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맞짱뜨는 유쾌하고 용감한 '부산 언니들' 이야기

▲ 영화 <마녀들의 카니발> ⓒ 씨네소파

부산의 일터, 가정, 학교 등에서 여성 인권을 위해 활동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녀들의 카니발>이 지난 9월 25일 개봉했습니다.

부산의 여성 운동사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주류 역사가 다루지 않았던 감춰진 이야기들을 전하죠.

특히 거의 3~40명의 출연자가 등장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부산 여성들의 투쟁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박지선 감독은 "미투 선언 이후 많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한목소리를 냈지만, 차별과 폭력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일상은 여전한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일까 확인해 보고 싶었다"라며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전했는데요.

1988년 '부산근로여성의집', 2000년 부산대학교 페미니즘 축제 '마녀들의 카니발', 2016년 '부산성차별성폭력끝장행동' 등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지역 여성들의 큰 움직임을 다룬 영화 <마녀들의 카니발>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통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부산의 여성들은 좌절과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서로의 연대를 통해 유쾌하게 맞서왔는데요.

영화는 그들의 용감한 모습과 날카로운 유머를 통해 관객들에게 통쾌한 에너지를 전달하죠.

마냥 무겁기만 한 주제가 아니라,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데요.

1990년대 가부장적인 문화가 지배적이던 부산에서 월급봉투와 생리휴가를 쟁취해 내고, 대학교 앞 흡연 시위를 하고 학내 최초 페미니즘 축제를 기획하는 등의 용감한 언니들의 모습은 속 시원한 사이다 모멘트를 제공합니다.

<마녀들의 카니발>은 다양한 세대의 여성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연대하고 공감하며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지 보여주는데요.

특히 주목할 점은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30년 전과 지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늘 같은 구호를 외치며 싸우고 있는 여성 운동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편, 그 운동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느끼게 해주기도 하죠.

현수막과 걸개를 내걸던 모습에서 각자의 깃발을 들고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발화하는 오늘날의 모습까지, 이 모든 움직임은 세대를 초월한 여성들의 연대와 공감으로 묶이는데요.

박지선 감독은 "부산이란 도시가 가진 역사 속 여성의 삶은 오늘의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된다"라고 밝혔죠.

한편, <마녀들의 카니발>은 24회 부산독립영화제 개막작을 시작으로, 9회 부산여성영화제, 10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초청, 16회 여성인권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여성영화제를 휩쓸었는데요.

또한, 20회 인천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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