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내년 2월 美서 스테키마 출시…10조 시장 공략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 품목을 추가했다. 기존 자가면역질환에 강점을 보인 만큼 새 바이오시밀러는 미국법인이 직접 유통을 맡아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동일한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은 만큼 두 회사의 현지 판매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서 점유율 5% 확보 시 첫해 5000억 매출 가능
셀트리온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스테키마(STEQEYMA, CT-P43)’의 최종 판매허가를 획득했다고 18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르면 오는 2025년 2월부터 미국에 스테키마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테키마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적응증은 판상형건선과 건선성관절염, 크론병(CD), 궤양성대장염(UC) 등이다. 이미 국내,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로부터 스테키마에 대한 허가를 얻었다.
미국 시장 진출은 셀트리온에 의미가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달하기 때문이다. 의약품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 규모는 약 204억달러(26조5200억원)다. 이 중 미국 시장 규모는 약 156억1200만달러(약 20조2956억원)다.
오리지널인 스텔라라의 미국 매출은 10조원 수준이다. 스테키마가 오리지널의 점유율 5%만 가져와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유플라마와 짐펜트라 등의 해외 출시 첫해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이 2~7%였던 점을 감안하면 판매 첫해에 5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스테키마vs피즈치바 격돌…삼성바이오에피스와 경쟁 본격화
변수는 경쟁사다. 핵심 경쟁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7월 FDA로부터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피즈치바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피즈치바 역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를 감안했을 때 스테키마와 피즈치바는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 오리지널의 선호도를 제외하고 바이오시밀러가 올릴 수 있는 매출은 10~20% 안팎이다. 피즈치바의 매출이 직접적으로 스테키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셀트리온의 판매전략은 자회사 활용이다. 셀트리온은 스테키마 판매를 현지법인인 '셀트리온USA'에 맡긴다. 과거 렘시마의 미국 유통을 화이자에 위탁한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자회사를 활용할 경우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수수료 부담 등 제반 비용도 일부 줄일 수 있다.
셀트리온USA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00% 자회사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면서 셀트리온 자회사로 편입됐다. 셀트리온USA의 올 9월 말 기준 매출과 자산총액은 각각 685억원, 2357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키마와 피즈치바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가 예정된 데다 동일 성분인 만큼 미국에서 두 시밀러의 판매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라며 "양사가 초기 발빠른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목표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기존에 구축해온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조기 시장 안착과 점유율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