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된 배달앱 시장…배민 8조 매각가 두고 시장 '온도차'

독일계 배달 플랫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가 국내 배달앱 1위 우아한형제들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DH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약 8조원 수준의 희망 매각가를 두고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여전히 국내 시장 1위 플랫폼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배달앱 시장 성장세 둔화와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하면 잠재적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4.7조에 인수해 8조에 파는 DH…성장성 여전 vs 몸값 부담

16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DH는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복수의 글로벌 기업에 발송했다. 국내 플랫폼 공룡 네이버를 비롯해 미국의 우버, 중국의 알리바바 등이 투자설명서를 전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가격이다. DH가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매각가는 약 8조원 수준으로 2019년 인수 계약 체결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 약 4조75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인수 후 배달의민족은 꾸준히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연 매출 5조원 규모로 성장한 점을 프리미엄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소비 확산의 대표 수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까지도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은 5929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플랫폼 기업 가운데서도 높은 수익성을 나타냈다.

다만 시장에서는 8조원 수준의 몸값이 현재 시장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업이익(5929억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DH가 제시한 8조원 몸값은 약 13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이다. 통상 성장세가 둔화된 성숙기 플랫폼 기업의 멀티플이 7~9배 수준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마케팅 경쟁에 비용 급증…성장 둔화된 배달앱 시장

잠재적 인수 후보들이 높은 가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국내 배달앱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던 배달 시장은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플랫폼 간 무료배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 최근 3개년 주요 실적 지표 추이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특히 쿠팡이츠와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아한형제들의 비용 부담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실적 흐름을 보면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비용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3년 3조415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조283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비용 역시 2조7156억원에서 4조6901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3년간 영업이익은 6998억원에서 6408억원, 5929억원으로 3년간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라이더 운영과 관련된 외주용역비다. 외주용역비는 2023년 1조2902억원에서 지난해 3조1543억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쿠폰·프로모션 중심의 마케팅 경쟁까지 겹치면서 광고선전비 지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료배달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늘어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재무 여력 측면에서도 부담은 남아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연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약 6100억원, 이익잉여금은 41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자체 현금창출력은 우수한 편이지만 향후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과 라이더 운영 비용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규모 인수 이후 잠재적 인수자의 추가 투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기준 올해 상반기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약 60% 수준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쿠팡이츠는 무료배달 전략 등을 앞세워 약 30%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현재와 같은 경쟁 구도에서는 시장 점유율 유지 자체에도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동일한 서비스를 두고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민라이더스 운영 비용과 쿠폰·프로모션 관련 비용 등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앱 내 이커머스 서비스인 B마트와 혼밥족을 겨냥한 한그릇 배달 서비스, 외국인 고객을 위한 다국어 서비스 등 신규 고객층 확대 전략을 지속 추진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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