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찻잔 속 태풍’… 주가 변동성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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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시도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실제 주주총회 결과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적극적 주주권 행사 움직임이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시도가 대부분 실패로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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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표결집 한계… 줄줄이 부결돼
이슈마다 주가 출렁… 개미들 불안
증권가 “우호세력 만드는 게 필수”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태광산업 주주총회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 제안한 액면분할, 주당 1만원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3개 안건이 상정됐으나 표 대결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같은 달 24일 BYC 주총에서도 트러스톤은 배당금 증액, 액면분할, 자사주매입, 감사위원 선임 등을 주주제안해 안건들이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의 퇴진을 이끌어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30일 JB금융지주 주총에서 주당 900원 배당금 지급 안건을 제시했지만 부결됐고, 사측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715원 배당금 지급 안건이 통과됐다. 얼라인이 추천한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 선임 의안도 부결했다. 올해 주총시즌에서 행동주의 펀드와 사측 간 대표적인 대결 구도로 주목받은 KT&G에서도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제안한 현금 배당안이나 사외이사 증원 및 후보 추천 안건들은 부결됐다.
올해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적극적 주주권 행사 움직임이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시도가 대부분 실패로 끝난 것이다. 기업 내 지분율이 작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소액주주나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설득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실패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주가는 강한 변동성을 보였다. KT&G는 안다운용과 FCP가 제시한 각각 7867원, 1만원의 현금배당안이 부결되고 이사회 측의 5000원 안이 통과되자 주총 당일에만 주가가 2.40% 떨어졌다. 주가는 지난달 31일 8만3900원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동에 힘입어 지난 1월25일 기록한 연중 고점(9만6400원) 대비 12.96% 급락한 수준이다.
주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경우 행동주의 펀드가 승리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31일 남양유업 주총에서는 그동안 있었던 ‘오너 리스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심리로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추천한 심혜섭 법률사무소 대표가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행동주의 단독으로는 기업의 행동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와 연합하거나 기관투자자 내지 일반주주를 우호세력으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주주행동주의가 제기하는 이슈가 일관성 있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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