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업계의 을사년 첫 상품대전이 경증환자 대상의 간편건강보험군에서 펼쳐지고 있다. 건강체보다 우량한 고객 위주의 건강보험 상품이 최근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유병력자 중 비교적 경증에 해당하는 질병 치료력을 가진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틈새공략으로 풀이된다.
1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상품으로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한 곳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다. 주로 상품 구성 중 입원이나 수술 이력을 세분화해 기간에 따라 보험료에 차등을 두는 형태를 채택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해상은 이달 초 입원과 수술의 고지기간을 각각 5년까지 분리해 가입유형을 35가지로 세분화한 '내삶엔(3N)맞춤간편건강보험'을 내놓았다. 기존에는 입원과 수술 중 하나만 해당돼도 입원과 수술을 모두 해야 하는 유병자와 같은 수준의 보험료를 내야 했지만, 입원과 수술을 별도로 나눠 보험료의 차이를 뒀다.
또 무사고계약전환 제도를 도입해 가입 이후 사고력이 없다면 1년마다 상위 등급의 고지유형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 측은 "건강한 유병자가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치료 이력 구분을 세분화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선보였다"며 "가입 이후 건강관리를 잘하면 보험료를 더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입 유형에 따라 최대 9년 동안, 최초 가입 대비 최대 38%의 보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KB손보는 기존에 내놓은 간편건강보험 '3.N.5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을 업그레이드한 '3.N.5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했다. 3.N.5는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 기간으로 △최근 3개월 이내 질병 확정, 의심소견, 입원, 수술, 추가 검사 의사소견 여부 △최근 N년 내 입원 또는 수술 여부 △최근 5년 내 6대 질병(암, 심근경색, 뇌졸중, 협심증, 심장판막증, 간경화) 진단 여부 등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3.5.5' '3.2.5' '3.0.5' 간편보험만 다뤘으나 N년을 0~6년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가입 기준을 세분했다. 또 현대해상과 마찬가지로 무사고계약전환 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특약 종류를 200가지로 늘려 암, 뇌혈관, 심장 진단비를 비롯해 고객이 원하는 보장을 조합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KB손보는 업계 최초로 유병자보험에 요양병원 상해입원일당, 방문요양 급여 지원금, 데이케어센터 급여 지원금, 시설·재가 급여 지원금 등 요양·간병보장을 담았다. KB손보 관계자는 "이번 상품 출시로 경증부터 중증 유병자까지 아우르는 세분화한 유병자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다양한 분석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도 이날 '통합간편건강보험'을 선보이며 한 발 더 나아가 3.N.5의 N년 범위를 10년까지 늘려 타사와 차별화를 추구했다. 기존에 없던 3.4.5 상품도 추가한데 이어 7~10년 전 입원·수술로 보험 가입을 망설였거나 더 비싼 유병자 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던 고객의 선택권을 넓힐 계획이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