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BIFF]"박찬욱 감독님의 장-단음 지적, 디테일에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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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제작·각본,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전, 란'의 주역들이 부산을 찾았다.
이날 모더레이터로 나선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대행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여서, 청소년관람불가이긴 하지만 시도해 볼만한 모험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완성도 높은 독립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는데, 그 기조는 변치 않을 것이며 대중성을 생각하면 OTT든 뭐든 제약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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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감독,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등 참석
박찬욱 제작·각본,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전, 란’의 주역들이 부산을 찾았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영화 ‘전, 란’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상만 감독을 포함해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이 참석했다. 김상만 감독이 “10년 만에 영화를 찍게 됐는데 기대와 설렘이 섞여 있다”고 했고, 배우 박정민은 “BIFF에 몇 번 와봤지만 개막식은 처음”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 ‘전, 란’은 신분이 계급으로 나눠지던 조선시대, 무신 출신 양반가의 외와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년시절부터 함께해 동무로 지낸 두 사람이 왜란과 백성의 난을 거치며 서로 칼끝을 겨누게 되는 내용이다. 차승원이 고집스러우면서도 비겁하기 이를 데 없는 왕 선조로 변신했고, 낫 놓고 ‘ㄱ’자도 모르지만 의리와 담력은 누구보다 담대한 의병 범동 역에 김신록, 자애롭고 현명한 김자령 장군 역에 진선규가 열연한다. 악명 높고 교활하면서도 유능한 적장 겐신 역은 정성일이 맡았다.
영화는 왕과 신하, 양반과 노비 등 계급 간 갈등에서 일어나는 일을 첨예하게 보여주며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에 주목한다. 특히 후반부 한 치 앞도 확인하기 힘든 해무에 갇힌 채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천영 종려 겐신이 벌이는 액션 신 역시 압도적이다.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의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김상만 감독만의 미술 디테일은 전쟁과 반란이 오가는 스크린의 모든 순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천영과 종려 외에도 왕과 신하, 의병과 장군 등을 통해 시대가 가진 사회 계급 시스템을 캐릭터가 대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각본과 편집 등 전반적인 조언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원은 “촬영 현장에 처음 박 감독님이 왔을 때, 연기하고 모니터로 오자 특정 단어의 발음이 단음이 아닌 장음이라고 알려줬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이후 강동원 배우가 자신의 대사에서 장단음을 모두 표시해온 것을 보고 놀랐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2000년 대종상 미술상을 수상한 ‘공동경비구역 JSA’로 박찬욱 감독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감독으로서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백성의 고통은 외면하고, 궁궐 재건에 몰두하는 왕의 모습도 지배계급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차승원은 “고약한 왕, 위엄 있는 왕 두 가지만 생각했다. 그러면서 뱀이 똬리를 틀 듯 자리 잡아 양면으로 그 모습이 파생될 수 있게 구현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BIFF의 개막작으로 OTT 대작 영화가 선정된 데 대한 궁금증이 쏟아졌다. 앞서 BIFF는 지난달 3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개막작을 공개했고, 이후 영화계에서는 OTT 상업영화가 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이 적절한 일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독립·예술영화의 진흥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영화제의 상징인 개막작을 상업영화로 선정한 것은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개막작은 조금 더 대중성을 높여 시민 축제로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날 모더레이터로 나선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대행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여서, 청소년관람불가이긴 하지만 시도해 볼만한 모험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완성도 높은 독립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는데, 그 기조는 변치 않을 것이며 대중성을 생각하면 OTT든 뭐든 제약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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