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아니길!

내 동체시력으로 본 모습...

오른쪽 팔목 왼손으로 감싼 뒷모습...

헤어짐을 이미 준비했었지만...

아닐 거라 믿어요. 절대 제발...

오동도 동백꽃 앞에 서면

오동도 동백꽃 앞에 서면

푸른 바다를 향해 너를 정말 사랑해!

두 손 모아 목젖이 보이도록 외치고

철부지 소녀처럼 깔깔대던

니가 정말 그립다.

무술목 새벽녘 동도 트기 전

밀려드는 파도의 간지럼에 몸부림치는 몽돌들과

내 작은 등에 업혀 귓가에 속삭이던 너의 목소리

그 추억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피어오른다.

점점이 푸른 바다 위로 두리둥실 떠가는 동백꽃들아,

그 짙은 꽃향기 하늘까지 퍼져나가면

전해다오,

동박새처럼 피를 토하지 않아도

천년 만의 가뭄처럼 가슴 저 밑까지 타들어가지 않아도

오동도 동백꽃 앞에 서면

하얀 도화지처럼 아무 기억이 없어도

저절로 그려지는 그림인 듯

고운 꿈처럼 되살아나는

니가 정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