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여행을 앞둔 당신을 위한 숙소 호텔 추천, 포시즌스 방콕
포시즌스 방콕이 선물한 평화는 현실로 복귀한 지금 여전히 근사한 기분을 선사하는 환영이 되어 일상의 감각을 경쾌하게 조율한다.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면, 포시즌스 방콕
쉼표를 잊은 시점에 떠난 3박 4일의 태국 출장.
밀린 업무를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찝찝함과 동남아 지역에 대한 무지로부터 연동된 두려움이 수하물만큼이나 묵직하게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아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한참이나 허공에 시선을 내맡겼다.
건조한 마음가짐에 약간의 윤기가 돌기 시작한 건 호텔에서 제공한 픽업 서비스를 경험하면서부터. 다정한 호텔 직원에게 짐을 건네고, 안락한 시트가 있는 차량에 몸을 실은 채 포시즌스 방콕이 준비한 환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태국의 상징과 물의 기운이 깃든 곳
태국의 활기를 책임지는 수도 방콕, 그 중심부에 뿌리를 내린 포시즌스 호텔 방콕 앳 차오프라야 리버는 차오프라야강과 낮밤 풍경을 나누는 도심 속 리버사이드 리조트다. 디자인을 책임진 벨기에 출신 건축가 장-미셸 게티는 강변을 낀 공간의 본분을 의식해 리조트 곳곳에 물의 기운을 심었는데, 호텔 로비로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첫 풍경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4면으로 구성한 외부 공간에 얕게 물을 깔고 그 위에 검은 돌을 배치해 중식 레스토랑인 유 팅 유안으로 향하는 징검다리가 연출되어 있었다. 수많은 운하가 있는 방콕은 동양의 베니스라고도 불린다. 다른 지역들을 잇는 도시의 연결성이 하나의 축소판처럼 리조트 디자인에 녹아든 점을 눈치 챈 후 더욱 근사하게 다가왔던, 포시즌스 호텔 방콕 앳 차오프라야 리버에 대한 첫인상은 이랬다. 야외로 나가 풀장으로 향하는 내내 물길은 따라온다. 정확히 말하면 물길을 따라 모든 곳이 이어진다.
BKK 소셜 클럽과 나란히 이어지는 조경에도 역시나 물이 빠지지 않고, 특히 해 질 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아트 피스를 설치한 구역은 투숙객들의 기념 촬영이 이어지는 ‘핫 스폿’으로 통한다. 이 구역 천장에 자리 잡은 선셋 아트 피스를 포함해 호텔 전반을 채운 감각적인 아트워크는 로컬 아티스트인 쿤 동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입구 양쪽을 지탱하는 벽을 보면 불규칙한 굴곡이 져 있고, 그 위에 흰 코끼리 패턴이 새겨져 있다. 타이 패브릭의 너울거리는 모양새를 묘사하고, 흰 코끼리를 각인해 지역색을 명징하게 드러낸 것. 차오프라야강의 선셋을 반영한 리셉션 월 아트, 태국 전통 의상의 골드 벨트를 그린 기둥 까지, 그 나라를 나타내는 각각의 상징들은 마치 현지 예술가가 전하는 자국을 향한 찬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세상
좀더 내밀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객실을 둘러보자. 이곳은 261개의 디럭스 객실과 38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총 299개 객실로 구성된다. 객실 크기는 50㎡(540ft²)에서 300㎡(3,230ft²)까지. 차오프라야강 전망이나 울창한 야자수 정원 전망, 뷰 옵션은 2가지다. 물론 어떤 전망이든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테다. 객실 규모와 관계없이 우아하면서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엄선된 가구를 조립해 꾸린 모든 공간은 기능성과 편안함, 미학적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스파 스타일의 넓고 쾌적한 욕실을 경험한 다음 날은 현지 투어보다는 객실에서의 시간을 더 보내고 싶은 실속 없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넓은 프라이빗 테라스를 갖춘 시그니처 스위트룸에 투숙했다면 아마 머무는 며칠 중 절반 이상은 객실 안에서 지냈을지도. 인생 망고 젤리를 포함한 무료 스낵을 갖춘 마이바를 곁에 두고 한국어로 된 신문과 잡지를 보고,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맘껏 즐겼다. 다양한 채팅 앱을 통해 24시간 룸 서비스가 가능하고, 당일 세탁과 드라이클리닝, 다림질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곳의 주요 공간인 BKK 소셜 클럽의 맛보기 경험을 원한다면 마이바에서 비치 보틀 칵테일을 음미해보도록.
웰니스의 총체
신고식(?)을 치른 다음 날은 비행과 호텔 투어에서 쌓인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스파 체험으로 일정이 시작됐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신체 컨디션을 파악할 수 있는 키트를 작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집중 부위와 마사지 강도를 설정할 수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1인실에서 구두로 집중 부위를 한 번 더 확인한 후에는 짧은 샤워 시간이 마련된다. 서비스를 받을 준비를 마치면 육성으로 직원을 부를 필요 없이 침대 위에 놓여 있는 종을 쳐 신호를 보내자. 서비스를 받기 전부터 신뢰를 움트게 하는 작은 배려 같은 거다. 상체에서 시작해 하체로 이어지는 손길에서 감지된 또 다른 배려는 고객의 호흡을 체크한다는 거다. 개개인의 호흡을 세심하게 파악하고 그 페이스에 맞춰 동작을 조율하는 느낌.
원기를 회복시키는 전통 타이 마사지부터 뭉친 부분을 풀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타이 허벌 컴프레스, 대나무 막대기를 롤링하는 마사지를 결합한 딥 티슈 위드 밤부와 비스포크 오일 마사지까지. 이곳 더 스파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이 밖에도 바이탈리티 풀, 사우나, 전용 35m의 피트니스 풀을 갖춘 헬스장, 최첨단 살롱 등 포시즌스 방콕을 벗어나기 싫었던 이유는 이처럼 풍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번 웰니스 센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신의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리면 ART 스페이스에 들러 현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호텔을 십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파트너십에 기반해 현대미술관(Moca Bangkok)이 직접 큐레이팅한 태국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 분기별로 전시 작품을 변경하며, 방콕 거주자는 물론 재방문하는 포시즌스 고객도 일년 중 수차례 새롭고 흥미로운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맛보는 즐거움
미식의 향연이라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수식어를 끌어와 이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포시즌스 방콕이 마련한 디너는 3일 연속 호화로웠고, 매일 다른 세계를 열어줬다. BKK 소셜 클럽에서 비스포크 칵테일로 입맛을 돋운 후 근접한 야외 레스토랑인 차오프라야 테라스(Chao Phraya Terrace)에서 보낸 2시간 디너 타임은 소나기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고 풍족하고 또 황홀한 시간으로 기억되어 있다.
이곳은 ‘팜 투 테이블(농장에서 식탁까지)’의 경험을 구현하는 데 진심이다. 소규모 농장 및 가족 운영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태국 각지에서 독점적으로 조달한 식재료를 사용해 건강하고 담백한 음식을 지어낸다. 리치 나무와 코코넛 숯을 사용해 방콕 길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의 훈연된 풍미를 끌어오는 등 태국의 전통 요리 기법을 강조한다. 차오프라야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저문 첫날의 낭만이 잊히기도 전에 광둥식 레스토랑인 유 팅 유안(Yu Ting Yuan)에서 색다른 디너 타임을 경험했다.
창 너머로 연못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몰입형 다이닝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곳 유 팅 유안은 포시즌스 방콕의 시그니처로 불려도 어색함이 없을 터. 오픈형 키친을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하며, 일반 다이닝 테이블은 물론 안쪽 프라이빗 룸에서는 좀더 편안하면서도 품격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중국식 회전 테이블을 세팅한 프라이빗 룸에서 이그제큐티브 셰프의 유명한 테이스팅 메뉴를 맛본 시간도 여유롭게 흘러갔다.
다음 날 점심, 강변에 자리한 기욤 갈리오의 팔미예(Palmier by Guillaume Galliot)에서는 친숙한 프렌치 메뉴를 맛봤고, 이 황홀한 경험은 리바 델 피우메리스 토란테(Riva del Fiume Ristorante)에서 마련한 마지막 디너 타임으로 이어졌다. 수석 셰프와 그의 요리 팀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와 북부에서 남부에 이르는 이탈리아 전역의 전통 레시피를 활용해 근사한 메뉴를 내왔다. 날것에 취약한 사정을 고려해 몇 가지 핑거 푸드 속 재료를 알맞게 변경해주기도 했다. 호텔 방 안에 놓여 있던 얼굴 그림, 아침 일찍 러닝하는 게스트를 위해 마련한 스낵과 지도, 고객의 호흡까지 신경 쓰는 스파 전문가, 음식 취향을 메뉴에 섬세하게 반영하는 요리사. 호텔 방콕 앳 차오프라야 리버에서의 처음과 끝을 잇는, 이곳에서의 시간을 관통하는 건 무엇보다 세심한 ‘배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