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폭락 전조? 부동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서울 거래량 ‘급감’… 2차 대폭락 시작되나?

잘 나가던 서울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습니다. 헬리오시티나 마래푸, 고덕그라시움 등 저명한 대단지도 거래량이 반의 반토막입니다. 고작 한 달 만에 매수세가 갑자기 실종된 건데요. 혹시 2차 대폭락의 변곡점은 아닐까요?

헬리오시티도 거래량 폭락, 10월 중 2천건도 어려워

헬리오시티 거래량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7월만 해도 한 달에 62채씩 거래되며 현존 최대 규모 단지다운 거래량을 보이고 있었는데, 9월이 다 지날 무렵까지 신고된 8월 거래량은 18건에 불과했습니다.

헬리오시티만의 얘기도 아닙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고덕동은 더 빨리 변화가 나타났죠. 고덕그라시움과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거래량은 6월에 총 100건을 기록했었는데, 8월에는 22건으로 줄었습니다. 거래량이 반의 반토막 난 겁니다.

집값 비싼 잠실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엘리트(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거래량은 7월 기준으로 69건까지 늘었는데요. 8월에는 34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둔촌주공 입주 영향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아현뉴타운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8월 거래량이 단 15건에 그쳤죠. 마찬가지로 6월 거래량 대비 1/4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런 거래량 급락은 서울 전체의 현상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7월 무렵 8,647건을 기록한 서울시 거래량은 8월에 5,805건으로 감소했습니다. 9월 거래량은 아직 집계 중입니다만, 신고 기간 절반이 되도록 아직 946건에 그칩니다.

이런 추세면 다 집계해도 2천 건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상대로라면 기록적인 낙폭입니다. 거래량이 폭증했던 2020년 6~7월 무렵에 7·10 대책으로 억지로 주저앉혔던 거래량 낙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대출 규제로 돈줄 막혀… 스트레스DSR 2단계 본격 시행

거래량 급락의 원인으로는 대출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이 대거 공급된 가운데,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절박감에 관망 중이던 미래 수요가 쏠리면서 시행 전후에 낙차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미래 수요의 진입은 구매자 비중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40세대가 올해 초 서울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를 하회하고 있었는데요. 7월에는 66% 이상으로 3%p 이상 늘었습니다. 순수 거래량도 6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대출규제 전에 수요가 서둘러 달려들자, 이제 시장에서는 매물이 급속도로 쌓이고 있습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8월 초 7만 6천여 개까지 감소했던 서울시 매물은 9월 26일 기준 8만 3,540개까지 늘었습니다.

당분간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돈줄이 막히고 있거든요. 시중은행에선 유주택자의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는 한편 만기도 30년으로 축소하고 있고, 생활안정자금 한도도 축소했죠.

특히 조건부 전세대출을 틀어막아 갭투자 차단에 나섰기 때문에, 웬만큼 현금부자가 아닌 투자자는 투자에 나서기 어렵게 됐습니다. 실수요는 실수요대로 9월 전에 대거 매수했으니 당분간 시장에서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래도 집값은 오른다” 소비심리지수 회복, 금리인하 사이클도 시작

다만 시장참여자들의 시각은 아직 낙관적입니다. 소비심리지수도 큰 폭으로 회복되고 있고, 주택시장 소비자 대다수는 내년에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리인하 사이클까지 돌아왔죠.

서울 일대의 소비심리지수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에 99.6p를 기록했던 지수가 단 7개월 만에 140p를 돌파했죠. 소비심리지수가 이만큼 치솟은 건 202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를 기록했습니다. 1년 뒤 집값전망을 조사한 자료인데, 이만큼 치솟은 건 2021년 10월 이래 약 3년만입니다.

게다가 미 연준도 지난달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집값도 당장 하락할 기미는 없습니다. 오히려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지만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8월에 20억을 돌파했고, 엘리트나 고덕그라시움도 신고가를 갱신하는 중입니다.

소비자들의 부푼 기대 속에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은 당분간 얼어붙을 전망입니다. 향후 집값의 향방은 이렇게 신고가를 찍은 집들을 더 비싼 값에 사 줄 수요가 꾸준히 나타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