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문보경” 장내 방송에 LG 응원석 ‘탄식’…염 감독은 들었는가

사진 제공 = OSEN

대타 등장에 응원석 ‘술렁’

지난 일요일 경기다. 잠실 더비 마지막 날이다. (2일 LG 트윈스 – 두산 베어스)

6회까지 베어스가 앞선다. 스코어 6-3이다.

이어진 7회 초다. 트윈스에게 기회가 열린다. 오지환의 볼넷이다. 1사 1루가 됐다. 다음은 7번 타자 차례다.

잠시 게임이 멈춘다. 3루 쪽 벤치의 움직임 탓이다. 구심을 향해 뭔가를 외친다. 타자를 바꾸겠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대타’ 기용이다.

미리 준비된 건가? 아닌 것 같다. 교체 선수는 그제야 모습을 드러낸다. 대기 타석에서 빈 스윙을 서너 번 돌려본다.

동시에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 “대타, 문보경.”

그때였다. 관중석이 술렁인다. 3루 쪽이다. 원정 팀을 응원하는 자리다. 이날은 트윈스 팬들이 모인 곳이다.

많은 사람이 내는 감탄사다. 때문에 정확한 형언은 어렵다. 대략 “아~” 하는 소리로 들린다. 혹은 “어?” 하는 의문사도 섞였다.

둘 중 어떤 표현이든 마찬가지다. 그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반응이다.

경기 종반이다. 모처럼 맞은 기회다. 승부처까지는 아닐지 모른다. 그래도 내내 끌려가던 흐름은 바꿀 수 있다. 그런 설렘과 기대감이 마땅한 시간이다.

하지만 전혀 의외다. 반대의 감정이 드러난다. 의구심이 가득하다. 혹은 ‘탄식’이다. 심지어 ‘못마땅함’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댓글이 그렇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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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한 관중들이 집으로?

결과도 마찬가지다.

대타는 초구를 건드린다. 안쪽으로 꺾이는 슬라이더(132km)였다. 완전히 먹힌 타구는 1루 앞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손쉬운 아웃 1개가 올라간다.

다음은 8번 이주헌 차례다. 그 역시 삼진으로 물러난다. 이걸로 끝이다. 더 이상 트윈스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최종 스코어 8-3, 베어스 승리)

이 경기는 SPOTV가 실황 중계를 맡았다. 당시 상황이 그대로 전달된다. 특히 묘한 장면이 잡힌다. 3루 쪽 관중석(LG 응원석)이 담긴 화면이다.

‘대타 기용’의 순간이다. 몇몇 팬이 경기장을 등진다. 계단을 올라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다. 실제는 알 수 없다. 이들의 행선지 말이다. 화장실을 가는 건지. 아니면 매점으로 가는 것인지.

하지만 이 장면을 놓고 시끌시끌하다. 일부는 그렇게 주장한다. ‘실망해서 집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 추측을 내놓는다. 관전을 포기하고 나가버리는 장면이라는 뜻이다.

어찌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종반 승부처 아닌가. 그런 중요한 때다. 그런데 갑자기 그라운드를 외면한다? 어디로 가버린다? 별로 일반적이지는 않다.

눈을 번쩍 떠도 부족할 판이다. 보통이라면 그렇다. 그런데 이들은 다르다. 별로 관심 있는 실루엣이 아니다. 백팩을 멘 것도 그렇다. ‘귀가’라는 추론이 그럴듯해 보인다.

대타 기용 순간 마치 경기장을 떠나는 듯한 팬들의 모습이 잡힌 중계 화면. SPOTV / TVING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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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결정권자를 향한 날 선 비판

팬들의 비판은 강렬하다. 목적지도 뚜렷하고, 분명하다.

대타, 당사자가 아니다. 기용한 주체에 엄중한 목소리를 낸다.

7번 타자 3루수의 타석이다. 선발은 구본혁이었다. 상대 선발(좌완 웨스 벤자민)을 감안한 기용일 것이다.

투수가 바뀌었다. 우완 김정우가 올라왔다. 여기에 따른 선택이다. 좌타자 문보경이 대타로 나선 이유로 보인다.

그런데 상당수 팬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좌/우도 중요하다. 그러나 타격감, 컨디션이 더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라는 주장이다.

첫 번째는 최근 타율이다.

7월은 구본혁의 달이다. 팀 내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18경기에서 무려 4할을 쳤다(40타수 16안타). 반면 문보경은 최하에 가깝다. 2할도 못 미친다. 0.192(73타수 14안타)에 그쳤다.

당일(8월 2일)도 마찬가지다. 구본혁은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3회)를 기록했다.

의외의 숫자도 있다. 좌우 상대 기록이다. 그러니까 우투수 상대 타율 말이다. 시즌 내내 구본혁(0.292)이 문보경(0.255)을 앞선다.

물론 중량감이라는 측면도 있다. 홈런은 0개, 8개로 문보경이 훨씬 많다. 또 다른 세부 지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팬들의 지적은 아주 간단하다. 그리고 명료하다.

‘왜 하필 그 대목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를 빼냐.’

‘대신 깊은 슬럼프에 빠진 타자를 내보내냐.’ 하는 것이다.

KBO 홈페이지
KBO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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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꺼내야 할 ‘회사원론(論)’

결국은 또다시 그 얘기로 돌아간다. ‘회사원론(論)’ 말이다.

“컨디션 나쁘면 빼고, 유망주를 기용하라고 (여론은) 말한다. 그런데 조직이라고 하면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회사에서도 내가 팀장으로 몇 년 동안 성과를 냈는데, 당장 몇 개월 못했다고 내치면, 그 조직이 어떤 신뢰를 얻겠나.”

한 매체에 보도된 염 감독의 말이다.

이 멘트는 반향이 컸다. 상당한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팬들은 다시 묻는다. ‘프로야구 선수가 회사원과 같냐.’ 그런 반문이다.
요약하면 이런 주장이다.

‘프로 구단이고, 직업 선수다.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는 곳이다. 무엇보다 성과가 우선된다. 철저히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거기서 가치가 실현된다.’

그러니까 회사원과는 엄연히 다르다. 신뢰, 온정 같은 단어는 어색할 때가 많다. 그걸 바탕으로 한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늘 비판과 질타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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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부침은 있기 마련이다. 일시적인 슬럼프도 흔하다. 어느 정도는 참아줘야 한다. 기다림도 필요하다. 그게 원활한 조직 관리일 것이다.

하지만 정도의 문제다. 상황과 분위기도 살펴야 한다. 계속 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마냥 기회를 주는 것이 맞는지. 그 사이에 조직 전체가 위험에 빠지지는 않는지. 유기적이고, 유연한 인사 조치가 필요한 건 아닌지. 그런 종합적인 결정이 리더의 역할이다.

관중석의 탄식은 가볍지 않다.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팬들이 많다. 아마 당사자도 느꼈을 것이다. 염 감독의 귀에도 들렸을 것이다.

누군가 그런 댓글을 남겼다.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이냐. 팀을 위해서도, 문보경 본인을 위해서도. 아무래도 옳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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