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분석] 현대 쏘나타 디 엣지 vs 혼다 신형 어코드, 최고의 패밀리 세단은?
지난 4월, 혼다코리아가 신형 어코드 1.5L 가솔린 터보 모델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쳤다. 11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이전보다 차분한 안팎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엔진, 최신 안전 및 편의장비를 앞세워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 현대차는 파격적인 외모와 다양한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쏘나타 디 엣지를 공개했다. 두 차의 차체 사이즈와 실내, 파워트레인, 연간 유지비 등을 항목별로 비교해 봤다.
글 최지욱 기자( jichoi3962@gmail.com)
사진 현대차, 혼다
차체 크기 및 외관
두 맞수는 4.9m 이상의 중형세단이다. 차체 길이는 어코드(4,970㎜)가 60㎜ 길고 높이 역시 5㎜ 높다. 너비는 1,860㎜로 같다. 휠베이스는 쏘나타가 2,840㎜로 어코드보다 10㎜ 길다. 몸무게는 쏘나타 1,490㎏, 어코드 1,495㎏로 5㎏의 차이가 있다.
쏘나타는 파격적인 성형을 감행했다. 얼굴에 ‘끊임없이 이은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라고 부르는 수평형 주간 주행등(DRL)을 달았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공기 흡입구는 모두 범퍼에 심었다. 옆모습은 낮고 긴 보닛과 매끈한 지붕 라인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뒷면엔 리어 스포일러가 떠오르는 가니시와 ‘H’자 그래픽을 그린 ‘H 라이트’를 끼웠다.
어코드는 차분한 디자인을 앞세웠다. 앞모습에 얇은 LED 헤드램프와 육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끼웠다. 범퍼는 마주 오는 공기를 효과적으로 흘려보내도록 둥글게 디자인했다. 옆면은 쿠페처럼 떨어지는 지붕 라인, 굴곡 없는 캐릭터 및 벨트 라인으로 마무리했다. 뒷모습에는 블랙 베젤로 마감한 LED 리어램프를 넣었다.
실내 및 편의장비
다음은 실내 비교. 쏘나타는 운전자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했다. 대시보드에는 현대차 최초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얹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하나로 이었다. 전자식 기어 버튼이 있던 센터콘솔에는 넓은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기어 레버는 운전대 뒤로 자리를 옮겼다.
어코드의 인테리어는 직선이 주를 이룬다. 대시보드에 격자무늬 패턴을 그린 유광 블랙 패널을 심었다. 공조장치를 제외한 모든 기능은 7인치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최상위 트림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요즘 차에서는 보기 드문 기계식 기어 레버도 눈에 띈다. 각도를 운전석 방향으로 5°가량 기울여 조작성을 높였다.
패밀리카로 접근하는 소비자에겐 트렁크 크기도 중요하다. 쏘나타의 기본 용량은 VDA 기준 480L다. 어코드는 472L로 쏘나타보다 약간 작다. 흥미로운 점은 어코드는 이전 모델보다 15L 넓다. 반면 쏘나타는 구형보다 30L 줄었다.
안전 및 편의장비는 어떨까? 쏘나타는 엔트리 트림인 프리미엄부터 펜더 LED 방향지시등과 전 좌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운전석 전동시트가 기본이다. 주력 트림인 익스클루시브에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내비게이션‧클러스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간다. 최상위 모델 인스퍼레이션엔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시동 및 결제)과 원격 주차 보조,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을 기본화했다.
물론 어코드도 만만치 않다. 모든 트림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Honda Sensing)’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90° 시야각을 지닌 카메라와 120° 광각 레이더를 통해 자동차와 보행자, 모터사이클, 자전거, 차선, 교통 표지판 인식률을 높였다. 어코드 최초로 저속 영역(시속 0~65㎞)에서 앞차와의 거리 유지, 가속 및 감속, 조향 등을 돕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Traffic Jam Assist)’도 넣었다. 또한, 쏘나타와 달리 무선 폰 프로젝션을 지원한다.
파워트레인 및 연간 유지비
신형 어코드의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 직렬 4기통 1.5L 가솔린 터보 엔진,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물린 2.0L 가솔린 앳킨슨 사이클 엔진 중 고를 수 있다. 쏘나타는 2.0L 가솔린 자연흡기와 LPG, 1.6L 및 2.5L 가솔린 터보, 2.0L 하이브리드 등 다섯 가지 선택지를 마련했다.
어코드의 경우 1.5L 가솔린 터보 엔진만 국내 환경부 배출가스 및 인증을 마쳤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쏘나타는 1.6L 가솔린 터보 모델을 무대에 올렸다.
쏘나타의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m를 낸다. 어코드에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m를 뿜는 직렬 4기통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쏘나타보다 배기량은 100㏄ 낮지만 최고출력은 어코드가 10마력 높다. 최대토크는 쏘나타가 0.5㎏·m 더 강력하다. 최대토크 뽑는 구간은 어코드 1,700~5,000rpm으로 쏘나타(1,500~4,500rpm)보다 넓다.
참고로 어코드와 같은 엔진을 쓰는 6세대 CR-V 터보는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어코드 역시 기준을 만족하면 공영주차장 주차비 감면,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각 파워트레인의 기술 차이도 알아두면 좋다. 어코드의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연료 분사 시스템과 촉매 장치를 개선해 효율을 높였다. 또한, 고강성 크랭크축과 오일 팬을 더해 엔진 소음을 줄였다. CVT엔 급가속 시 자동변속기가 기어를 바꾸는 듯한 느낌을 구현하는 ‘스텝 시프트 프로그램(Step Shift Program)’을 넣었다.
쏘나타의 1.6L 가솔린 터보 엔진에는 ‘CVVD(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이 들어갔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흡기 밸브 여닫는 타이밍은 물론 깊이까지 제어한다. 그 결과 기존 엔진보다 출력은 4%, 연비는 5% 이상 높였다. 배출가스는 12% 줄였다. 또한, 압축비를 4:1→10.5:1까지 조절해 가변 압축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연간 1만5,000㎞를 주행했을 때 1년 유류비는 얼마가 나올까? 5월 첫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1L당 1,661원)을 기준으로 연간 1만5,000㎞ 주행하는 운전자의 연간 주유비를 계산했다. 쏘나타는 약 184만 원, 어코드는 183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기름 가격을 복합연비로 나눈 뒤 운행 거리를 곱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다. 자동차세는 쏘나타 1.6 29만820원, 어코드 1.5 27만2,620원이다.
가격 및 보증기간
가장 중요한(?) 가격은 공평한 비교가 어렵다. 신형 어코드가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북미 판매 가격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트림은 LX와 EX 두 가지로 가격은 LX 2만7,295달러(약 3,654만 원), EX 2만9,610달러(약 3,964만 원)다. 쏘나타는 1.6L 가솔린 터보 기준 프리미엄 2,907만 원, 익스클루시브 3,295만 원, 인스퍼레이션 3,664만 원이다.
보증기간은 크게 ①차체 및 일반 부품 ②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 두 가지로 나눈다. 어코드는 항목에 관계없이 모두 3년 또는 10만㎞를 보증할 전망이다. 쏘나타의 차체‧일반 부품 보증 기간은 3년‧6만㎞. 기간은 어코드와 같지만 주행거리 기준은 어코드가 더 넉넉하다. 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은 쏘나타가 어코드보다 2년 더 보증한다(선도래 기준).
총평
네 가지 항목에 걸쳐 비교한 신형 쏘나타와 어코드. 쏘나타는 파격적인 외모와 다양한 편의장비, 어코드는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무난한 안팎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예정이다. 두 차 모두 연간 자동차세와 유류비가 비교적 저렴한 만큼 구매 포인트는 개인 취향에 달렸다. 과연 올해 중형세단 ‘한일전’ 승자는 누구일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