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 포함, 가격대별 블루투스 이어폰 8
안녕하세요, IT에 대해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는 이주형입니다. 요즘 무선 이어폰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의 양상과 비슷합니다. 애플과 삼성이 역사와 전통의 오디오 브랜드를 제치고 맹활약하고 있으니까요. 애플 에어팟과 삼성의 갤럭시 버즈 시리즈도 물론 좋죠. 하지만 지겹지 않나요? 오늘은 다른 선택지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블루투스 이어폰 추천을 준비해 봤습니다.
참고: 아래 명시되는 모든 배터리 시간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경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켜진 상태에서의 공식 시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QCY AilyBuds Pro+ HT10-Hires
QCY는 저가형 무선 이어폰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죠. QCY의 최신작인 에일리버즈 프로+ HT10 (줄여서 HT10) 또한 가성비의 대가 QCY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무손실 코덱인 LDAC을 지원하고, 오픈형 이어폰이면서 에어팟 4(https://the-edit.co.kr/72910)처럼 적응형 ANC 기능을 지원합니다. 가격에서 8배가 차이 나는 에어팟 4 수준을 기대하시면 좀 곤란하지만요. 또한, 최대 두 대의 멀티포인트 연결도 지원합니다. 배터리는 이어버드 단일로 4시간, 케이스까지 합치면 23시간으로 이어버드 배터리가 약간 아쉽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최강의 기능(?)은 가격입니다. 정가가 이미 3만 6,600원 정도이고, 직구로 구매하면 3만 원 아래로도 구매 가능하니까요.
Nothing ear(a)
최근에 뉴진스의 민지가 착용해서 유명해진 이어폰입니다. 낫싱은 원플러스의 창업자인 칼 페이가 만든 새로운 회사인데요. 낫싱을 창업하고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 무선 이어폰인 이어(1)이었을 정도로 이어폰에 진심인 곳이기도 합니다.
이중 이어(a)는 올해 4월에 출시한 따끈한 무선 이어폰입니다. 밀폐형 디자인으로 ANC도 지원하고, LDAC 무손실 코덱과 멀티 포인트 역시 지원합니다. (다만 멀티 포인트 지원 사용 시 배터리 소모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바로 케이스 디자인인데요. 정말 작기도 하고, 투명 플라스틱 디자인의 마감도 훌륭합니다. 특히 노란색은 정말 이쁘죠. 챗GPT에 직접 음성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있지만, 낫싱의 스마트폰과 페어링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시간은 이어버드 5.5시간, 케이스 포함 24.5시간입니다.
상위에 고급형 모델인 이어 3세대가 있지만, 드라이버 진동판 재질과 무선 충전 미지원 등 기능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라 저는 7만 원 더 저렴한 이어(a)를 추천합니다. 가격은 11만 9,000원입니다.
LG 톤프리 UT90Q
LG 톤프리 UT90Q는 사실 이 가격대보다는 윗급의 이어폰입니다. 실제로 출시 당시 가격도 31만 원으로 꽤 비싼 편이었죠. 하지만 출시한 지 2년가량 흐르면서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 상황입니다. 지금은 공인 대리점에서 18만 원대 정도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출시 당시 정가는 31만 원이었습니다.
출시 당시에 돌비 애트모스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첫 이어폰인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했었는데, 그 외의 기본기도 탄탄합니다. 다른 LG 오디오 제품처럼 메리디안이 튜닝을 했으며, 밀폐형 디자인으로 적응형 ANC 역시 지원합니다. 멀티 포인트 기능도 역시 지원하고요. 배터리 시간은 이어버드 5시간, 케이스 포함 16시간으로 케이스 배터리가 짧은 건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톤프리 UT90Q가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바로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입니다. 케이스가 무선 리시버로 동작하여 블루투스로 연결하지 않아도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는 거죠. PC에는 USB-C로 연결할 수 있으며, 그 외 기기에는 3.5mm 이어폰 케이블로도 연결이 가능해요.
JBL Live Beam 3
가격: 22만 8천 원 (오픈마켓에서는 20만 원 이하)
역시 대중 오디오 기기의 명가라 할 수 있는 JBL의 신형 무선 이어폰입니다. 이 이어폰의 특징은 바로 케이스에 1.4인치 디스플레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현재 재생되고 있는 미디어 표시와 더불어 볼륨 조절은 물론, 전용 스마트폰 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이어폰 설정을 조절할 수도 있고 전화가 오면 받을 수도 있습니다. 먼 옛날에 CD 플레이어를 써본 세대라면 작은 디스플레이가 달렸던 리모컨을 생각하시면 될 거 같네요.
그 외의 기능으로는 적응형 ANC와 멀티 포인트 기능, 그리고 IP55 등급의 생활 방진방수를 지원합니다. 같은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안드로이드 기기 간에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오디오 스위치 기능과 이어폰의 위치를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를 통해 알 수 있는 파인더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후자는 우리나라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요.) 배터리 시간은 이어버드 단독 10시간으로 긴 편이고, 디스플레이 사용 빈도에 따라 배터리 시간이 천차만별일 수 있는 케이스는 따로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샥즈 오픈런 프로 2
이번에는 약간 다른 제품을 준비해 봤습니다. ANC 기능도 없고, 심지어 귀에 꽂는 방식도 아닌 특이한 이어폰입니다. 바로 샥즈의 오픈런 프로 2인데요. 두개골을 진동시켜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인 골전도 방식의 이어폰입니다.
골전도 이어폰의 장점은 귀에 이어폰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 어머니도 귀에 있는 염증 때문에 이어폰 같은 걸 넣으면 안 된다는 진단을 받으셨고, 그래도 이어폰은 필요하시니 어떻게 할까 하다가 찾은 것이 바로 샥즈 오픈런 프로였습니다. 과거 골전도 이어폰들은 귀에 직접 꽂는 방식이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서 소리를 전달해서 음질이 좋지는 않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오픈런 프로 2는 그간의 기술 발전 덕분에 그런 문제도 많이 개선됐습니다.
샥즈에는 많은 제품군이 있지만 오픈런 프로 2는 그중에 스포츠 용도로 개발되어 가볍게 차고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추천드리는 이어폰 중 유일하게 완전 무선이 아닌 제품이어서 배터리 시간은 가장 오래가는 12시간입니다. 샥즈도 완전 무선 이어폰 제품이 있긴 하지만, 그 제품은 골전도가 아닌 오픈형 이어폰이라 조금 다릅니다. 가격은 24만 9,000원.
보스 QC 울트라 이어버드
이제 가격대를 좀 올려볼까요. 보스는 노이즈 캔슬링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죠. QC 울트라 이어버드는 이러한 보스의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무선 이어폰입니다. 보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간 음향 기술이 탑재됐으며, 커스텀튠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귀 모양을 측정해 보스가 의도한 오디오 품질을 일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데이터는 노이즈 캔슬링 조정에도 사용되죠. 일반적인 노이즈 캔슬링 모드인 콰이어트 모드와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웨어 모드, 그리고 듣고 있는 음악에 더 깊은 몰입을 할 수 있는 몰입 모드 세 가지 모드를 제공합니다.
세 가지의 이어팁과 더불어 고정밴드도 세 가지 사이즈 중에서 선택할 수 있어 총 9가지의 조합으로 완벽한 핏을 찾을 수 있어요. 배터리 시간은 이어버드 기준 4시간으로 역시 짧은 편이고, 배터리 케이스는 총 세 번 충전이 가능하다고 해요. 가격은 31만 9,000원.
소니 WF-1000XM5
소니 역시 무선 헤드폰과 이어폰 분야에서 빠지지 않고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브랜드인데요. 이중 무선 이어폰 라인의 5세대인 WF-1000XM5는 전 세대 대비 작아진 크기가 눈에 띕니다. 이전 세대는 너무 커서 귀에 넣기조차 힘들 정도였는데, 환영할 만한 업데이트죠. 또한 노이즈 캔슬링을 담당하는 칩과 마이크를 담당하는 칩을 분리하여 각각의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했다고 해요. 이어버드 배터리는 8시간으로 오래가는 것도 상당한 장점입니다. (배터리 케이스까지 합하면 총 24시간)
한 가지 유의점이라면 노이즈 아이솔레이션 이어팁이라는 전용 이어팁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커스텀 이어팁으로 착용감과 음질을 튜닝하는 것을 즐기신다면 조금 유의해야 할 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 정가는 35만 9천 원가량이지만, 잘 찾으면 오픈 마켓에서 30만 원 아래로 구할 수도 있습니다.
B&W Pi8
네, 헤드 모델이 무려 데이비드 베컴입니다.
이번 이어폰 추천에서 가장 가격대가 높은 제품입니다. 이 정도 가격대에서는 사실 제품 자체의 능력보다는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보고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데, 바워스앤윌킨스(B&W)는 그 가치를 충분히 증명해 온 브랜드입니다. Pi8은 헤드폰 모델인 Px8의 카본 콘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하고, 최신 블루투스 표준인 5.4와 무손실 무선 오디오 코덱인 aptX lossless를 지원하는 등 최신 기술을 듬뿍 넣었습니다.
배터리 시간도 이어버드 6.5 시간, 케이스 포함 20시간으로 준수하고, 멀티 포인트 기능과 함께 LG 톤프리 UT-90Q와 비슷하게 USB-C 포트에 동봉된 USB-C 3.5mm 단자 변환 케이블로 케이스와 이어폰 단자가 있는 기기를 연결해 오디오 무선 전송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요. QCY 제품을 열여덟 대 살 수 있는 가격이 되니 그래도 부족한 것은 없어 보이긴 합니다. 혹시 66만 원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카본 콘 드라이버 유닛 등 몇 가지 고급 기능을 빼고 가격을 48만 원까지 낮춘 Pi7 s2 모델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