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가조작 몰랐다 진술" 김 여사 불기소… "국민 개돼지냐"
김건희 계좌 통정매매 47건 이뤄졌는데…권오수 "김여사 몰랐을 것" 인정
최경영 "바다에 오줌한 번 싼 것" 김용민 "김건희 검찰만 남아"
민주당 "검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특검거부시 파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검찰이 끝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사건을 불기소처분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그 근거가 본인이 주가조작하는지 몰랐으며 권오수 등 주범들도 김 여사가 몰랐을 것이라는 진술이었다. 이에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는 것”, “대한민국 검찰은 사라지고 김건희 검찰만 남았다”는 성토가 나왔다.
이준호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이 17일 미디어오늘에 확인해준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보도참고자료'를 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제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피의자 김건희를 불기소 처분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0~2021년 당시 수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사건 관련 수사에서 주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을 기소한 사건에서 김 여사 피의자 명의 계좌 6개가 시세조종 범행에 사용되었다고 판단했고, 김 여사도 주범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하고 가담했는지 여부를 계속 수사했다고 밝혔다. 이미 3~4년 전에도 이를 알고 수사해왔다는 설명이다.
현 수사팀은 각종 물적 증거와 진술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피의자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피의사실 요지는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신한, DB, 대신, 미래에셋, DS, 한화투자 등 증권계좌 6개에 대해 권오수가 소개한 이아무개 등에 계좌를 위탁하거나, 권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매매하여 시세조종 가담한 자본시장법위반 혐의였다. 검찰의 이전 수사결과와 주범들에 대한 법원 판결(1~2심)에 의하면 범행에 쓰인 김건희 여사의 계좌는 대신증권, 미래에셋, DS증권 거래 등 3개가 유죄 판단의 대상이 됐다. 대신증권계좌는 권 전 회장의 의사에 따라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 미래에셋과 DS증권 계좌는 블랙펄인베스트 측이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이용한 계좌로 판단했다. 권 전 회장 등의 전체 범행에서 인정된 통정매매 98회 중 47회가 김 여사의 대신증권(12회)과 미래에셋(35회) 계좌에서 체결됐으며 통정매매 거래일수는 8일이었다.
검찰은 김 여사의 계좌 미래에셋과 DS증권 계좌의 경우 권 전 회장이 소개한 주식 전문가,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를 위탁한 '일임 계좌'로, 대신증권 계좌의 경우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을 통해 매매 주문을 내는 등 직접 운용한 '직접운용 계좌' 계좌로 분류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일임계좌인 대신증권과 DS증권계좌 거래를 두고 “소개받은 주식 전문가나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 관리를 일임하여 시세조종 거래가 있는지 몰랐고, 계좌관리인이나 권 전 회장이 시세조종 범행을 하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권오수 전 회장과 계좌관리인들들도 모두 피의자에게 시세조종 내지 주가관리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고, 피의자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해 피의자 진술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관리운영을 위탁한 김 여사의 계좌들에서 시세조종성 주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는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이 시세조종(주가조작)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계좌를 일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의 직접운용 계좌(대신증권)에 대해서도 검찰은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 등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직접 매매 결정했고, 개별 거래시 권 전 회장에 물어본 기억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계좌 주문녹취 전반을 확인한 결과,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 김아무개와 상의하며 매매를 결정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이는 해당 직원 진술도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계좌는 2010년 6월25일 62만 주 상당이 DB증권 계좌에서 이체된 후 6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11거래일 동안 순차 매도되어 모두 처분되었고, 주가상황, 매도가격 등 고려하면 거래 자체에 특이점은 없다고 했다.
검찰은 김아무개의 물량 수급 요청을 받은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 연락해 매도 주문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해당 연락의 구체적인 내용, 당시 상황 및 피의자의 인식 등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아예 판단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을 많이 신뢰하는 관계여서 이를 믿고 매매해줬다고 생각한다'는 김아무개와 민아무개의 진술을 들어 “권 전 회장이 자신을 신뢰하는 김 여사에게 범행을 숨기고 단순한 추천 권유를 통해 매도 요청을 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심지어 검찰은 권 전 회장과 같이 통상의 상장사 대표가 선수들을 동원해 시세조종을 한다는 상황이 이례적이고 투자자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사정인 것이 사실이라면서 김 여사의 막연한 사정까지 짐작으로 인정했다. 검찰은 김 여사 계좌로 통정매매 주문이 있었고, 사전에 권 전 회장의 연락이 있었을 것 같다는 정황만으로는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의 범행을 인식하고 매도 주문을 내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다른 피의자들이 김 여사는 몰랐을 것이라고 말하는 진술내용 요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1차 주포인 이아무개는 “김건희에게 시세조종 사실을 알린 적 없고, 김건희는 주가관리 내지 주가부양 사실에 대하여 몰랐을 것”이라고 했고, 김아무개는 “김건희는 권오수가 주가관리를 한다는 것을 모르니까 계좌를 맡겼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이종호 블랙펄 대표는 “권오수가 김건희에게 자신 또는 김아무개 등이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결론은 김 여사 계좌가 광범위한 주가조작의 계좌로 활용됐는데도, 김 여사는 전혀 몰랐다는 것을 검찰이 대신 강변해준 수사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경영 전 KBS 기자는 수사결과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여사 불기소 처분 책임자 이창수 서울지검장의 생각을 두고 “그냥 바다에 오줌 한번 싼 것, 티도 안 난다. 어차피 그 물 속에서 수영치고 놀고 낄낄대지 않는가, 난 그냥 바다에 똥 오줌 한번 싼 것. 언론이, 대중이 잠시 한번 열받아 봐야”라며 “개돼지들아. 그냥 바닷속에서 물장구나 치면서 깔깔대며 살아라, 그게 너희들의 삶이야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검찰은 사라지고 김건희 검찰만 남은 날”이라고 성토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검찰이 기어코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면죄부를 상납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 역시 완전히 붕괴되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무수한 증거와 정황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점을 들어 조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최소한의 공정성마저 상실하고 살아있는 권력의 충견이기를 자처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법과 정의를 짓밟고 조롱할 줄은 몰랐다”며 “검찰의 면죄부 처분은 특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이 특검마저 거부한다면, 국민의 외면 속에 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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