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화담숲에서는 조금 다른 여름이 시작된다. 초록으로 짙어진 숲 사이로 피어난 수국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듯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 이곳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꽃 정원’이 된다.
서울에서 차로 40분 거리라는 접근성과 함께, 오늘(6월 17일)부터 시작된 수국축제는 여름 꽃 명소를 찾는 이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지다.
단순히 꽃이 아름다운 장소를 넘어, 배리어 프리 관광과 생태 보전이라는 진정성까지 갖춘 화담숲은 지금 꼭 가봐야 할 이유로 가득하다.

화담숲 수국 축제는 양적인 규모뿐 아니라, 품종의 다양성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약 7만여 그루, 100종이 넘는 수국이 숲길을 따라 층층이 펼쳐지며 마치 초여름 바다처럼 울렁이는 풍경을 만든다.
산수국, 아나벨, 라임라이트 등 다양한 수국이 저마다의 색과 모양으로 피어나 단순한 포토존을 넘어 하나의 식물 도감처럼 느껴질 정도다.
걷는 내내 초록의 숲과 어우러진 수국의 색채는 계절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보기만 해도 시원한 ‘눈으로 마시는 여름’이 이곳에서 완성된다.

화담숲의 진가는 모노레일에서 드러난다. 숲속 경사로를 따라 1.2km를 순환 운행하는 이 모노레일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모두에게 동등하게 열려 있는 ‘평등한 자연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유모차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가족도 불편 없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는 배리어 프리 관광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약 20분간의 탑승 시간 동안 고요한 숲과 꽃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걸음이 어려운 사람도 자연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화담숲은 단순히 잘 꾸며진 정원이 아니다. 이곳은 LG상록재단이 생태계 보전과 복원을 목표로 수년간 가꿔온 공익적 자연 공간이다.
수국원뿐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 단풍나무원 등 총 16개 테마 정원이 사계절 내내 그 계절만의 감동을 전한다.

수국 시즌이 끝난 후에도 방문할 이유가 충분한 이유다. 체계적인 관리 아래 숲길 하나하나에도 배려가 스며 있고, 꽃을 위한 장소가 아닌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철학이 공간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러한 깊이는 화담숲을 단순 관광지를 넘어, 살아 있는 생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수국이 절정을 이루는 6월 말부터 7월 중순, 화담숲은 여름꽃 여행의 가장 완벽한 타이밍을 맞이한다.
한여름의 혼잡한 피서지 대신, 고요하고 품격 있는 정원을 거닐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은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단, 방문 전에는 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입장권과 모노레일 탑승권은 모두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으며, 성수기에는 조기 마감되는 경우도 많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선 오전 이른 시간대 방문을 추천한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