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한때 온라인에서 유명했던 괴담인데, 사당역에서 잠시 과거체험을 한 거 같다는 내용. 이거 말고도 귀신을 봤다는 목격담이 돌 만큼 유독 사당역에 관한 괴담이 많다.

막상 사당역에 가보면 이런 괴담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바로 발 디딜틈 없이 이어지는 출퇴근 인파.

사당역에 사람이 넘쳐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수많은 경기도행 ‘빨간 버스’가 정차하기 때문인데, 유튜브 댓글로 “왜 경기도 버스들이 사당역으로 많이 오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기도의 불편한 철도 교통 여건과 수원에서 사당으로 가는 최단 경로인 봉담과천로의 등장 때문이다.

우선 사당역으로 오는 직행좌석버스, 흔히 빨간 버스라 부르는 경기도 버스들의 출발지인 경기 서남부권은 철도 교통이 생각보다 불편하다.

[한우진 교통평론가]
서울에 비해서 경기도는 면적당 철도 노선 길이가 부족합니다. 즉, 승객의 출발지 근처에 역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철도를 타려면 일단 버스를 타고 역까지 가야 해서 서울을 가는데 환승 1번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도로는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고, 이들 도로를 지나는 버스노선들도 많습니다. 즉 환승을 하지 않고도 집 근처 정류장에서 광역버스 한 번만 타고 서울을 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경기도 서남부권에서 서울로 갈 때는 직행좌석버스가 전철보다 장점이 많다는 이야기. 일단 집 근처에서 버스를 탈 수 있고, 또 몇 없는 급행열차를 빼면 모든 역에 정차하는 전철보다 버스가 속도가 더 빠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앉아서 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

특히 경기 서남부권 최대 도시인 수원은 서울로 향하는 철도 교통이 더 애매하다. 1호선이 수원역 등을 지나면서 서울로 가긴 하지만 도시의 서쪽에만 역들이 몰려있다.

게다가 1호선은 군포와 안양 시내를 거치다 구로와 신도림을 통해 서울로 가니 정차역도 많고, 우회하는 형태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수인분당선, 신분당선 역시 동수원에 치우쳐져 있고 돌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1992년 과천의왕간고속화도로, 그러니까 지금의 봉담과천로가 개통했다. 원래 수원에서 서울로 가려면 1번 국도나 47번 국도를 이용해야 했다. 그런데 안양에 평촌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두 도로의 혼잡도가 높아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천에서 의왕까지 이어지는 고속화도로를 먼저 만든 것. 이 도로 덕에 수원에서 서울 사당으로 가는 새로운 최단 경로가 생기게 됐고, 수원과 인근에서 사당으로 가는 버스 노선들도 하나둘 늘어났다.

근데 요 노선들 대부분은 사당까지만 운행한다. 서울 도심 안쪽으로 더 들어가지 않고 있는 것. 왜 그럴까? 바로 버스 노선의 회전율 때문.

[한우진 교통평론가]
경기 서남부권에서 가까운 사당역 대신 먼 강남역까지 운행하려면 총 운행시간이 더 걸려서 운행횟수 감소, 수익 감소가 생깁니다. 사당역에 비해 강남역이 이를 보상할 만큼 수요가 높지 않으므로 굳이 강남역까지 운행하지 않고 사당역까지만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당역을 종점으로 하면 버스들의 총 운행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운행횟수를 더 늘릴 수 있다. 안 그래도 강남은 사당보다 먼데, 사당에서 강남으로 가는 길들은 어느 때나 막히기 때문에 배차 간격이 꼬이고, 운행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러면 운행횟수를 유지하기 위해 운수회사들은 버스 차량을 더 사고, 운전기사를 더 고용하고, 차고지까지 더 넓혀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것.

경기도에서 강남으로 향하는 시민들 역시 강남 일대의 차량 정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는 걸 택하는 경우가 많다.

취재하다가 알게 된 건데, 사당역을 거쳐 가는 직행좌석버스 중 가장 수요가 많은 노선은 수원 7770 버스다.

경기도 직행좌석버스 중 이용량 1위를 달성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데, 평일 배차 간격도 짧으면 1분 정도라 이 버스 여러대가 정류장에 한 번에 들어오는 풍경도 쉽게 볼 수 있다.

경기도로 향하는 수원 7770이나 7800 같은 인기 버스가 몰리다 보니 사당역은 항상 붐빈다. 그나마 사당역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고 버스 승차구역을 출구마다 분산시킨 덕에 인파가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출퇴근 시간이 아수라장인 건 마찬가지.

이런 상황을 고려해 경기 서남부와 사당 간 교통 혼잡을 위한 시도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동탄인덕원선 전철과 GTX-C 노선이 좋은 사례.

근데 동탄인덕원선은 이름대로 인덕원역이 종점이라 서울 시내로 들어오려면 어차피 사당역을 지나야 한다.

GTX-C는 그나마 양재역과 삼성역으로 바로 이어져 속도는 빠르지만, 정부과천청사역까지는 기존 과천선(4호선)과 1호선의 선로를 재활용하는 개념이라 수원 시내에서 접근성이 별로라는 점이 문제.

[한우진 교통평론가]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새로 지은 동탄인덕원선과 GTX-C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주변 지역에서 이들 노선의 역까지 가는 지선버스, 마을버스를 편리하게 확충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