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론학자도 윤 대통령 언론관에 “극히 부적절”

최성진 2022. 11. 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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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문화방송> (MBC)을 겨냥해 직접 "가짜뉴스" "악의적 행태" 등 표현을 써가며 비판하고 나서자 보수 언론학자들도 "언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보수 언론학자로 꼽히는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문화방송에 대한 윤 대통령과 여권의 대응에 대해 18일 <한겨레> 와의 전화통화에서 "극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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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문화방송>(MBC)을 겨냥해 직접 “가짜뉴스” “악의적 행태” 등 표현을 써가며 비판하고 나서자 보수 언론학자들도 “언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보수 언론학자로 꼽히는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문화방송에 대한 윤 대통령과 여권의 대응에 대해 18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극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 비속어 보도와 관련해 엠비시(MBC)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렇게까지 대응하는 정치 권력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가짜뉴스” 발언과 관련해 윤 교수는 “가짜뉴스라고 할 때에는 ‘사실관계가 틀렸을 뿐더러 거기에 악의가 포함돼 있을 경우’ 등 검증 기준을 필요로 한다”며 “현 정부가 (엠비시 보도를) 불편한 보도라든가 국익을 훼손하는 보도라고 여길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를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건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런 태도는 곧 ‘너희는 더 이상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며 낙인을 찍는 것”이라며 “이는 나중에 엠비시를 넘어 모든 언론을 대상으로 ‘우리는 언론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확장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가 2019년 6월 이른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학계·언론시민단체·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꾸린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협의체’(이후 전문가회의로 명칭 변경)는 이듬해 보고서를 내면서 가장 먼저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문화방송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엠비시 보도가 국익을 훼손했다고 느낀다 하더라도 국익은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건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었으며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출근길 문답에서 문화방송 취재진을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권과 가까운 또 다른 보수 언론학자도 “가짜뉴스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된 표현”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엠비시의 윤 대통령 비속어 보도는 국익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면서도 “특정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하면 또 다른 쪽에는 ‘진짜뉴스’가 있다는 건데, 그렇게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 회의에서 문화방송에 대한 삼성 등 대기업 광고 중단 주장이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그는 “엠비시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그 방송사에 광고를 주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언론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며 “굉장히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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