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여당 내 우려 확산…여성단체들과 기자회견,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 발의

일부 여당 의원들이 13일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대하는 여성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여당 내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장윤기 사건에 대한 여론 악화가 뚜렷해지면서 오는 14일 예정된 여당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희·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노동자회 등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와 함께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된다’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남희 의원은 “개혁의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그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며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장애인·여성 등 형사 사건 피해자들이 수사 지연과 반복되는 진술 등으로 여러 피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 단체의 우려를 반영한 별도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도 검토 중이다.
여성단체들은 여당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방침에 우려를 표했다. 전다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경우 중요한 것은 경찰의 수사권 남용, 부실 수사에 대한 실효적 대책”이라며 “검사의 수사지휘와 보완수사권, 전건송치 제도를 통해 경찰 수사를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은희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장은 “피해자 권리를 외면하고 정치적 논리만 앞세우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개정안 발의 움직임도 있다. 홍기원 의원이 오는 14일 발의 예정인 개정안에는 검사의 수사 개시 및 보완수사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 성폭력과 아동·청소년 학대, 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등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 침해 사건, 구속·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도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 도중 의견 충돌이 빚어졌다. 민주당 A의원이 ‘시한이 촉박하거나 경찰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범죄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검찰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의원은 다만 검찰이 보완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사실을 파악하면 경찰로 이첩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 한 소위 위원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여론이 악화하자 여당 내 고민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지금이라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미 보완수사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의가 장기화한 만큼 당 TF가 발의한 개정안을 통과시킨 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최근 여당 단체대화방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일부에서 “(이미) 합의된 상황 아닌가”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당내 이견이 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사법 체계에서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는다는 문제로만 귀착해버리면 국민이 본의 아닌 피해를 보게 되고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경찰·검찰이 상호 견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출신 다른 의원은 “지금까지 검찰이 일부 수사권만을 갖고도 남용했는데, 경찰에 독점적 수사권을 주면 경찰에는 문제가 안 생기겠나”라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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