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응원단, 레바논서 데려온 알바였네
레바논·시리아 등서 인력 동원
비행편·숙식·수고비 제공해줘
대회 한달전부터 노래·안무 연습
2022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는 16강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본선 조별 리그 세 경기(에콰도르·세네갈·네덜란드전)를 치르면서 의외의 응원 문화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원래 카타르는 자국 프로축구 1부 리그 관중이 경기당 1000명을 넘기지 않을 정도로 팬층이 얇다. 관중석에서 집단으로 구호를 외치거나 응원가를 부르는 일도 드문 나라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카타르가 출전한 경기장에는 한쪽 골대 뒤편 관중석에 1500여 명 규모의 열성 응원단이 자리 잡아 일사불란한 북소리와 구호, 응원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각) ‘카타르를 외친 팬들의 열정에 숨은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열성 응원단 대부분이 레바논에서 온 축구 팬이라고 보도했다. 월드컵 개최 직전까지 카타르에는 ‘축구 문화’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이웃 국가의 열성적 축구 팬들을 조별 리그 동안 잠시 섭외했다는 것이다. 카타르에 일종의 방청객으로 온 레바논의 젊은 축구 팬들은 비행 편과 숙식, 수고비 등을 제공받는다. 이들은 대회 개최 한 달 전인 10월 중순 카타르에 도착해 새 응원가와 안무를 짜고 연습했다. 응원단 대다수가 레바논에서 왔고, 일부는 이집트, 알제리, 시리아 등에서 합류했다. 이들 모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아랍 국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NYT는 “세계은행에 따르면 레바논은 청년 실업률이 30%에 이르는 등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카타르의 도움이 없었다면 카타르 응원복을 입은 레바논인 가운데 경기장을 찾은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관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아랍 축구 팬들은 응원도 열성적이었다. 이들은 카타르 국기 색깔인 적갈색 바탕에 아랍어와 영어로 ‘카타르’라고 새긴 티셔츠를 맞춰 입었고, 경기에 앞서 연주되는 카타르 국가(國歌)도 카타르 국민처럼 자연스럽게 불렀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응원단 곳곳에 배치된 리더들이 더 큰 목소리로 노래하고 구호를 외치라고 독려했다.
카타르 국민 압둘라 아지즈 알 칼라프(27)씨는 NYT 인터뷰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카타르 사람들은 이렇게 응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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