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에 나타나는 사설렉카, 호구 잡히지 않는 법

사고 직후 나타나는 불청객, 그 정체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신고를 하기도 전에 어디선가 사설렉카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운전자들의 공통된 경험담이다. 이들은 대개 "여기 있으면 교통에 방해가 되니 갓길까지만 빼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 견인 고리부터 거는 방식으로 작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 짧은 순간의 판단이 이후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에 가까운 청구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공개된 한 피해 사례를 보면, 사고 지점에서 공업사까지 불과 15km 남짓을 견인했음에도 97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청구된 것으로 확인된다. 사고 직후 당황한 심리 상태에서는 눈앞의 견인 기사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기 쉬운데, 바로 이 지점을 노리는 게 일부 사설렉카 업체의 영업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의 없는 견인은 명백한 불법이다

이러한 부당 청구를 막기 위해 2020년 7월 1일부로 관련 법이 개정됐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견인업체는 총 견인 요금과 세부 내역이 상세히 기재된 동의서를 작성하고, 차주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받은 이후에만 견인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말해 동의서 작성 절차 없이 임의로 견인 고리를 걸어 차량을 끌고 갔다면, 이는 그 자체로 불법 견인에 해당해 신고 사유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고 현장에서 사설렉카가 접근해 오더라도, 우선 동의서 작성을 요구하고 그 안에 명시된 요금과 세부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부당한 요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정부가 고시한 표준 운임표, 기준으로 삼아야

동의서를 작성한다 하더라도 그 안에 적힌 금액 자체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면 소용이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20년 10월 1일부터 정부는 견인 장비 종류별로 요금 기준을 구체적으로 고시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구난 장비 기본요금은 6만 5,300원, 회전 장비는 7만 7,000원대, 특수 장비의 경우 이보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등 장비별로 세부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공식 기준표를 감안하면,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40만 원에서 100만 원에 육박하는 청구액은 표준 운임표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사고를 당한 운전자라면 견인업체가 제시하는 금액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수용하기보다는, 정부 고시 운임표와 비교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부당 청구를 가려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답은 보험사 견인 서비스에 있다

이러한 절차상 지식을 모두 숙지하고 있더라도, 사고 직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동의서 문구 하나하나를 확인하고 표준 운임표를 대조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가장 확실하고 간편한 대응 방법으로 꼽히는 것이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사의 견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보험사를 통한 견인은 별도의 협상이나 동의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소지가 거의 없고, 요금 체계 역시 투명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사설렉카로 인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설렉카의 접근에 응하기보다, 침착하게 가입된 보험사에 연락해 견인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이라는 게 핵심 결론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