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FTA 개선협상 개시…친환경차·화학제품 영국길 넓힌다

세종=최민경 기자 2023. 11. 21.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3.11.21.


정부가 영국과 FTA(자유무역협정) 개선협상을 시작한다. 양국 FTA 개선협상에선 공급망과 에너지, 디지털 분야의 신통상 규범을 반영하고 기존의 복잡한 협정을 간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관절차를 디지털화하고 원산지와 정부조달 규정의 자유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강력한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양국 간 반도체 협력도 약속했다. EU(유럽연합)를 탈퇴한 영국의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영국진출길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케미 베이드녹(Kemi Badenoch) 영국 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22일(현지시간) 한-영 FTA 개선협상 개시 선언문에 서명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 영국과 FTA 개선협상 추진에 합의한 후 1년 9개월 만이다.

양국은 △핵심 소재·부품 등의 통관절차 간소화 △청정에너지·바이오경제 분야의 기술장벽 제거 및 투자 증진 △자유로운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전자적 전송물의 무관세 영구화 △무관세 수출을 위한 원산지 기준 개선 등을 추진한다.

양국은 EU에서 조달한 부품·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원산지 특례조항을 올해 말에서 2025년 말로 2년 연장하는 것에도 별도 합의했다. 자동차 등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정부는 한영 FTA의 원산지 규범에 의해 구축된 공급망을 우리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개선할 수 있도록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수출 잠재력이 큰 친환경차에 대한 공급망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영국 상대 수출 규모는 2018년 1461대에서 지난해 3만2558대로 급증했다. 2030년 이후 영국 내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됨에 따라 친환경차 수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로운 한-영 FTA가 발효되면 양국 산업 생태계 간 공급망 협력이 강화되고 K-콘텐츠 진출 등 상호 디지털 무역 확대를 통한 신시장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며 "양국 기업 간 무역의 원활화가 대폭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과 영국은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22일 반도체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양국간 반도체 분야 △인력양성 △R&D(연구개발) △공급망 협력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AI(인공지능), 디지털, 원전, 우주과학, 바이오, 양자 기술,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31건의 MOU를 체결한다. 기업간 전략적 협력뿐 아니라 경동나비엔, 효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약 2700억원 규모 계약도 체결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한영 양국이 '윈윈'하는 통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무역 공급망은 탈EU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영국의 대(對)EU 수입은 연평균 3.1% 감소한 반면 비(非)EU권에서의 수입은 연평균 4.6% 증가했다. 영국이 수출입하는 주요 품목 중 자동차·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등은 EU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등 공급망이 대체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3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 간 자유무역협정인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는 등 통상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어 공급망 탈 EU화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마디로 우리 기업이 영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정부는 FTA 개선협상과 첨단 산업 협력을 통해 대영 수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공급망을 확대·강화한다는 목표다.

영국 입장에서도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협력국이 될 수 있다. 한국처럼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원전, 방산, 통신, 조선,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기술력과 제조능력을 갖춘 나라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영 FTA 개선협상에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담아 우리 기업의 대영 수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수출과 투자 확대에 기여하는 FTA 공급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