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샀다고 자랑했는데”…현실감 미쳤다는 싱크홀 탈출 ‘한국 영화’

영화 싱크홀 스틸컷. / 쇼박스

EBS1 한국영화특선에서 지난 16일 방영된 영화 ‘싱크홀(SINKHOLE)’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하루 평균 2.6건의 싱크홀이 발생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수치다. 단순한 땅 꺼짐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이다. 그런 위협을 그대로 영화로 옮긴 작품이 최근 EBS 방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영화 ‘싱크홀’이다.

영화 싱크홀 출연진. / 쇼박스

이 영화는 지난 2021년 8월 처음 극장에서 공개됐다. 당시엔 200만 명 넘는 관객이 영화를 찾았다.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차승원·김성균·이광수·김혜준·김홍파가 출연한 이 영화는 재난 상황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렸다.

제목 그대로, 거대한 싱크홀이 도심 속 빌라를 통째로 삼키는 설정이다.

이사 당일, 가족과 동료를 초대해 집들이를 하던 중 갑자기 바닥이 갈라지고 건물이 통째로 지하 500미터 아래로 떨어진다.

현실에선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감독은 오히려 이런 상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에서만 매년 약 700건 넘는 크고 작은 싱크홀이 발생하고, 그 대부분이 주거 밀집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무너진 평범한 하루

영화 싱크홀 차승원. / 쇼박스

극 중 동원(김성균)은 11년 만에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 평범한 직장인이다.

오랜 월세 생활을 끝내고 가족과 함께 자가를 마련한 첫날.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는 회사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한다. 하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갑자기 들린 굉음과 함께 땅이 무너졌고, 새 집은 순식간에 지하로 사라졌다. 마주치기만 하면 다투던 위층 주민 만수(차승원), 동료 대리(이광수), 인턴 은주(김혜준)까지 모두 함께 갇히게 되며 예측 불가능한 탈출기를 시작한다.

싱크홀을 배경으로 한 생존 서사는 한국 영화에서 흔치 않았다. 이전까지의 재난 영화는 대부분 화재나 감염, 지진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 싱크홀 김성균. / 쇼박스

영화 ‘타워’에서 초고층 빌딩의 화재를 다뤘던 김지훈 감독은 이번엔 땅속으로 시선을 돌렸다. ‘싱크홀이 생긴 땅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단순한 재난 그리기를 넘어, 낯선 지하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긴장과 인간관계를 함께 풀어냈다.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어떻게 갈등하고, 또 어떻게 공감하게 되는지를 그려낸 방식도 주목받았다.

코믹과 생존 사이…차승원의 낯선 얼굴

영화 싱크홀 스틸컷. / 쇼박스

차승원은 영화 속에서 층간소음에 민감한 주민 만수를 연기한다. 이른바 ‘프로 참견러’다.

생계를 위해 쓰리잡을 뛰는 현실 캐릭터지만, 재난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의외의 인간미가 드러난다. 그의 존재는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극 중 인물 간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용한다.

차승원은 모델 출신 배우로, 드라마 ‘아테나’, ‘화정’, ‘우리들의 블루스’ 등에서 활약했고, 영화 ‘독전2’, ‘낙원의 밤’, ‘어쩔수가없다’ 등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2024년에는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받았다.

동원 역의 김성균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억척스러운 가장이자 책임감 강한 인물로 등장한다.

영화 싱크홀 이광수. / 쇼박스

차분하지만 강단 있는 그의 연기는 지하 500미터 공간에서 벌어지는 위기 상황에 무게감을 더한다.

김성균은 ‘군도’, ‘화이’, ‘열혈사제’, ‘서울의 봄’ 등에서 선 굵은 캐릭터를 맡아왔고, 최근에는 드라마 ‘무빙’과 ‘열혈사제2’에도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싱크홀 김홍파. / 쇼박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어딘가에서는 땅이 꺼질 수 있다는 사실. 영화 ‘싱크홀’은 그 불안을 영화로 옮기면서, 실화보다 더 생생한 공포를 전달한다.

단지 공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비현실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고 탈출을 시도하는 인물들의 행동은, 결국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가 던진 질문은 단순히 ‘지하 500미터에서 나올 수 있을까’가 아니다. 바로 그 안에서 누구와 함께 버텨낼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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