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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맥스어워드:시리즈] 무적의 히어로 고윤정·이정하, 해트트릭 성공 임시완
2023년에도 대중을 울고 웃게 만든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는 계속됐다.
맥스무비가 2023년을 장식한 결정적인 작품 5편과 그 작품에서 활약한 인물 5명을 통해 지난 1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맥스어워드'로 명명한 이번 결산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수상자 선정에서 한발 벗어나, 각자의 위치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상징적인 인물들을 중심으로 '영화'와 '시리즈'(OTT · TV 드라마) 부문으로 각각 나눠 살폈다.
OTT 시리즈와 TV 드라마에서는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장르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아까지 않은 넷플릭스의 작품들 뿐 아니라 디즈니+의 '무빙'과 '최악의 악', 쿠팡플레이의 '소년시대'까지 히어로 장르부터 MZ 누아르, 병맛 코미디까지 당양한 이야기가 시청자를 찾았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얼굴이 탄생했고, 몇몇 배우는 대표작을 경신하기도 했다.
# 무적의 히어로상 🏆 '무빙' 이정하·고윤정
가족과 이웃을 돕는 'K히어로'의 활약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도 반했다.
지난 8월~9월 공개한 '무빙'(연출 박인제)은 올해 디즈니+의 로컬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디즈니+가 올해 4분기 가입자 700만명(글로벌 기준)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강풀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인 '무빙'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류승범 차태현 등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했지만 정작 시리즈의 성공을 견인한 주역은 신인 이정하와 고윤정이다. 이들은 극 중 조인성과 한효주, 류승룡의 자녀 역을 각각 맡아 꿈과 용기의 목소리를 내면서 '무적의 히어로'로 활약했다.
이정하는 하늘을 나는 능력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고3 소년 김봉석 역을, 고윤정은 뛰어난 재생 능력을 가진 고3 체대 입시생 장희수 역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연기하며 차세대 스타로 눈도장을 찍었다.
'무빙'의 인기는 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생활밀착형 히어로를 내세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구를 구하는 할리우드 스타일의 영웅이 아닌 소중한 가족과 주변을 살피는 영웅의 활약이 시청자에게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섰다.
'무빙'의 기세를 이어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3대 모녀 히어로를 그린 '힘쎈여자 강남순', 엉덩이를 만지면 과거를 보는 초능력을 지닌 수의사가 연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힙하게'가 K히어로의 열풍을 이어갔다.
# 해트트릭상 🏆'소년시대' 임시완
악역을 넘어 실존인물 그리고 코미디 연기까지. 1~2년 사이 임시완은 연기를 통해 손흥민 부럽지 않은 '연기 해트트릭'에 성공했다.
임시완은 2022년 영화 '비상선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통해 섬뜩한 악역을 소화하면서 선한 얼굴 뒤에 가린 광기를 발산했다.
이어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1947 보스톤'에서는 실존인물인 마라톤 선수 서윤복 역할을 맡아 빛나는 존재감을 뽐냈다. "영화를 찍는 동안엔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각오로 임했다"던 임시완은 식단과 훈련 등을 통해 누가 봐도 마라톤 선수로 느껴지는 외형을 만들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임시완 활약의 방점은 지난 11월24일 공개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극본 김재환·연출 이명우). 구수하고 느긋한 충청도 사투리와 매일 맞고 살지만 불굴의 의지로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으로 정통 코미디 장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악역, 실존인물, 코미디를 넘나드는 해트트릭을 이뤄냈다. 덕분에30대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 치명상 🏆 '최악의 악' 지창욱
'최악의 악'을 아직 보지 못한 이들에게 강력하게 권한다. 이제 지창욱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질 시간이다.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신세계'(2013년) 이후 언더커버를 다룬 수많은 누아르 작품이 나왔지만 '신세계'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웠다. 감히 그에 견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지난 9월~10월 공개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극본 장민석)이다. '신세계'를 만든 영화사가 제작을 맡고, '신세계' 조감독 출신인 한동욱 감독이 연출해 언더커버 누아르의 맥을 이었다.
여기에 지창욱과 위하준를 중심으로 임세미 김형서(비비) 등 젊은 배우들이 출연해 '신세계'의 뉴 버전, 즉 'MZ 누아르'로 인기를 얻었다. 그 중심에 지창욱이 있다.
마약 범죄를 잡기 위해 조직에 잠입한 경찰 박준모를 연기한 지창욱은 1990년대 강남 일대를 배경으로 긴장감 넘치는 액션 누아르를 그렸다. 경찰과 조직원 사이에서 겪는 사건과 감정들로 변화해가는 인물을 맡은 그는 벼랑 끝의 상황에 놓인 인간의 복잡한 내면 변화를 섬세하게 포현하면서 '지창욱의 재발견'까지 이뤄냈다.
특히 '최악의 악'은 예측 가능한 설정에도 이를 풀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위하준 임성재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서 평점 8.6점(10월30일 기준)을 기록해 주목받기도 했다.
'최악의 악'과 동시에 올해도 어김없이 개성 강한 장르물이 봇물을 이뤘다.
넷플릭스는 '택배기사' '사냥개들' 'D.P.' 시즌2 '경성크리처'를 연이어 내놓았고, 디즈니+ 역시 '형사록' 시즌2와 '비질란테'로 액션과 범죄가 뒤섞인 장르물을 공개했다. 티빙의 '운수 오진 날', 웨이브 '거래' 등 OTT 전반에서 액션, 범죄, 스릴러 등 장르물이 득세했다.
# 파워상 🏆 '더 글로리' 송혜교·임지연
1년 내내 문동은과 박연진이 만든 잔향은 계속됐다. '더 글로리' 성공의 두 주역 송혜교와 임지연이 만든 파워풀한 성공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연출 이응복)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K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송혜교과 임지연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김은숙 작가의 필력이 어우러져 수많은 명장면과 유행어를 배출했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 두각을 드러냈던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 역할을 통해 대표 캐릭터를 새롭게 썼다.임지연은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문동은을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대세로 도약했다. 두 배우는 피해자와 가해자, 복수하는 자와 복수 당하는 자를 빼어나게 소화하며 '더 글로리'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로 인해 학교폭력은 외면할 수 없고, 외면해도 안되는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더. 같은 시기 여러 유명인과 그 자녀들의 학교폭력에 연루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파장은 계속됐다.
'더 글로리'는 올해 OTT 시리즈에서 계속된 '여성 파워'를 상징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더 글로리'를 시작으로 올해 넷플릭스는 이한별과 나나 고현정이 주연한 '마스크걸', 김희애와 문소리가 뭉친 정치물 '퀸메이커', 전도연의 액션이 빛난 영화 '길복순'을 연이어 선보였다. 웨이브 역시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잔잔한 감성과 힐링을 안겼다.
# 사빠죄아상 🏆 '연인' 남궁민
배우 남궁민의 절절한 순애보에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8월4일 첫 방송 이후 21부작으로 11월18일 종영한 MBC '연인'(연출 김성용)은 정통 멜로 사극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자 올해 방송한 지상파 드라마에서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가장 흥행한 드라마이다.
'연인'은 17세기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을 그린 역사 멜로드라마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이장현(남궁민)과 유길채(안은진)의 애절한 사랑을 그렸다. 닿을 듯 안 닿을 듯 이장현과 유길채의 애절한 러브스토리에 전쟁으로 짓밟히는 백성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눈물샘을 자극했다.
인기의 진원지는 단연 '장현 앓이'의 주인공, 남궁민이었다. 죽음의 위기 앞에서도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순애보를 보여주는 인물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시청률 상승을 이끌었다. '연인'의 상승세에 한 누리꾼은 남궁민의 SNS에 "엄마 나 유부남 좋아해"라는 댓글을 남겨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가 남긴 명대사 '사랑에 빠지는 것은 죄가 아니다'(사빠죄아)처럼 남궁민이 연기한 이장현의 매력은 그만큼 무궁무진했다.
극본을 쓴 황진영 작가는 "'연인'의 지독한 순정이 돋보일 수 있었던 부분은 남궁민만의 매력에 빚진 바가 크다"며 그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연인'이 불을 지핀 정통 사극의 인기는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 26년 전쟁을 치른 고려의 역사를 다루면서 강감찬 장군이 이끈 귀주대첩 성공사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