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천장’ 탓? 설날 두고 ‘중국 새해’라는 서구권 회사들
“제가 설날에 고향에 간다고 하면 동료들은 공감하기 어려워합니다. 2주를 쉬게 돼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홍콩 출신으로 영국 런던에서 일하는 켈리(22)는 직장에서 설 명절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 매년 2월이 되면 그는 다른 동료들처럼 연말에 휴가를 내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왜 지금 휴가를 내려고 하는지를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아시아에서 온 여러 외국인 노동자들이 영국에서 겪은 일화를 소개하며 음력 새해 연휴에 대한 현지 기업들의 인식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음력 새해를 기념하는 인구가 20억명에 가까운데도 많은 기업에선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직원들은 자신의 문화적 관습을 설명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BBC는 아시아계 직원들이 느끼는 소외감에는 흔히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으로 인한 현상, 즉 아시아 국적이나 아시아계 이민자가 조직 내 리더 위치에 잘 기용되지 않는 상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지난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 등 동아시아 근로자들에 대해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이들이 고위직에 기용되는 데 장벽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고위직에 동양인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설날을 조직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짚었다.
◆직장 내 다문화주의, 사기 증진에 효과적
기업 입장에서 각 문화의 기념일을 세심하게 다루는 것은 어렵고 품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BBC는 근로자들의 세세한 문화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이들의 소속감을 증진시키고 사기를 북돋아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카산드라 용은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에 걸쳐 아시아 다양성 네트워크(ADN)를 설립해 이끌고 있다. 용은 “나 자신이 직업적으로 성장하면서 나와 다른 아시아계 동료들처럼 (영국 내)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 우리 문화를 축하하는 커뮤니티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확인했다”고 BBC에 말했다.
쳉 컨설턴트는 “(설 명절에 대한) 고용주의 미적지근한 태도는(노동자들을) 회사에 대해 체념하게 하고, 고용주에게 기대해야 할 기대치를 낮출 수 있다”며 “기업들은 정말 많은 직원이 음력 설을 기념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꼭 아시아계 리더가 없더라도 기업들은 충분히 직원들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존중을 보여줄 수 있다”며 “직장 내 다문화 프로그램의 성공은 고위급 리더가 관련 활동을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데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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