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2번 이상 찾은 오사카 맛집 3

이성균 기자 2023. 1. 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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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가봤던 식당을 또 가는 건 절대 쉽지 않다. 지도 앱에 한없이 남아 있는 다음 맛집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한 번 더 가고 싶게끔 하는 곳들이 있다. 오사카에서 2번 이상 맛본 식당 3곳을 모았다.

오사카를 찾는 한국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오사카 도톤보리 

●고급 라멘을 향해
토리소바 자긴

한국의 국밥처럼 일본 라멘의 다양성은 엄청나다. 돼지고기와 닭, 멸치, 조개 등 육수의 베이스가 되는 재료에 따라 나누기도 하고, 면과 먹는 방식, 간을 하는 재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번엔 닭이다. 오사카에서 진한 닭 육수를 활용한 라멘을 맛보고 싶다면 토리소바 자긴(鶏Soba 座銀)을 찾으면 된다. 여러모로 한 번은 맛볼 가치가 있는 라멘 집이다. 이미 현지인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라 오픈 전부터 사람이 꽤 많고, 하루종일 끊임없이 자리가 채워진다. 가게 내부는 검은색으로 꽤 차분한 느낌이 나고, 전부 카운터석으로 구성돼 있다.

보통 라멘집처럼 카운터 좌석이 전부다

대표메뉴는 국물이 있는 토리소바와 면을 육수에 찍어 먹는 토리츠케 소바다. 이곳은 가고시마현 사쿠라지마의 닭을 사용한다고. 사쿠라지마를 비롯해 가고시마현은 닭과 닭육회로 유명한 지역이다. 좋은 닭고기를 이용한 국물은 진하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포타주 같은 크리미한 질감은 라멘이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처럼 느껴지게 한다. 고명으로는 돼지고기 목살로 만든 차슈와 우엉 튀김을 올린다. 국물 맛이 진하니 차슈는 담백하게 내는 점도 특징이다. 또 의외로 우엉 튀김의 고소함이 라멘과 잘 어울린다. 염도는 조금 강한 편인데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일본 현지인들도 줄 서서 먹는 토리소바 자긴

오히려 츠케멘이 좀 더 순해서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츠케멘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시작해도 좋겠다. 탱글탱글한 면을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맛의 국물에 찍어 먹으면 된다. 평소에 면 식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난바의 소박함
사가마치노 텐동

난바와 도톤보리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여행지다.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사람들로 가득 차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이러한 곳에서 소박한 텐동(튀김덮밥) 가게, 사가마치노 텐동(坂町の天丼)을 만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난바, 도톤보리와 맞닿아 있는 센니치마에지만 말이다.

소박한 텐동 가게, 사가마치노 텐동

그만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자리했다. 가게는 무척 협소하다. 6명 앉으면 끝나는 카운터석뿐이다.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는 이들의 편안한 접객 덕에 식사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메뉴는 텐동(650엔), 가키아게동(600엔, 야채튀김덮밥), 아까다시(50엔, 된장국) 3가지다. 이곳을 찾는 대다수가 텐동을 시키고, 국물이 필요하면 붉은 된장으로 끓인 미소시루를 주문하면 된다. 이곳 텐동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새우튀김 3개와 김 튀김 한 장이 전부다. 6500원으로 절대적인 가격은 저렴하지만, 구성을 보면 부실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맛은 풍성하다. 새우튀김을 베어 먹는 순간 입안 가득 새우의 향이 맴돈다.

텐동 모양새는 소박하지만, 새우튀김과 밥의 조화가 훌륭하다

기름의 고소함과 튀김의 바삭함, 새우의 촉촉함 3박자를 고루 갖췄다. 고슬고슬한 밥과 쯔유의 깊은 맛까지 더해져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오사카에 먹을 게 워낙 많으니 워밍업 수준으로 양도 알맞다. 여기에서 시동을 걸고, 도톤보리와 난바에서 다양한 간식과 디저트를 섭렵하는 것도 좋은 코스다.

●오늘부터 1인 1판
피제리아 다 티그레

요쓰바시 또는 니시오하시역에서 가까운 피제리아 다 티그레(ピッツェリア ダ ティグレ)는 숨은 맛집이다. 뭘 보러 가는 게 아니라 그저 이 식당을 가기 위해 찾아야 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피자를 맛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단, 메뉴는 피자만 있다. 파스타, 샐러드 등은 없고, 피자에 곁들인 와인과 음료만 준비돼 있다.

가격도 좋다. 한국에서 꽤 수준 높은 이탈리안 피자를 맛보려면 최소 1만5,000원, 2만원을 훌쩍 넘기는 건 부지기수다. 마르게리타 950엔(한화 약 9300원), 디아볼라 1,350엔(한화 약 1만3,000원) 수준이며, 가장 비싼 피자 아틸리오(Attilio)도 1,750엔이다. 심지어 포장하면 50엔 할인된다.

 U자형 카운터 좌석의 실내
피자는 1인 1판이다. 피제리아 다 티그레의 디아볼라 피자

인테리어는 단순하면서도 이탈리아의 느낌을 내고 있다. 정면으로 큰 화덕이 보이고 U자형 카운터로 좌석 배치가 돼 있다. 피자를 앞에 두면 생김새에서 벌써 맛있음이 느껴진다. 특히 이 집은 자르지 않고 주는 게 특징인데, 소스랑 올리브 오일이 가득한 피자를 자르면 그 수분을 도우가 흡수한다. 도우의 식감을 죽이기 때문에 먹는 사람이 한 조각씩 잘라서 먹으면 된다. 도우가 워낙 좋다 보니 물리지 않고 1판 먹는 건 일도 아니다. 왜 이탈리아 사람들이 피자는 1인 1판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페퍼론치노를 넣은 올리브 오일을 곁들이면 매콤한 맛도 즐길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피제리아 다 티그레의 장점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에 선정될 만큼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좋아하는 피자 가게다

게다가 에디터의 어머니는 이곳 피자를 접한 후 한국에서 피자 가게를 갈 때마다 오사카 여행을 이야기하곤 한다. 맛이야 취향을 탈 수 있겠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오사카의 피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참, 미쉐린가이드 오사카편에서 빕구르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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