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으로 등장한 첫 선발, 데뷔골 대신 데뷔 어시스트

황민국 기자 2025. 8.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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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가운데)이 1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정규리그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원정 경기에서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국프로축구(MLS)에서 새 출발에 나선 손흥민(33·LA FC)이 첫 선발로 출전한 무대에서 데뷔 어시스트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로스앤젤레스(LA) FC는 1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정규리그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원정 경기에서 마르코 델가도와 마티외 슈아니에르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40점을 쌓은 LA FC는 서부 콘퍼런스 5위를 유지했다.

LA FC의 승리에선 MLS에서 첫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지난 10일 시카고 파이어와 데뷔전(2-2)에서 교체로 출전해 페널티킥(PK)을 유도했던 손흥민은 이날 슈아니에르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면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M)로 선정됐다.

4-3-3 포메이션의 최전방 골잡이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까지는 상대의 빈 틈을 노리는 킬러 본능에 주력했다.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와 익숙하지 않은 인조잔디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그는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과감한 왼발슛으로 시도했다.

손흥민은 후반 들어 자신의 역할에 변화를 줬다. 최전방에 고집하는 것보다는 위치를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한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전 LA FC가 기록한 슈팅이 단 2개일 뿐만 아니라 기대 득점(xG)은 0.15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이 신통지 않았던 영향이다.

그러나 손흥민이 중원으로 내려오며 공격을 주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손흥민이 후반 5분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시도한 것이 아깝게 골대 옆으로 흘러갔지만 1분 뒤 선제골에 기여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손흥민이 페널티지역에서 과감하게 돌파하는 것을 상대 수비가 몸으로 막아냈고,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공을 델가도가 선제골로 연결했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이 델가도의 선제골을 도왔다고 알렸지만, 리플레이 화면에서 손흥민이 아닌 델가도의 발을 맞고 흐른 것이 확인돼 어시스트 기록을 취소했다. 손흥민이 직접 MLS 사무국의 민망한 심정을 달랬다. 손흥민은 후반전 정규시간이 멈춘 종료 직전 역습 찬스에서 자신에게 수비 두 명이 몰린 틈을 노려 슈아니에르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슈아니에르가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이 MLS에서 데뷔 첫 어시스트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선 손흥민의 어시스트 뿐만 아니라 2경기 만에 달라진 입지도 눈에 띄었다. 손흥민은 LA FC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시절처럼 프리킥과 코너킥을 책임지는 전담 키커 역할을 가져갔다. 손흥민은 후반 31분과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동료에게 크로스를 연결했다. 또 후반 36분에는 손흥민 본인이 페널티지역 바깥 측면에선 프리킥을 직접 슈팅해 골을 노리기도 했다.

손흥민이 새로운 팀에 입단할 때마다 늦어도 두 번째 경기에선 데뷔골을 터뜨렸던 역사가 중단된 것은 아쉽다. 데뷔골 기회는 있었다. 손흥민은 후반 47분에는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인 쇄도에 이은 헤더로 연결했는데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24일 FC댈러스 원정에서 재차 데뷔골에 도전할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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