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물차 불법주차 '몸살'…공영차고지 부족에 시민 안전 위협
주민 안전 위협·심야 소음 민원
사업 지방 이관 국비 지원 중단
국토부 "지자체 예산 적극 편성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지역의 대형 화물차 공영차고지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화물차들이 도심 대로변 등에 불법 주차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데다, 심야 시간 운행을 위해 시동을 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엔진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수면을 방해받는 등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공영차고지…전체의 '4.4%'만 이용 가능
6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통합 이전 광주지역에 등록된 화물차는 총 1만4755대다.
하지만 공영차고지 수용 규모는 650대. 전체 등록 화물차의 4.4%만 주차할 수 있는 수준이다. 타 지역 번호판을 달고 광주를 오가는 외부 차량까지 더하면 주차난은 더욱 심각하다.
근본적인 주차 공간 부족으로 단속만으로는 불법 밤샘주차를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전남광주 5개 자치구(동·서·남·북·광산구)의 화물차 밤샘주차 단속 현황을 보면 적발 건수는 △2024년 3587건 △2025년 3496건 △올해 7월 말 기준 1411건으로 해마다 수천 건에 달하고 있다.
과징금 처분도 △2024년 914건 △2025년 701건 △올해 7월 말 기준 431건에 이르는 등 불법 밤샘주차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민영 요금에 '울며 겨자 먹기'…멈춰버린 공영차고지 확보
이처럼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속과 과징금 처분만 매년 반복되자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월 7만원 수준의 공영차고지는 수용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대안인 민영차고지는 월 이용료가 20만~30만원에 달해 운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시야 가리는 "거대한 산성"…아찔한 통학로와 야간 도로
부족한 주차 인프라는 도심 곳곳의 불법 밤샘주차를 양산하고 있다. 야간 대로변을 점령한 대형 화물차들은 시야 사각지대를 만들어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0시께 전남광주 서구 상무지구의 한 대로변에는 대형 화물차들이 길게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주차 공간 부족에 더해 고속도로 통행료 심야 할인과 야간 운행 중심의 화물 운송 특성이 겹치면서, 심야 시간대 화물차 시동 소음으로 인한 주민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서구 유촌동 광주천변로 인근 아파트 저층 세대 주민들은 밤마다 반복되는 소음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잠자리에 들 무렵 화물 경유차 특유의 큰 시동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는 일이 잦다"며 "운수업 종사자들의 사정도 이해하지만 매일 밤 소음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는 어떤 형태로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전남광주시 "문제 알고 알고 있지만 예산 없어"
전남광주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공영차고지 확충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당초 국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관련 사업이 지방으로 이관되면서 국비 지원이 중단됐다.
여기에 민선 8기 들어 도시철도 공사 등 대규모 시정 현안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화물차 공영차고지 확충 사업은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관련 예산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된 만큼, 화물차 공영차고지 확충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의지와 예산 우선순위 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 관계자는 "2020년 관련 재원이 지방으로 이관되면서 국토부 차원의 직접적인 예산 지원은 어려워졌다"며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의 필요성을 고려해 지자체가 사업의 우선순위를 높이고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