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만든 36년 전 노래인데 韓 대표 국민 노래가 된 명곡
'K-POP 비하인드' 대학생들이 만든 36년전 전설의 국민 노래
1988년 MBC 대학가요제의 마지막 팀으로 등장한 이 밴드는 구성원들 자체가 특별했다. 전원 같은 동네에 자란 절친한 동네 친구 사이였던 이들은 20살이 넘으면서 모두 명문대에 입학한다.
서강대 철학과, 서울대 인류학과, 연세대 토목공학과, 서울대 치의예과, 연세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이들은 음악인을 꿈꾼 한 친구의 주도하에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는 총 16개의 팀이 본선에 올랐는데, 대부분의 팀들은 발라드와 같은 당대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무난한 노래들을 선보였다. 그나마 주병선이라는 학생이 대금 연주가 가미된 국악 퓨전풍의 노래 '고인돌'을 선보여서 사실상 이 학생이 우승을 차지할거라는 예상이 컸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이 밴드는 당시 출전한 팀과 다르게 그룹 사운드 형식의 밴드로 등장해 관객과 심사위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자 지금까지 대학가요제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강렬한 멜로디의 오프닝 전주를 선보이며 모두를 사로잡게 된다.
마침 이 대회의 심사위원중에는 가왕 조용필이 있었다. 훗날 조용필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이 밴드가 나오기 전의 15개 팀의 노래들이 너무 뻔해서 지루했는데, 이 밴드의 전주를 듣고는 바로 대상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현장에서 관객과 심사위원 그리고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이 노래와 밴드는 1988년 연말의 대한민국을 열광시켰고, 3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러 대학교와 스포츠팀의 응원가로 쓰이고 있을 정도로 사실상 국민 노래로 인식되어 전 세대의 사랑을 받고있다. 이 밴드와 곡은 바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이다.
그리고 밴드를 결성하며 이 노래를 작곡,작사한 이는 당시 서강대 철학과 학생이었던 故 신해철이었다. 이전의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신해철은 같은해 여름에 열렸던 MBC 강변가요제에 출전하다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게 되는데, 당시 이상은이 '담다디'라는 특이한 곡과 쇼맨쉽으로 대상을 거머쥔 것을 보고 착안해 '그대에게'를 완성했다고 한다.
이후 무한궤도는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이후 1집 앨범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발표하게 되었고, 새 멤버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정석원을 키보디스트로 영입하게 된다. 이렇듯 지속될것 같았던 무한궤도는 아쉽게도 멤버들 간의 입장 차이로 얼마못가 해체하게 된다.
이후 대부분의 멤버들은 학업을 이유로 사회로 진출하였고, 신해철을 포함한 다른 무한궤도 출신 멤버들은 음악 활동을 지속하며 한국 음악계에 한 획을 긋게 된다.
신해철은 넥스트, 모노크롬, 비트겐슈타인 등의 밴드와 프로젝트로 계속 활동했고, 정석원은 '015B'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며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편 '그대에게'는 이후 여러 뮤지션들을 통해 여러번 리메이크 되었다. 이중 2018년 평창 패럴림픽 폐회식에서 시각 장애인 출신 뮤지션 배희관과 가수 에일리가 전세계인들 앞에서 '그대에게'를 함께 열창한 장면은 현재 까지도 명장면으로 화자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과 이 노래가 한국의 대표 음악임을 알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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