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피 빨아들이는 패드 정체는

마트에서 구입하는 소고기나 연어를 보면, 팩 바닥에 얇은 패드가 깔려 있다. 고기에서 흘러나온 붉은 액체를 빨아들여 포장 안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용도인데, 정작 이름이나 안에 무엇이 들었지는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그저 '고기 밑에 깔려 있는 종이'로 여겼던 작은 패드에는 꽤 정교한 소재 기술이 숨어 있다.

이 물건은 일반적으로 드립 패드(drip pad)나 흡수패드(absorbent pad), 소커 패드(soaker pad)로 불린다. 육류뿐 아니라 생선과 해산물 포장에 널리 사용되며, 포장 안에서 나온 액체가 고이거나 밖으로 새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구조는 제품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체로 액체가 통과하는 부직포나 필름 안쪽에 흡수재를 넣고, 다시 액체가 새지 않도록 겉면을 감싸는 방식이다. 흡수재에는 목재 펄프나 셀룰로오스 같은 재료가 사용되고 일부 제품에는 고흡수성수지(SAP)가 들어간다.

소고기 밑에 깔린 드립 패드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SAP는 기저귀나 위생용품 등에 쓰인다. 물이 닿으면 내부로 수분을 끌어들여 크게 부풀면서 젤처럼 변한다. 이 때문에 매우 얇은 패드도 겉보기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액체를 머금을 수 있다. 고기 밑에 깔린 패드가 시간이 지나면서 도톰해지는 것도 이런 흡수 과정 때문이다.

이때 패드를 접거나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내부 압력이 올라가 밀봉 부분이 터지거나 필름이 찢어질 수 있다. 내부에서는 젤이나 축축한 펄프 같은 물질이 나온다. 모든 식품용 흡수패드가 SAP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패드 안에서 나온 물질을 무조건 고흡수성수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패드가 빨아들이는 붉은 액체는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핏물이라고 부르는 액체는 혈액이 아니다. 도축 과정에서 혈액의 상당 부분은 제거되고, 포장된 고기에서 나오는 붉은 액체는 근육 조직에서 빠져나온 수분에 미오글로빈 같은 단백질이 섞인 것이다. 이를 고기 드립이라고 부른다.

고기 드립을 흡수한 패드는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다. 힘을 주면 터지는데, 내부의 젤은 하수구에 그대로 흘리지 않는 편이 좋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미오글로빈은 근육에 산소를 저장하는 단백질로 붉은색을 띤다. 고기 드립이 피처럼 보이는 이유다. 흡수패드는 이를 빠르게 빨아들여 고기가 드립에 잠기지 않도록 해준다. 고기에서 나온 드립이 포장 안에 고이면 운반 과정에서 새거나 주방과 냉장고를 오염시킬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드립을 잔뜩 머금은 패드가 찢어졌다면 안에서 나온 내용물을 물로 씻어 싱크대로 흘려보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SAP는 물을 흡수해 팽창하는 성질이 있다. 소량이 들어갔다고 배수관이 막히지는 않겠지만, 많은 양의 흡수재가 배관 안에서 부풀거나 음식물 찌꺼기 등에 걸리면 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패드가 터졌다면 내용물을 키친타월이나 휴지로 닦아내 일반 생활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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