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이면 문전성시"…북한, 개고기 경연대회 여는 이유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9. 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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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옛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평양단고기식당에서 단고기장맛을 본 남조선과 해외동포들은 조국에 와서 민족의 고유한 향취가 풍기는 곱돌그릇에 담은 진짜 단고기장맛을 보았다며 엄지손가락을 내흔들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기사(2010년 7월 19일자)를 실은 적도 있습니다.

개고기를 다룬 북한 매체 기사에는 김일성이 1952년 6월 회의에 참석한 도인민위원장들에게 단고기장을 해주라고 지시한 일화가 종종 등장하는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우리 인민들이 오랜 옛날부터 즐겨 먹어온 단고기장이 제맛을 살릴 수 있는 비결도 몸소 가르쳐주시였다"는 설명이 따라붙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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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단고기집의 다양한 단고기(개고기) 요리

남북이 오랜 분단을 겪으며 이질성이 커진 식문화 가운데 하나는 개고기입니다.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하 개식용종식법)' 시행으로 개고기 판매 금지를 앞둔 남한과 달리 북한은 단고기(개고기의 북한식 명칭)를 '민족의 전통식'으로 장려합니다.

매년 여름철, 특히 복날이면 단고기 전문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북한 당국도 해마다 전국단위의 단고기 요리 경연대회를 열고 대내외 매체를 통해 대회 결과를 소개합니다.

올해도 지난 7월 22~25일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가 평양 여명거리 요리축전장에서 전국 '단고기 요리경연'을 개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의 보도를 보면 평양단고기집, 창광봉사관리소 단고기집, 대동강구역종합식당 문흥단고기집, 평북 신의주시사회급양관리소 남서단고기집, 평남 증산군사회급양관리소 증산단고기집, 함흥시 회상구역종합식당 회양단고기집, 함북 경성군사회급양관리소 경성단고기집, 자강 성간군사회급양관리소 단고기집, 서성구역종합식당 와산단고기집 등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개고기 전문점이 실력을 겨뤘습니다.

요리의 종류도 '보신탕' 또는 '개장국'으로도 불리는 단고기장 외에도 단고기등심찜, 단고기갈비찜, 단고기토막찜, 단고기내포(내장)볶음, 단고기조밥 등 다양합니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도'에 의해 개고기 요리가 노동당 시대에 와서 찜, 무침, 졸임, 볶음, 냉채, 보쌈, 묵 등 각종 요리법을 다 갖춘 전통식으로 풍부하게 발전했다고 자랑합니다.

유명 개고기 전문점에서는 여름철마다 말복 맞이 봉사, 품평회 등 이벤트도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북한의 옛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평양단고기식당에서 단고기장맛을 본 남조선과 해외동포들은 조국에 와서 민족의 고유한 향취가 풍기는 곱돌그릇에 담은 진짜 단고기장맛을 보았다며 엄지손가락을 내흔들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기사(2010년 7월 19일자)를 실은 적도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개고기를 각별히 여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고기를 다룬 북한 매체 기사에는 김일성이 1952년 6월 회의에 참석한 도인민위원장들에게 단고기장을 해주라고 지시한 일화가 종종 등장하는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우리 인민들이 오랜 옛날부터 즐겨 먹어온 단고기장이 제맛을 살릴 수 있는 비결도 몸소 가르쳐주시였다"는 설명이 따라붙곤 합니다.

김정일은 평양단고기집 건축안을 직접 점검했으며 통일거리 명당에 위치를 선정했을 뿐 아니라, 평양단고기집이 "단고기요리를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하겠다"고 교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김정은의 경우 개고기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평가는 드문 편입니다.

김정은이 평양단고기집의 운영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고기의 품질관리를 지시하는 '온정'을 보였다고 북한 매체가 소개하는 정도입니다.

북한이 개고기를 장려하는 배경은 '전통 식문화' 발전 외에도,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유용하게 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소고기는 매우 귀하고, 돼지고기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는 해도 일반 가정에서 직접 사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젊은층에서도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입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hyun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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