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은 못 씹는 쓰디쓴 샌들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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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이빨로 사정없이 물어뜯는 것을 막기 위해 쓴맛을 가미한 슬리퍼가 개발됐다.

브라질 샌들 브랜드 '브리짜(Brizza)'는 개들이 주인의 샌들을 물어뜯어 못쓰게 만들지 않도록 쓴맛을 넣은 비치 샌들을 최근 공개했다.

반려견들은 주인의 샌들은 물론 신발을 종종 물어다 특정 장소에 놓거나 심하게 물어뜯는다. 주인의 체취가 신발에 많이 묻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개들은 이 과정에서 가죽이나 고무 부분을 씹는 재미에 맛을 들이기도 한다.

이런 습성은 신발을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반려견 건강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샌들이나 신발에 부착된 금속 액세서리가 그대로 개의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브라질 패션 업체가 내놓은 쓴맛 나는 샌들. 개들이 물어뜯다 탈이 나지 않도록 배려한 제품이다. <사진=브리짜 공식 트위터>

브리짜는 반려견들이 주인의 샌들을 물어뜯지 않도록 벤조산 데나토늄(denatonium benzoate)을 동원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 중 가장 쓰다고 알려진 벤조산 데나토늄은 브리짜 샌들 표면에 전체적으로 도포됐다.

업체 관계자는 "벤조산 데나토늄은 너무 써서 기네스북에도 오른 물질"이라며 "개들에게 불쾌감을 줄 뿐, 신체에 어떤 장애도 유발하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의사들에 따르면 개의 위장 수술 원인 중 3분의 1이 주인이 신던 샌들의 고무 조각"이라며 "사람들이 예쁘게 신으려고 온갖 장신구를 부착한 샌들은 반려견에게 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덩치가 큰 개들이 작정하고 신발이나 샌들을 물어뜯으면 의외의 사달이 날 수 있다. <사진=pixabay>

브리짜는 스니커즈 등 과자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 마즈(MARS)의 반려견 식품 브랜드 페디그리의 자문을 받았다. 이를 통해 개들이 핥거나 씹더라도 악영향을 주지 않는 쓰디쓴 샌들을 만들어냈다.

업체 관계자는 "벤조산 데나토늄은 무려 10억 배로 희석해도 강렬한 쓴맛이 남는 물질이지만 인간이 섭취해도 해는 없다"며 "개들이 쇼크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의 용량을 샌들에 도포해 혐오감만 주는 제품"이라고 전했다.

벤조산 데나토늄은 샴푸나 세제, 화장품은 물론 SD 카드 같은 소형 전자제품에 소량 혼합된다. 반려동물은 물론 아기들이 입에 넣고 씹거나 빨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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