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3일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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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라시야마를 가기로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 6시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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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교토는 분위기가 참 좋은듯

이 어스름이 밝아오는 거리의 느낌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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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를 가려면 전철을 한 번 갈아타야 한다

같은 회사 노선인데도 돈을 두 번 내야한다니 내 안의 김치블러드가 날뛰는 기분

하지만 그렇다고 걸을 용기는 없어서 그냥 피를 억누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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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탔는데...너무 고급스럽게 생겨서 좀 쫄았다

혹시 추가요금 붙은 객실인가 싶어서 구글맵 다시 확인하고 밖으로 나와서 차량 쭉 돌며 봤는데 다 똑같이 생겼길래 그래 까짓거 돈 더내라 하면 그때 내면 되지 하고 그냥 앉음

다행히 추가요금 같은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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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 일찍 도착한 아라시야마

역내에 켜진 등이 참 예쁘더라


메이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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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라 기온도 낮은데다 아라시야마라는 이름답게 바람이 많이 불어 약간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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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추위따윈 강의 정경 앞에 날아가버렸구연
저 둑에 있는 새 두마리가 한참동안 가만히 있길래 조형물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움직이더라

아라시야마는 강이 커서인지 새가 참 많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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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입구에서 반겨주는 도게츠교

이거 보자마자 와 진짜 오길 잘했다 하고 만족도 풀로 올라감

햇살 받아서 약간 목조처럼 보이는데 석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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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한적한 역사도 이뻤고... 닫은 가게들도 여유롭게 구경하는 맛이 있는 거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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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를 걷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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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걷다 나온 텐류지

전날까지 절을 하도 많이 다녀서 좀 고민했는데 어차피 크게 할일도 없겠다 그냥 들어가 봄

저 비석이 워낙 멋있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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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하루 이틀 차이인데 그 사이에 단풍이 더 들기 시작한 느낌임


여기서 약도를 보니까 또 치쿠린으로 이어지더라고

치쿠린은 하도 별로다 담양 대나무숲 이하다 하는 평을 많이 들은지라 진짜 안 가려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이 시간대에 어차피 사람도 없을거고 당장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게도 안 열었고...해서 그냥 들어가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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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과 햇살은 사진 치트키

근데 요즘 폰카 보정 진짜 이쁘게 잘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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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이 한적하게 걸으니까 나쁘지 않더라

그러다 갈림길 쪽에서 슬슬 빠져나와야겠다 싶어 옆길로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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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를 걸으며 이름모를 꽃들 구경하고 다시 큰길로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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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뭔가 엄청 대단해보이는 건물이 나오는거임

아니 진짜 무슨 문화재의 바겐세일이냐고

저 비주얼을 어케 참음 바로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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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보니 정말 거두절미하고 넓은 공터와 큰 본당이 바로 튀어나오는 상남자식 구조였다

잠시 구경하는데 샐러리맨들이나 학생들이 본당 앞 공터를 지나서 출근하고 등교하고 하더라

뭔가 문화재 속에서의 일상감이 느껴져서 신기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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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러레인데 공익광고 포스터 그렸더라

신기해서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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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원래 목적지였던 오르골 박물관에 도착..했지만 개점이 10시라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이 때 시각은 8시 30분 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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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선 아침을 먹고 몽키파크나 가야겠다 싶어서 거리를 걷는데... 문을 연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교토 다니며 느끼는 건데 가게들이 10시에 문열고 5시에 닫으면 대체 수익을 어떻게 내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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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대로 자판기에서 발견한 칼로리메이트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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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자마자 아침영업하는 킷사텐 발견함ㅋㅋ

타이밍 레전드


바로 들어갔는데 다시마키타마고(계란말이)가 시그니처인 가게 같더라고

추천메뉴인 다시마키 라이스 버거와 자색고구마라떼를 주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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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온 자색 고구마 라떼
색 이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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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뒤를 이어 나온 다시마키 라이스버거

말이 라이스버거지 그냥 야끼오니기리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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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밥, 즈케모노, 달걀말이, 차조기 잎으로 구성되어 있었음

달걀말이는 달지 않고 짭조름
쇼유로 간한 거 같더라

차조기는 개인적으로 불호이기도 하고 맛도 좀 난잡해지는 느낌이라 쏙 빼내서 먼저 다 씹어삼켜버리고 먹음

많이 배고프기도 했지만 그거 감안해도 충분히 맛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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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시킨 자색고구마 라떼도 맛있었음
고구마 퓌레가 진해서 까슬까슬한 질감이 느껴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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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맛나게 아침을 먹고난 뒤

입가심 용으로 칼로리메이트를 꺼먹으며 다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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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몽키파크인데

걸어온 길을 정반대로 가서 다시 도게츠교를 넘어야 함

슬슬 여는 가게들도 하나둘 보이고 사람들도 나타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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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파크로 가는 길에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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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파크 입구

입장료는 600엔으로 생각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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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개뿔이고 사실 몸으로 추가지불해야 하는 거였구연

몽키파크는 해발 180m인가 하는 언덕에 있는데 가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길다

혹시 일정에 넣을 생각 있으면 체력 고려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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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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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곳곳에 배치된 각종 퀴즈나 트리비아 판넬들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길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거의 다 왔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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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보이기 시작하는 원숭이들...

근데 사실 원숭이도 원숭이인데 처음 도착하고 제일 감동스러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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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전경임

장애물 없이 탁 트여있어서 교토의 전경이 어느정도 보인다

다른 절들은 은근 언덕이나 나무들이 도심을 가려서...여기가 내가 간 곳 중에서는 제일 뷰가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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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시원해 이게 전망대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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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키=상도 함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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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자체는 전망도 좋고 원숭이도 많고 벤치도 있어 멍때리기 최적화인 곳이긴 한데

아쉽게도 햇살을 피할 장소가 전무해서 해가 센 날이면 눈이 많이 부시다


공원 한쪽에 평상이 있는 별실이 있으니 햇살를 피하고 싶으면 그쪽으로 들어가면 됨

해당 별실은 원숭이용 먹이를 파는 곳이기도 해서 관광객들이 주는 먹이 받아먹는 원숭이 구경도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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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없게도 아라시야마에서 다른 관광지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품었는데

청수가 은각사는 커녕 금각사도 안 보이더라

대신 도시를 지나는 철도와 기차는 보임


철도가 미니어처처럼 지나는 걸 보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기분이 센치해지더라고

덕분에 한 시간 넘게 여러 생각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굉장히 좋았음

체력이 있다면 가보는 걸 추천한다


사진첨부 관계로 2편에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