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다보니 술 생각 뚝, 그 돈 아껴 러닝화 산다"…애슬레저 열풍 '활활'

하수민 기자 2024. 10. 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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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짠 '마라탕후루'부터 유튜브 '숏츠' 등 도파민을 좇던 젊은 세대가 달라졌다.

전문적이고 세세한 '건강관리'와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저속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패션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자발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헬스디깅'부터 '헬시플레저' '저속노화' 다양한 키워드들이 등장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러닝코어, 에슬레저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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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저속노화' 시장이 뜬다 ③
[편집자주] 달고 짠 '마라탕후루'부터 유튜브 '숏츠' 등 도파민을 좇던 젊은 세대가 달라졌다. 전문적이고 세세한 '건강관리'와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저속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저속노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유통업계는 원물 재료를 강화한 건강식품부터 제로당, 알콜음료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뷰티업계에선 '슬로에이징' 캠페인이 벌어진다. 떠오르는 '저속 노화' 트렌드와 시장을 조명하고 실제로 가능한지, 과도한 욕구는 아닌지 함께 짚어본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2024 뉴발란스 마라톤 런 유어 웨이(Run Your Way)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요즘에 나온 러닝화 계급도를 보면서 제가 목표하는 거리에 맞는 쿠션감 등을 고려해 제품을 샀는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러닝(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진 직장인 김정호(29)씨는 최근 러닝화를 3켤레 구매했다. 헬스장에서 신을 제품부터, 단거리 마라톤 경기를 위한 제품, 산책용을 큰맘 먹고 마련한 것. 김씨는 "러닝을 하다 보면 기록 단축에 욕심이 생겨 러닝화에 투자하게 됐다"면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술도 줄이게 됐는데 그 아낀 술값으로 사는 거라고 생각해서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만성 질환이 생기는 것을 막는 '저속 노화'가 떠오르면서 고효율의 유산소 효과를 낼 수 있는 러닝을 선택하는 2030이 늘고 있다. 저속노화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 러닝이 심폐 건강과 만성질환에 도움을 주는데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지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2030 대세 운동이 된 러닝은 골프나 테니스처럼 고가 장비가 필요 없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데다, 장소 예약 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 받아 인기다.

러닝 열풍 속에서 성능으로 줄을 세운 '러닝화 계급도'가 등장하는가 하면 러닝화를 다채롭게 코디하는 '러닝코어(running+core)룩'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러닝 제품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런닝화를 성능에 따라 줄을 세운 '러닝화 계급도'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최상위의 '월드클래스'부터 그 아래로 '국가대표' '지역대표' '동네대표' 등 순으로 내려가는 식이다. 가장 아래에는 '입문용'으로 추천된 러닝화들이 나열돼 있다. 이 계급도는 러닝 인플루언서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닝 인플루언서와 함께 작성한 '러닝화 계급도 2024' 일부. /사진= 다나와 화면 캡처


러닝화 계급도가 퍼지고 러닝화가 러닝 퍼포먼스와 직결된다고 알려지자 러닝화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무신사에서 러닝화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 이상 증가했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패션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3조13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까지 늘어났다. 이중 러닝화 시장 규모만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닝 열풍에 러닝코어를 중심으로한 에슬레저룩도 인기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애슬레저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배 가량(546%) 증가했다. 3부, 5부, 7부 등 다양한 기장으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바이커 쇼츠' 거래액은 140% 늘었다. 이너웨어로 입기 좋은 '브라탑' 거래액은 45% 증가했다.

젝시믹스와 데비웨어 같은 K애슬레저 브랜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젝시믹스는 에이블리 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8.3배 이상 늘었으며, 데비웨어의 '커브 랩 크롭티' 8월 거래액도 전월 대비 128% 증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자발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헬스디깅'부터 '헬시플레저' '저속노화' 다양한 키워드들이 등장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러닝코어, 에슬레저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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