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 감독, 'SON 인종차별→FA에 기소' 벤탄쿠르 감쌌다..."손흥민이 용서했어, 속죄할 기회 주자"
[포포투=김아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인종 차별 발언으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 기소당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만회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관련해 인터뷰에서 남긴 발언으로 인해 FA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벤탄쿠르는 기소 사실에 대해 19일까지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FA는 공식 성명을 통해 “벤탄쿠르는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해 FA 규정 E3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적절한 행동을 했거나 모욕적인 언행을 사용해 경기의 평판을 떨어트렸을 경우에 해당하는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있었다. 또한 FA 규정 E3.2에 정의된 '중대한 위반'을 포함한다. 국적 및 인종, 또는 민족적 기원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발언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인종차별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그는 한 우루과이 방송에서 손흥민이 언급되자, “쏘니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주면 어떤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라는 농담을 하면서 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파문을 일으켰다. 아시아인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는 말은 동양인에 대한 흔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꼽힌다.
현지에서도 사건을 조명했다. 영국 'BBC'를 비롯해 현지 매체에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조명했고, 영국 '타임스'는 벤탄쿠르의 발언이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벤탄쿠르는 논란 직후 개인 SNS에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24시간이 지나고 사라지는 형태의 게시물이었기 때문에 축구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손흥민은 약 5일이 지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고,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토트넘도 공식 채널을 통해 입을 열었지만, 별다른 징계 없이 인종차별에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프리시즌 기간 벤탄쿠르에 관한 질문에 이미 끝난 일이며, 손흥민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말하면서 말을 아꼈다.
FA를 통해 기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는데 약 3개월이 지나서야 기소가 확정됐다. 만약 벤탄쿠르가 출전 금지 등의 징계를 받는다면 최소 6경기에서 최대 12경기까지 출장 금지가 주어질 수 있다. 토트넘에는 악재다. 일단 벤탄쿠르는 기소 사실에 대해 19일까지 답변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아스널전 출전은 가능하지만, 징계가 확정되면 장기간 뛸 수 없어 핵심 전력을 잃게 된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시 한 번 벤탄쿠르를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아스널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고, 둘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했다. 벤탄쿠르는 이미 자신의 말에 대해 사과했고 손흥민도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으로서 항상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늘 그러지는 않는다. 우리 모두 실수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처벌만 중요한 게 아니라 속죄하고 배우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만약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하고 관용적인 사회를 만든다면 벤탄쿠르가 이번에 저지른 실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걸 보여줘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로부터 배우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던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프리시즌 기간에도 벤탄쿠르의 논란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이 일은 이미 끝났다. 손흥민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그는 우리를 인도하고 어떻게 할지 알려줄 거다. 처리되는 중이고, 추가 조치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이런 일에는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 쉽다. 가장 중요한 건 영향받은 사람이고, 이 경우는 손흥민이다. 그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고 생각을 전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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