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2' 저스틴 하비 "중지 치켜든 장면? 내 애드리브!"[SS인터뷰]

황혜정 2022. 7. 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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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톰이 가운데 손가락(중지)을 치켜든다. 그게 내 애드리브였다.”

배우 저스틴 하비(남아프리카공화국·32)는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에서 요원 톰을 연기했다. 만약 톰이었다면 당시 전투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보다가 ‘톰이라면 손가락 욕을 했겠지’라며 손가락 연기를 선보였는데 그게 영화에 담겼단다. 실제로 만난 저스틴 하비는 영화 속 톰처럼 밝고 유쾌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서울 사옥을 방문한 저스틴 하비는 “안녕하세요”라며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고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워킹 홀리데이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홀딱 빠져 어느새 7년째 거주 중이다. 그 사이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해 남아공 국적으론 최초로 명예 서울 시민이 되기도 했다. 남아공과 대한민국이 올림픽에서 만나면 누구를 응원할 것이냐는 질문엔 “럭비 경기면 한국, 축구 경기면 남아공”이라며 “나는 언제나 언더독(약자)을 응원한다”고 말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 ‘마녀2’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당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었다. 내가 나온 한 영상을 어떤 분이 감독님께 보여드렸다. 그 영상을 좋아하셔서 오디션을 보러 오라 하셨다. 실제로 오디션하고 몇 주 후에 캐스팅됐다고 연락이 왔다. 좋았다. 오디션 찍고 영상 보내드리고 좋아하셔서 직접 와달라고 했다. 영어로 독백하고 준비한 대본을 읽고 캐스팅됐다.

독백은 영화 ‘파이트클럽’(1999)에서 본 한 장면을 연기했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타일러 더든을 좋아한다. 흥미로웠던 건 그 이후로 제주도에 가서 ‘마녀2’를 찍을 때 박훈정 감독님과 이야기 나눌 시간이 있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파이트 클럽’의 데이빗 핀처라 하더라. 나 역시 그 감독을 좋아했던 터라 흥미로웠다. 나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심리 스릴러를 좋아한다. ‘파이트클럽’ 같은 영화말이다. 또한 박훈정 감독님의 영화 스타일도 좋아한다.

‘마녀2’ 스틸컷 속 저스틴 하비와 박훈정 감독.

- 박훈정 감독은 한국에서 유명한 감독이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감독이라고 느꼈나

박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2010)를 정말 좋아한다. 그 영화로 그를 알게 됐다. ‘신세계’(2013) 역시 박 감독의 작품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되게 디테일하신 분이다. 디렉션도 잘 해주셨다. 그게 정말 좋았다. 감독님의 머릿속에 구상이 다 있다. 그게 좋았다. 내가 이렇게 큰 비중으로 영화를 하는 첫 작품이라 도움을 많이 달라 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자주 질문을 던졌다. 감독님이 디렉션을 너무 잘 해주셔서 호흡이 잘 맞았다.

- 영화관이라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니 어땠나.

‘마녀2’는 내 첫 스크린 데뷔작은 아니고 첫 비중있는 영화다. 큰 화면에 내가 나오는 게 기분이 이상했다. 이전에는 내가 나오는 짧은 부분만 현장에서 작은 화면으로 봤다. 그런데 영화관에서는 편집, 음악이 다 된 완성본으로 보니 너무 신기했다. 영화를 세 번 봤는데 영화 자체적으로 봤다. 처음 봤을 땐 연기에 집중했다. 보면 볼수록 익숙해졌다.

-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시사회때 친구 몇 명 초대했는데 그 친구들도 너무 재밌게 봤다 했다. 친구 한명이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내 부분만 영어라서 그 부분만 집중했더라. 그래도 재밌게 봤다 했다. 그 외에도 무대인사 때 친구들이 많이 보러와줬다. 다들 너무 재밌게 봤다더라.

저스틴 하비와 서은수. 두 사람은 영화 속에서 상사와 부하 관계로 찰떡 호흡을 보였다.

- 영화 속에서 조현 역을 맡은 서은수와 호흡이 좋았다. 톰은 조현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켜준 것 같다.

서은수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우린 ‘마녀2’ 촬영을 위해 본격적인 촬영 시작 전 함께 액션 스쿨에 다녔어서 그를 잘 알게 됐다. 그리고 영어 대사 연기 호흡을 맞추기 위해 종종 만났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가까운 친구가 됐다. 그는 정말 사랑스럽고 멋진 사람이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을 때, 우린 이미 꽤 가까워졌다. 서로가 편안했고 솔직한 사이가 됐다. 그게 영화 속 조현과 톰의 모습을 비출 때 잘 드러난 것 같다. 나는 서은수와 같은 사람과 일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상냥하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다. 실제 서은수와 영화 속 조현은 정말 다르다.

- 진지한 자리에서 과자를 까먹는다든가, 조현(서은수 분)과 티격태격한다든가 재밌는 장면이 많았다. 자신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나.

톰 역할은 일종의 ‘코믹 릴리프’(Comic relief: 심각한 이야기에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나타나는 해학적인 등장인물·장면)였다고 본다. 이런 진지한 영화에서 톰이 행하는 코미디적 요소는 이 영화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고,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박 감독님이 ‘마녀’ 세계관에서 글로벌적인 스케일을 보여주기 위해 내 캐릭터를 비롯해 상하이에서 온 토우 캐릭터를 등장시켰다고 생각한다.


- 애드리브(즉흥 연기)를 한 장면은 없었는가.

영화 끝부분에서 톰이 전투 중에 자신의 몸에 박힌 칼을 뽑아낸다. 박 감독님이 “톰이 여기서 어떻게 할 것 같나?”라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톰이 가운데 손가락(중지)을 치켜든다. 그게 내 애드리브였다.

- 무자비한 킬러이기도 하지만 한없이 인간적이고 순수한 면도 갖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런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나. 실제 성격도 비슷한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이 역에 캐스팅됐다는 게 너무 기뻤다. 오디션 당시엔 실제 ‘마녀2’ 대본이 아닌 다른 스크립트로 봤다. 톰이라는 캐릭터를 매우 사랑했다. 톰에 실제 나를 많이 투영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친근하고, 재밌고, 진지함과 거리가 멀다. 톰은 영화 속에서 다치지도, 죽지도 않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에겐 상사 조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사소하다. 톰과 내가 비슷한 점은 나도 꽤 유머러스하다. 난 농담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대본을 받았을 때 톰과 연결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기뻤다.

- 박훈정 감독에게 이러한 점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있나.

영화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는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그가 내게 이런 기회를 줘서 정말 감사해했다. 생각보다 큰 역할을 맡게 되어 조금 긴장했다. 그러나 곧 그가 엄청난 실력을 가진 프로고, 유명하고, 그래서 그가 내 안에서 무언가를 보았고 나를 믿었다는 것을 추후 깨달았을 때 긴장이 풀렸다. 박 감독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내 잠재력을 봐줬고 그의 판단을 믿었다.

- 액션 장면이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고, 얼마 동안 촬영했나.

액션 연기는 내 인생 전부에 걸친 기간 동안 준비해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7살 때부터 운동을 즐겨 해왔기 때문이다. 럭비, 스쿼시, 모터사이클 등 빠른 스피드에서 하는 고된 운동을 즐긴다. 그래서 내 몸이 그런 것들에 단련돼 있다. 액션 스쿨을 2개월간 다니며 액션을 즐겁게 준비했다. 일주일에 3번 3시간씩 연습했다. 크로스핏도 하고, 체육관에 가서 따로 몸을 만들기도 했다.


- CG가 많이 들어간 전투신이라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해서 민망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전투 장면이 만족스러웠는가.

CG 처리가 되는 장면임에도, 우리는 직접 많은 것을 해내야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문짝을 들고 싸우는 장면에서 나는 크고 무거운 그 문을 실제로 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로컬 요원과 싸우는 연기는 정말 긴 촬영이었다. 또한 마지막 액션 전투에서 토우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상상하며 연기해야했다. 그들의 움직임을 상상하며 지붕 위에서 총을 쏘아댔다.

- 함께한 배우들은 어땠는가. 특히 김기해는 지난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할 때 저스틴 하비가 자신을 추운 겨울날 바닷가에 데려갔다고 말했다.

처음 몇 달간은 서은수와만 함께 촬영했다. 마지막 한 달간은 신시아, 채원빈, 서이라, 정라엘, 김기해와 함께 촬영할 수 있었다. 나는 정말 신시아를 존경한다. 그가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큰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는 것은 엄청난 압박을 갖는 일이다. 그러나 그 압박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해냈다. 신시아는 친절한 마음과 유능한 능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다음 작품에도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김기해와는 서은수, 신시아, 토우 4인방 중 단 둘만 남자라서 친해졌다. 어느날 내가 그에게 우리가 점프할 수 있는 절벽이 있으니 가자고 했다. 기해가 좋다고 하더라. 겨울이었기에 바다가 정말 추웠다. 근데 나는 그게 좋더라. 그와 수영을 한 뒤 햇볕이 따사로워져 우리는 바위에 누웠다.

- 김기해가 당시 수영을 하자던 당신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하던데.

기해가 묻더라. “우리 여기서 죽는 건가?”(웃음). 그래서 난 “이건 단지 물이야, 괜찮을거야”라고 말했다.


- ‘마녀2’에서 가장 힘들게 촬영한 장면은.

내가 외국인이었고, 당시 코로나19가 유행이었기에 톰 역의 스턴트맨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직접 모든 것을 연기해야 했다. 굴뚝 위에서 지붕으로 떨어지는 연기를 했야 했는데 당시 나는 지붕에서 뒹굴고, 바닥에도 떨어지고 했다. 지붕이 바닥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더라. 조금 무서웠지만 재밌었다. 그렇지만 죽지 않으려고 노력한 가장 힘든 장면이었다(웃음). 스턴트팀이 정말 전문적인 분들이라 내가 다치지 않게 확신을 주셨다. 그래서 아무 문제 없었다.

-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인가. 본인이 등장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용두를 연기한 진구 형이 소녀(신시아 분)가 지붕 위에서 뛰어내리자 “서커스야?” 라고 한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 영화를 볼 때마다 매번 좋다. 그 장면에는 내가 등장하지 않아 촬영하는 걸 보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야 볼 수 있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 재밌는 장면같다.

- ‘마녀2’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렇게 큰 상업영화에서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을 맡았다. 따라서 모든 순간이 내게는 배움의 순간이었다. 그것에 대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처음을 잊지 못한다. 모든 것이 다 처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5개월의 촬영기간은 내게 있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무대인사에 참여했다. 팬들을 직접 만난 자리였는데 기분이 어땠나.

환상적이었다! 함께 무대인사에 참여한 신시아나 서은수는 매우 인기있는 배우들이다. 그 두 사람의 팬들만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참 많은 분들이 내게도 편지를 주고 나를 그린 그림도 선물로 주더라. 정말 감동받았다. 그들이 보내준 선물과 응원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로인해 내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겼다.

기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사진 잘 나왔어요?”라고 물어보는 저스틴 하비.

한편, ‘마녀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로 신시아, 박은빈, 서은수, 진구, 성유빈, 조민수, 이종석, 김다미, 저스틴 하비 등이 출연했다. 지난달 15일 개봉해 10일 기준 275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137분. 15세 관람가다.

et16@sportsseoul.com

사진 | 앤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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