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보다 더 올랐다
KTX 뚫리자 집값 급등
신규 공급 ‘제로’ 상태
지방의 한 소도시 아파트값이 서울 인기 주거지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중부내륙철도 개통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경북 문경과 영주가 그 주인공이다. 공급 부족 속 교통 호재가 겹치며 두 지역은 전국 아파트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문경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올해 전국 지방 시군구 중 가장 높았고 영주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문경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18% 올라 전국 시군구 중 5위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기준에서도 서울 송파구 6.14%, 강남구 5.61%, 서초구 5.17%, 경기 과천시 6.21%에 이어 다섯 번째다. 지방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마포구는 2.95%, 용산구는 2.86%, 성동구는 3.42%로 문경보다 낮았다. 인접한 영주시는 2.63%로 전국 1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0.34%로 나타나 문경과 영주의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문경시의 올해 5개월 간의 상승률은 지난해 연간 상승률(3.79%)을 이미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철도 교통망 개선이 집값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문경까지 연장 개통된 중부내륙철도는 판교까지 1시간 30분대 도달할 수 있어 수도권 접근성을 대폭 개선했다. KTX-이음은 하루 왕복 8회 운행 중이며, 시외버스 대비 약 1시간의 시간을 단축했다.

문경시는 이에 발맞춰 지난 3월 문경역 인근에 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을 착공했다. 상업, 공공, 관광, 업무 등 기능이 복합된 도시공간을 조성해 인구 유입과 주거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문경의 옆 동네인 영주시도 철도 인프라 개선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중앙선 복선화가 완료되면서 청량리에서 영주를 거쳐 부산까지 연결되는 KTX 직통 노선이 확보됐다. 이에 따라 영주 역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되며 투자 및 실수요 수요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문경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신규 입주 물량이 전무하다.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수년째 신규 분양이 멈춘 상태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인근 지역 신축 분양가 수준으로 오르며 '갭 메우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준공된 '문경모전코아루노블 36' 전용 82㎡는 지난달 4억 2,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2023년 최고가였던 3억 3,811만 원보다 약 8,200만 원 상승한 수치다.
영주 역시 최근 3년간 신규 입주 물량이 없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영주아이파크'(428 가구), 내년에는 '영주자이시그니처'(763 가구)가 각각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들 단지의 분양권에는 2,000만~3,000만 원 수준의 프리미엄이 형성되며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는 외지 투자자뿐 아니라 지역 내 실거주 수요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재두 한국공인중개사회 문경시 지회장은 "올해 들어 갈아타기 수요가 늘었고 대구에서 온 방문객이 문경 국민평형이 4억 원을 넘었느냐며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물이 많지 않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방의 소도시가 서울 주요 지역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현상에 대해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철도 등 인프라 개선과 함께 실제 수요가 유입되며 실질적 변화라는 해석과 함께, 거래량 자체가 적은 지역에서는 일부 고가 거래가 전체 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 중소도시는 거래량 자체가 적어 일부 고가 거래만으로 통계상 상승률이 과장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산업 유치나 정주 여건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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