화를 좀 더 나누고 최종적으로는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빔프로젝터로 작은방 하나를 영화 시청이 가능한 시네마룸의 형태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거실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파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진열장이 있고, 오른쪽에는 피아노와 소장품이 식물과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의 거실이 완성되었습니다.
진열장에는 다양한 소품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곳은 인센스가 있는 공간이에요.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취향에 맞는 향을 피우면 마음이 한결 정돈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집안 곳곳 숨어있는 인센스 아이템들을 찾아보는 것도 이번 집들이의 또 하나의 재미일 것 같네요.
거실 인테리어를 두고 가장 큰 고민은 블라인드와 커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는데요. 바람에 찰랑이는 커튼이 주는 우아함도 좋고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블라인드 특유의 멋스러움도 너무 좋았거든요.
창문 가까이 섰다가 다시 멀어졌다가를 반복하던 어느 날, 문득 새로운 계절의 문턱에서 유난히 길게 들어오던 햇살을 보고 블라인드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블라인드가 조각 내주는 햇살의 모양이 집안에 새겨질 때마다 너무나 행복하답니다. 특히나 거실의 빨간 행거는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붉은색 기둥에, 그 위의 식물과 소품들이 하나의 작은 세상 같아서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가구입니다.
거실의 소파 테이블은 어느 정도 수납의 기능을 갖추되 보기에 답답함이 없도록 상판이 유리인 제품들을 주로 알아봤습니다. 소파만큼이나 소파 테이블이 거실의 분위기 형성에 중요하다 생각하는데요.
생각보다 각진 가구들 투성이었던 저희 집에 묵묵히 동글동글함을 맡아주고 있는 친구입니다. 읽고 싶은 책 한 권 넣어두고 커피 마실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보기에 정말 좋습니다.
거실 우측 모서리 공간은 소파와 대각선으로 마주 보는 방향으로 피아노를 두었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과 소파에 앉은 사람이 함께 시선을 교환하기 편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습니다.
거실을 눈여겨보신 분들은 눈치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거실 곳곳에 기능하는 모든 의자나 가구들은 각 위치에서 중앙을 바라보게 배치해 두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도 서로가 마주 보며 대화하기 편하길 바라는 작은 장치랍니다.
피아노 옆에는 상업적 공간에서 쓰일법한 매력적인 형태의 조명과 함께 제가 너무나 아끼는 National 사의 1970년대 출시된 스탠드 선풍기를 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레트로 무드의 전자기기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데, 기회가 되면 차차 소개해 봐도 좋을듯하네요.
신혼 생활이 시작되며 생긴 새로운 취미 중 하나는 바로 식물 키우기인데요. 덕분에 저희 집 곳곳에는 어딜 가도 푸른 잎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형이 이쁘고 독특한 식물들은 저마다의 분위기를 가지는데, 각자의 개성으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는 모습이 참 멋지고 기특합니다.
특히 거실의 아레카야자는 특유의 시원한 청량감과 여유가 있달까요. 그런 느낌을 거실에 그대로 가져오고 싶어서 저희 집의 첫 번째 식물로 초대했습니다.
소파 같은 경우에는 결혼 전부터 눈여겨봤던 브랜드의 쇼룸을 직접 방문해서 앉아도 보고 누워도 본 다음 망설임 없이 구매했습니다.
거실에서 가장 부피가 큰 가구에 속하다 보니, 다른 소파들도 틈틈이 직접 보고 비교해 봤었지만 이미 마음속에 결정이 나있었던 건지 생각보다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새하얀 부클레 소재임에도 개별 커버 분리가 가능해 부담 없이 사용이 가능한 점, 숨길 필요 없는 이쁜 뒷모습, 무엇보다 옆으로 누웠을 때 정말 편안해서 수많은 소파들 중 저의 마음을 가장 크게 사로잡았습니다.
따로 눕거나 팔을 걸칠 일이 없을 때는 소파 팔걸이 부분의 패드를 잠시 옆으로 치우고 이렇게 아레카야자 밑에서 간단한 다과를 먹습니다.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공간에서 잔잔한 음악과 함께 축 늘어지면 '아, 이게 나의 공간을 꾸미는 행복이구나' 벅찬 감정을 느낍니다. 물론 소파를 세탁하는 번거로운 일이 없게 약간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요:)
소파뿐만 아니라 창가 쪽 라운지체어도 자주 이용하는데요. 이때마다 사용하는 스툴입니다. 아무래도 소파와 러그 위에서 무언가를 마시고 인센스를 피우는 일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데요. 튼튼한 만듦새에 오염과 손상 걱정이 없는 스틸 소재여서 정말 마음 놓고 편하게 쓰는 사이드 테이블이 되어주었습니다.
3. 주방
거실 소파에서 시선을 뒤로 돌리면 주방이 바로 눈에 들어옵니다. 접시나 여러 식기류들은 미리 맞추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며 채워 넣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주방 앞 다이닝 공간에 대해서 특히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요. 식탁과 조명, 의자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서로의 필요와 취향을 정리해 보니 크게 세 가지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거실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모서리는 둥근 식탁, 상황에 맞게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식탁등 그리고 2~3인이 함께 앉기 좋은 벤치와 착석감 좋은 의자, 이렇게 말이죠.
가구는 직접 보고 만져봐야 하는 제 나름의 기준 탓에 여행을 빌미로 한 쇼룸 방문에 지쳐갈 때쯤, 결국 마음에 드는 주방 가구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식탁은 가족과 지인들이 방문했을 때를 대비해 기존 계획보다 조금 큰 사이즈를 들였고, 식탁등은 조도 조절은 물론 색상의 따뜻함까지 조절이 가능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의자의 경우 마음에 드는 벤치 하나를 구입한 뒤 나머지는 '오늘의집'에 스크랩해 두었던 조립 의자를 들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결을 다듬고 정돈하고 싶은 지금의 주방 모습입니다만, 앞으로 변화할 여러 모습들의 시작점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겠다 싶습니다.
부부로서 함께 한다는 감각은 특히나 같이 식사하는 시간에 더 체감되는 것 같습니다. 하루의 기쁨과 고단함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통해 서로의 웃음을 바라보는 일련의 과정이, 각자가 너무나 바쁜 요즘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주방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서로 마주 보고 대화하는 소통의 창구로써도 중요한 공간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가만 보면 위스키나 와인 병도 정말 좋은 오브제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술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이쁘면 진열장 안에 넣어두는 식이었는데, 그 사이 나름 멋진 감성을 자아냅니다.
진열된 술마다 나름의 보관법이 있을 테지만 술을 정말 가끔씩 즐기는 편인지라, 가장 최고의 보관은 병을 개봉하지 않는 것이라 믿으며 눈으로만 마시고 그냥 지나치곤 하네요.
요즘 가장 주력으로 사용 중인 '모카마스터-컵원' 제품입니다. 드립, 에어로프레스, 모카포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된 커피를 모두 즐기지만, 그래도 일상에서는 드립으로 추출된 커피를 보다 선호하는 편입니다.
직관적이고 단순한 작동 방식 탓에 커스터마이징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쓴소리를 듣는 제품이지만, 간편하고 항상 일률적인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만큼 훌륭한 커피 메이커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침실
침실은 문을 여는 순간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두 눈에 바로 담기기를 희망하며 꾸며 봤는데요. 따듯한 색감의 조명 빛 안에서 하루의 남은 대화를 나누다 자연스레 잠드는 공간이 되어줬음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침실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조명은 이전부터 이 공간에 두고 싶었던 제품입니다. 공간을 한순간에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멋진 조명이라 생각해요.
생각 외로 침대 옆에 둘 만족스러운 협탁을 찾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들여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또 한 번의 엄청난 웹 서핑을 통해 '이케아 해킹카구'라는 처음 들어보는 개념의 브랜드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기존 이케아 제품에 결합이 가능한 부속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보는 순간 이거다 싶은 마음에 바로 집으로 들이게 됐네요. 평범하지 않은 포인트가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운 협탁입니다.
침실은 무헤드 저상형 프레임에 두께감 있는 매트리스를 골랐습니다. 수면의 질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되어서 정말 수없이 많은 매트리스에 눕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던 게 기억나네요.
매트리스는 여러 제품에 누워보면 딱 눈이 바로 감기고 미소가 번지는 그런 운명의 친구를 만나게 되니 꼭 직접 누워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라면 곳곳에 블랙 컬러의 침구와 가구를 배치하되 재질이나 어두운 정도를 조금씩 다르게 하여 공간이 너무 단조롭지 않도록 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걸 좋아하는데요. 침실이 뭔가 허전한 것 같아서 주말에 집에 콕 박혀서 그린 그림을 인쇄소에서 출력해 완성한 포스터입니다. 침실 곳곳의 장면과 제가 사랑하는 소품들을 가져와서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 위에는 아스파라거스가 한껏 분위기를 내주고 있는데요. 어느 날 지나가다 발견한 미니 트레이에 이렇게 식물을 담으면 너무 예쁠 것 같아서 충동구매 해놨더니, 이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탄생했습니다. 다른 쓰임을 가진 사물이 화분과 결합된 형태가 너무나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아침 햇살이 한가득 들어오기 직전의 발코니 쪽 모습입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면 바로 보이는 공간인 만큼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고 싶었습니다.
검은색 스탠드 행거에는 그날그날 가벼운 손가방이나 조금 춥다 느껴질 때 걸치기 좋은 겉옷을 한 번씩 걸어두고 있어요. 바로 옆의 홍콩야자는 혹시나 침실이 답답하진 않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정말이지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어나서 마주칠 때마다 매번 참 기분 좋은 아침을 선물해주는 친구 입니다.
5. 서재
첫 번째 작은방은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과감하게 두 가지 책상을 붙여, 방 전체를 차지하는 커다란 작업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방을 만들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서로를 마주 볼 수 있을 것, 실컷 어질러도 상관없을 만큼 책상이 넓을 것, 책상 위에 놓인 것들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새하얀 공간이 될 것, 이렇게요.
이곳은 특히 서로의 취향과 필요에 관한 대화가 많았던 공간이어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의 준비 끝에 탄생했습니다. 블라인드를 달고 책상을 붙인 뒤, 조명과 삼각 잎 아카시아를 생각했던 위치에 두고 나니 너무나 만족스러운 장면이 펼쳐져 참 기뻤습니다.
많은 대화를 통해 각자 중요한 것들을 인테리어에 녹여낸 덕분인지 더덜어내거나 더할 것 없이 깔끔한 작업 공간이 되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고개를 돌리면 다양한 소품과 액자를 올려둘 수 있는 매거진 랙과 긴급한 카페인 공급을 도와줄 캡슐 커피 머신이 위치해 있습니다. 지나치게 새하얀 공간은 원치 않았던 제 취향이 반영되어 여러 가지 색상의 소품들을 두기 좋으면서도 최소한의 수납이 가능한 매거진 랙을 구매하게 됐습니다.
매거진랙 상단 좌측 편에서는 한 번씩 인센스와 향초를 피웁니다. 화산과 계단 모양의 오브제는 모두 인센스 홀더인데요. 특히 인센스와 관련된 소품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이쁜 소품들은 "그걸 사서 어디에 쓸 거야?"라는 질문에 부딪치곤 하는데, 그때마다 인센스 홀더라는 기능이 그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되어준달까요. 이쁜데 완벽한 변명까지 함께인 친구들이라 특히 마음이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책상 위에 올려둘 것들을 멋스럽게 진열해 보자는 단순한 취지였는데, 덕분에 깔끔하고 넓은 책상과 보고 있으면 기분 좋은 포인트 존이 함께 생긴 것 같아 꽤나 만족스럽네요.
서재 책상 중앙에서 주인공처럼 우뚝 서있는 이 친구는 아르떼미데의 톨로메오 마이크로 테이블 조명입니다. 대학생 때 주황색 빛을 머금은 버섯 모양의 네시노 조명을 처음 보고는 아르떼미데에 반했었는데요.
조명이라는 사물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아마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르떼미데는 저에게 참 여러모로 클래식한 인상을 줍니다.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서재 공간을 계획 중이던 찰나 자연스레 생각이 났고, 깔끔하면서도 영롱한 자태에 이번에도 마음을 빼앗겨버린 것 같네요. 톨로메오는 특히 사이즈 고민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방 전체를 환하게 비출 목적이 아니라면 마이크로 사이즈 적극 추천드려요.
개인적인 업무가 있을 때는 이렇게 블라인드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에 조명을 조금 더해 사용하다가 커피도 틈틈이 뽑아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냅니다.
최근 다녀온 삿포로 여행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체리를 한가득 쌓아두고는, 처음 쥐어보는 오일 파스텔로 삿포로의 설경을 그려봤어요.
생각보다 그럴듯하게 표현된 부분에서 놀라다가도 뭔가 엉성하게 그어 놓은 선에 배 아프게 웃고 덕분에 즐거운 추억이 또 하나 생겼습니다.
6. 홈시네마
두 번째 작은방은 영화 시청을 위한 공간답게 빛을 차단하고 영상 시청에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빔프로젝터는 사실 아무리 고사양의 스펙으로 넘어가더라도 한낮에 암막 없이 사용하는 것은 큰 만족을 주기 어렵습니다.
시중에 암막 롤스크린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직접 구매해 달아주었고, 바닥은 저희 둘이 함께 고심하다 흑백의 체크무늬가 작은 영화관 느낌도 나고 좋을 것 같아서 '오늘의집'에서 부드러운 질감의 퍼즐 타일을 구매해 설치했습니다.
빈백이 장시간 사용 시 허리 디스크에 좋지 않다는 글을 봐온 터라 망설였지만, 잠깐의 영화 시청 동안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함을 제공해 주어서 어떨 때는 영화보다 빈백에 눕는 게 더 설렐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두 번째 작은방은 뭐랄까요? 작은 영화관이 내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과 설렘을 주는 참 사랑스러운 공간인 것 같습니다.
마치며
집을 바라보는 저희들의 시선과 여러 가지 취향들로 한가득 담아냈던 온라인 집들이 어떠셨나요? 공간을 소개하기 위해 좀 더 집중했던 일련의 시간들 속에서 저도 몰랐던 햇살과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난 건 그 나름의 큰 행복이었습니다.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기에 필요한 대화들과, 서로가 그 안에서 나누는 선택의 이유에 대한 문답들. 자연스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저와 여러분들이 매일 오늘의집을 꾸며나가는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요?
시간 내어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제가 사랑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일상의 행복들을 이곳과 @thisis.mylove 계정에서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집이란 공간을 통해 모두의 일상이 보다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